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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시대, 승부처는 전력] 세계는 지금 에너지 확보 전쟁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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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빅테크 원전 포함 에너지 확보에 주력
중국과 차세대 SMR 기술 선점 경쟁도 치열
탈원전 선언했던 일본, 유럽도 속속 복귀

미 펜실베이니아주 스리마일섬 원자력 발전소. 연합뉴스
미 펜실베이니아주 스리마일섬 원자력 발전소. 연합뉴스

인공지능(AI) 시대 기술 패권을 차지하기 위한 경쟁이 치열해지는 가운데 각국은 데이터센터 가동에 필수적인 '전력'을 확보하는 데 열을 올리고 있다.

한국과학기술기획평가원(KISTEP)이 발간한 'AI로 인한 전력 수요의 폭발적 증가와 대응방안' 보고서에 따르면 AI 확산으로 데이터센터 전력 수요가 향후 10년 내 현 수준의 2배 이상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글로벌 컨설팅 기업 맥킨지는 세계 AI 데이터센터 전력 수요의 성장률이 300%가 넘을 것으로 내다봤고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는 미국 내 AI 데이터센터 전력량이 20배 이상 커질 수 있다고 추산했다.

AI 산업을 주도하는 빅테크가 밀집한 미국은 전력 확보를 위한 다층적 전략을 가속화하고 있다. 재생에너지와 더불어 원자력을 결합한 중장기 계획을 추진하고 있는 것.

마이크로소프트(MS)와 아마존, 구글 등은 데이터센터를 확충하면서 동시에 원전 전력구매계약(PPA)을 체결하고 있다. 소형모듈원자로(SMR) 상용화를 앞당기려는 노력이 더해지면서 관련 산업에 대한 관심도 높아졌다. 이 외에도 AI 기반 실시간 냉각 제어 및 무수(無⽔) 액체냉각을 통해 데이터센터의 에너지 효율을 개선하는 한편 고밀도 AI 연산 환경에서도 탄소 배출량을 최소화하는 방안도 고안했다.

중국 기업들 역시 정부 정책 방향에 맞춰 서부 내륙에 풍력·태양광 기반의 친환경 데이터센터를 구축하고 있다. 자가발전을 목적으로 한 재생에너지 비중 확대도 추진 중이다. 알리바바는 내몽고, 귀주 등 지역에 대규모 데이터센터를 운영하면서 자체적으로 풍력·태양광발전을 연계하고 있으며 텐센트도 화이라이 지역 내 데이터센터를 위한 전력 공급원을 마련했다.

특히 중국은 SMR 기술을 두고 미국과 대립각을 세우고 있다. 중국은 지난해 SMR '링룽 1호'의 시험가동을 시작했고 이르면 내년부터 상업 운전에 들어간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테라파워를 비롯한 미국 기업들은 SMR 상용화 시점으로 2030년 전후로 예상하고 있어 두 국가의 물밑 경쟁이 치열해질 것이란 분석이 지배적이다.

'탈원전'을 선언했던 일본, 유럽도 다시 원자력 발전을 확대하는 분위기가 감지된다. 지난해 일본은 간사이전력 다카하마원자력발전소 3·4호기 운전 기간 20년 연장을 승인했다. 프랑스 정부는 2040년까지 최대 14기의 원자력 발전소를 건설하겠다고 밝혔고 영국의 경우 2050년까지 원자력 발전 용량을 현재의 4배로 확대하는 것을 목표로 SMR 도입에 더해 대형 원전을 추가하는 구상을 담은 민간 원전 로드맵을 발표한 바 있다.

KISTEP은 "AI의 급속한 확산에 따라 전 세계 전력 수요가 구조적으로 변화하고 있다. 이에 따라 각국은 '전력공급 확대'와 '에너지효율 혁신'을 중심으로 AI 인프라 대응전략을 국가 차원에서 전개하고 있다. 전력 인프라는 단순한 에너지 문제가 아닌 산업경쟁력과 국가안보를 좌우할 전략 자산으로 부상했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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