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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특검 수사 속 봉화군…감사원, 추석 뒤 감사 착수 예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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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검, 박노욱 전 군수 소환
특검 수사와 맞물린 '이중 조사' 현실화
군정 공백 우려 vs 의혹 해소 기대

봉화군청사 전경. 매일신문DB
봉화군청사 전경. 매일신문DB

김건희 특검팀이 이른바 '건진법사 청탁 의혹'을 수사하며 지방 권력 전반을 정조준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감사원도 경북 봉화군에 대한 감사를 추진하면서 지역사회에 긴장감이 높아지고 있다.

감사는 추석 연휴 직후인 10월 말에서 11월 초 사이에 착수될 것으로 알려졌다. 특검과 감사원이 동시에 움직이면서 봉화군 행정은 사상 초유의 이중 조사 국면에 직면했다는 평가다.

이런 가운데 박상진 특별검사보는 지난 22일 서울 종로구 KT광화문빌딩웨스트에서 정례 브리핑을 열고 "건진법사 청탁 의혹 사건과 관련해 이날 오전 10시 박노욱 전 봉화군수, 오후 2시에는 구속 피의자 김모 씨를 소환해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박 전 군수는 2010년부터 2018년까지 봉화군을 이끌었던 인물로, 지역 정치권에 상당한 영향력을 미쳤던 것으로 평가된다.

◆재보궐 공천 청탁 의혹 조사

특검은 2022년 재보궐선거를 전후해 공천 과정에서 청탁이 있었는지 여부를 집중적으로 들여다보고 있다. 앞서 특검은 건진법사 전성배 씨를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알선수재 및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지난 8일 구속 기소했다.

공소장에 따르면 전씨는 윤석열 대통령 당선 직후인 2022년 3월부터 봉화군수, 영주시장, 경북도의원 선거 공천 과정에 직접 개입했다는 정황이 드러났다. 같은 해 5월, 그는 박남서 당시 영주시장 후보와의 통화에서 "봉화군수와 영주시장이 공천을 받았는데 권성동 의원이 애를 많이 썼다"는 발언을 한 것으로 확인됐다.

전씨는 또 다른 통화에서 브로커 김씨에게 "봉화군수, 경북도의원, 영주시장 모두 안 될 사람들을 공천되게 해줬다"고 말한 사실도 드러났다. 특검은 김씨가 전씨에게 박창욱 경북도의원과 박현국 봉화군수의 공천을 부탁했고, 현금 전달 자리에 함께 있었다는 진술도 확보했다. 이러한 정황은 특검이 공천 비리 의혹 수사에 더욱 속도를 내는 계기가 되고 있다.

◆감사원, 봉화군 행정·예산 전반 점검

이와 동시에 감사원은 봉화군에 대한 새로운 감사 절차에 돌입할 계획이다. 복수의 관계자에 따르면 감사는 추석 이후 본격화되며, 시점은 10월 말에서 11월 초가 유력하다.

봉화군 관계자는 "이번 감사는 특검 수사와 직접 연계된 조치가 아니라, 애초 수립된 결산검사·기관정기감사 연간계획에 포함돼 있던 정기 감사"라며 "군 행정이 투명하게 집행됐음을 설명할 수 있도록 감사에 성실히 임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이번 감사는 건진법사 청탁 의혹과 직접 연관된 사안뿐 아니라, 봉화군의 행정 전반과 예산 집행 과정을 포괄적으로 점검하는 방식이 될 것으로 보인다.

◆지역사회 긴장감 속 엇갈린 목소리

지역 사회에서는 이번 감사와 수사를 두고 우려와 기대가 교차하고 있다. 봉화군민 김모 씨(62)는 "특검 수사에 이어 감사까지 겹치면 군정 공백이 불가피하다. 피해는 결국 군민들이 떠안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또 다른 주민 이모 씨(55·여)는 "그동안 제기된 의혹을 이번 기회에 털어내고 행정 신뢰를 회복할 수 있기를 바란다"며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한편, 특검 수사와 감사원 감사가 동시에 진행되면서 봉화군은 중대한 기로에 섰다. 행정 공백에 대한 우려와 의혹 해소를 통한 투명성 확보라는 기대가 맞서고 있는 만큼, 향후 조사 결과가 지역 정치 지형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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