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갯벌서 구조활동 중 숨진 해경…윗선서 "'영웅' 만들어야 하니 함구하라" 강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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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직 동료 4명 장례식장 기자회견…"인천해경서장·영흥파출소장이 명령" 주장
해경 "진실 은폐 없었다"…진상조사단 통해 실체 규명

갯벌에 고립된 노인을 혼자 구하려다 숨진 고(故) 이재석 경사 팀원들인 인천해양경찰서 영흥파출소 직원들이 15일 오전 이 경사 발인을 앞두고 인천 동구의 한 장례식장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갯벌에 고립된 노인을 혼자 구하려다 숨진 고(故) 이재석 경사 팀원들인 인천해양경찰서 영흥파출소 직원들이 15일 오전 이 경사 발인을 앞두고 인천 동구의 한 장례식장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갯벌에 고립된 노인을 구조하다가 숨진 해양경찰관 동료들이 해경 내부에서 진실 은폐 시도가 있었다고 폭로했다.

지난 11일 갯벌에 고립된 노인을 구조하던 중 숨진 고(故) 이재석(34) 해경 경사의 동료 4명은 14일 영결식을 앞두고 기자회견을 열고 "경찰서장과 파출소장으로부터 사고 관련 경위를 함구할 것을 강요당했다"고 주장했다.

동료들은 사고 이후 인천해경서장과 영흥파출소장으로부터 "이 경사를 영웅으로 만들어야 한다"며 "유족들에게 어떤 이야기도 하면 안 된다"라며 함구할 것을 강요당했다고 밝혔다.

이들은 또 "해경은 2인 1조가 원칙으로 혼자 이동하는 경우가 없다"며 "휴게를 마치고 복귀한 뒤 이 경사가 혼자 구조 작업에 나선 사실을 알았다"고 덧붙였다.

팀원들은 담당 팀장이 신속한 대응을 하지 않아 구조가 지연됐다고 강조했다.

해양경찰청은 "그동안 유족에게 폐쇄회로(CC)TV, 무전녹취록, 드론 영상 등 현시점에서 가능한 관련 자료 일체를 제공했다"며 "인천해경서장과 파출소장이 내부 진실을 은폐하려고 했다는 의혹이 강하게 제기됐으나 서장은 전혀 사실무근이라는 입장을 밝혔다"고 전했다.

숨진 이 경사는 지난 11일 오전 2시7분쯤 대조기를 맞아 드론 순찰을 하던 업체가 갯벌에 사람이 앉아 있는 영상을 확인한 뒤 파출소로 연락하자 혼자 현장으로 이동했다.

그는 당일 오전 3시쯤 발을 다친 A씨를 구조하는 과정에서 물이 허리 높이까지 차오르자 부력조끼를 벗어서 건네고 순찰 장갑을 껴준 뒤 육지로 이동하는 과정에서 실종됐다가 6시간여 만에 심정지 상태로 발견,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숨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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