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월 발생한 경북 영양산불로 전국 각지에서 기부된 구호품의 사용처를 두고 논란이 일고 있다.
발단은 지난 21일 영양군청 홈페이지 자유게시판에 올라온 글이었다. 자신을 산불 구호품 기부자라고 밝힌 한 누리꾼은 "피해 주민 지원을 위해 낸 물품이 다른 용도로 쓰였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이 누리꾼은 구호품이 피해를 입지 않은 마을에도 배부돼 정작 피해 주민이 충분히 지원받지 못한 사례가 있다는 점을 문제 삼았다. 또 지난 5월 열린 영양 산나물 먹거리 한마당 행사에서 기부물품으로 보이는 생수가 행사 참가 단체에 제공됐다는 의혹도 덧붙였다.
그는 "산불 이재민을 돕겠다며 기부한 물품이 행사 홍보에 쓰였다면 기부 취지와 맞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구호품이 정식 창고가 아닌 영양농협 농산물집하장에 보관돼 도난·폐기 위험에 노출됐다는 점도 지적됐다.
일부 군민들은 "기부물품이 공식적으로 어떻게 사용됐는지 투명하게 공개되지 않았다"며 행정 신뢰성에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논란이 확산되자 자유게시판에는 영양군을 두둔하는 반박 글도 올라왔지만, 게시 이틀 만에 삭제되면서 오히려 의혹만 증폭됐다. 이 과정에서 군민들 사이에서는 갈등이 불거지고, 기부물품을 둘러싼 불신이 커지고 있다.
지역사회 일각에서는 "이번 논란은 단순한 민원이 아니라 기부문화 전반에 대한 신뢰를 흔들 수 있다"며 "지금이라도 기부물품의 수령·보관·배부 내역을 공식적으로 공개해 불신을 해소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사용처 관리가 투명하지 않다는 인식이 확산될 경우 향후 재난 상황에서 기부 참여가 위축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이에 대해 영양군 관계자는 "자유게시판에 지적된 내용은 사실과 맞지 않는 부분이 많다"며 "기부물품은 정상적으로 지급·운영됐다. 자유게시판은 공식 민원 접수창구가 아니라서 정식 민원이 접수되면 조사와 답변을 진행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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