식음료 업계가 '새로운 매운 맛'을 내놓고 있다. 매운 맛을 첨가한 술을 만드는가 하면 '불닭 볶음면'을 연상케 하는 아이스크림도 출시했다. 미국 시장에선 매운 가루를 입힌 젤리, 고추와 꿀을 섞어 만든 과자와 같은 간식류가 인기를 끌고 있다. 이른바 매운 맛(Spicy)과 달콤한 맛(Sweet)을 조합한 '스와이시(Swicy) 푸드'다. 스와이시 푸드는 새로운 맛에 대한 호기심을 발판 삼아 미국 식음료 산업의 '대세'로 자리 잡는 분위기다.
◆주류부터 아이스크림까지
식음료 업계는 매운 맛을 강조한 제품을 다양화하고 있다. 롯데마트·슈퍼는 지난달 일본 고구마 소주를 활용한 '야마야 스파이시 토마토 하이볼(500ml)'을 출시했다. "고구마 소주 풍미에 고추와 토마토를 더해 한국인이 선호하는 매콤함과 달콤함을 조합한 독창적인 레시피로 제작했다"는 설명이다.
하이볼에 활용한 고구마 소주는 일본 미야자키현 사이토시의 증류소 '야마야'에서 생산한 '크레이지 옥토퍼스(Crazy Octopus)'로, 전통 기법으로 증류한 고구마 소주에 붉은 고추를 침출시켜 매콤하고 청량한 맛을 구현한 점이 특징이다.
롯데마트 관계자는 "과일·음료 등 여러 재료를 혼합해 즐기는 '믹솔로지'(Mixology)가 음주 문화로 자리 잡으면서 개개인의 취향을 반영한 이색 주류가 주목받고 있다"며 "차별화된 레시피와 조합을 내세운 RTD(즉석 음용음료, Ready To Drink) 하이볼 출시가 활발한 추세"라고 했다.
매운 맛 아이스크림도 등장했다. 편의점 CU는 지난달 불닭을 콘셉트로 한 아이스크림과 빵 등 간식 2종을 출시했다. 닭다리 모양의 불닭 맛 아이스크림 '아임 낫 어 불닭 치킨'은 우유 아이스크림을 초콜릿 코팅과 불닭 옥수수 크런치로 덮은 형태다.
불닭다리 모양 빵 '베이크 하우스 405'는 닭다리 모양 빵 속에 불닭 소스에 버무린 콘치즈와 계란, 마카로니를 넣어 만들었다. CU 관계자는 "복합적이고 색다른 맛을 즐기고자 하는 Z세대의 취향과 맞물려 스와이시 푸드가 새로운 식문화 트렌드로 인기몰이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세계인 매료시킨 매운 맛
유통업계는 매운 맛이 국내를 넘어 글로벌 트렌드로 확산되고 있다고 보고, 다양한 소스를 적용한 식음료 상품을 확대하는 추세다. 최근 주목받는 건 매운 맛과 단 맛을 더한 스와이시 푸드다. 특히 미국 식품시장에서 최근 스와이시가 새로운 트렌드가 부상하면서 외식업계 전반이 이 흐름에 합류하는 분위기가 나타나고 있다는 게 업계 전언이다.
미국의 제과업체 '마스'는 캔디 브랜드 '스키틀즈'에 매운 맛을 접목한 신제품 '스키틀즈 구미 푸에고'를 선보이기도 했다. 망고, 수박, 딸기, 라스베리, 레몬 등 다섯 가지 기본 맛에 '칠리 파우더' 코팅을 더해 달콤함과 매운 맛을 동시에 즐기도록 한 제품이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LA지사 관계자는 "스와이시는 이미 스낵업계에서 급성장 중이다. 달콤한 꿀에 매운 고추를 더한 '핫 허니'는 스와이시 열풍의 대표주자로 자리 잡았으며, 이를 변형한 크래커, 쿠키, 요거트 제품이 연이어 출시됐다"고 전했다.
한국의 대표적 전통 양념인 고추장은 스와이시 열풍을 부른 배경 중 하나로 지목된다. Z세대(1995~~2012년생)를 중심으로 한류 콘텐츠나 유튜브 영상 등을 통해 매콤한 한국 음식을 접하는 외국인이 늘고, 이를 경험하려는 이들 또한 늘어났다는 것이다.
aT LA지사 관계자는 "스와이시의 가장 큰 장점은 무한한 응용성"이라며 "어떤 카테고리에도 적용 가능한 확장성을 바탕으로 음료, 냉동식품, 건강 간식 등으로 확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매운 맛에 대한 정체성을 가진 한국식품 브랜드들이 이 흐름을 수출 전략으로 삼고, 신제품 출시와 마케팅 등에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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