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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환점 돈 안동국제탈춤페스티벌, 병원·시장까지 축제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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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원·학교, 전통시장에서 만난 세계 탈춤…
"축제 절반, 경연으로 뜨겁게 달아오르다"

안동의 한 요양병원에서 2025 안동국제탈춤페스티벌의
안동의 한 요양병원에서 2025 안동국제탈춤페스티벌의 '찾아가는 해외공연단 프로그램'이 진행되고 있다. 안동시 제공

"몸이 불편해 축제장을 찾기 어려웠는데, 이렇게 찾아와서 공연을 직접 보여주니 가슴이 벅차네요."

경북 안동의 한 요양병원에서 휠체어에 앉아 무대를 지켜보던 한 환자의 얼굴에 미소가 번졌다. 북소리와 함성, 화려한 전통의상이 병원 강당을 가득 메우자 공연장을 방불케 하는 열기가 피어올랐다. '2025 안동국제탈춤페스티벌'이 무대를 벗어나 시민 곁으로 직접 찾아간 순간이다.

올해 축제는 '찾아가는 해외공연단 프로그램 - 세계의 탈춤, 마음을 잇다'로 시작부터 눈길을 끌었다.

지난 29일부터 사흘간 이탈리아·말레이시아·러시아·볼리비아·폴란드·뉴질랜드 공연단이 지역 특수학교와 복지시설, 요양병원 등을 찾아 각국의 전통무용과 민속음악을 선보인다. 무대를 찾기 어려운 특수학교 학생과 입원 환자, 거동이 불편한 어르신에게는 특별한 선물이자 위로였다.

안동시 관계자는 "찾아가는 공연은 단순한 이벤트가 아니라 축제의 가치를 시민 모두와 나누는 문화 복지"라며 "취약계층에게까지 축제의 울림을 전하고 싶다"고 했다.

10월 1일은 열흘간 이어지는 탈춤축제의 정확히 절반을 지나는 반환점이다. 이날 탈춤공원과 중앙선1942 메인무대에서는 개인·단체부 탈놀이 경연대회 예선이 펼쳐진다. 전통 탈춤의 깊이를 보여주는 무대부터 창의적이고 현대적인 창작 탈춤까지, 관람객의 시선을 사로잡는 공연이 쉴 틈 없이 이어질 예정이다.

강릉 관노가면극, 하회별신굿탈놀이 같은 전승공연은 해학과 풍자로 흥을 돋우고, 낮에는 대만·뉴질랜드·인도네시아·폴란드, 저녁에는 루마니아·필리핀·태국·이집트 공연단이 무대를 채운다. 밤에는 극단 탱고의 창작극 '오마이탈'이 전통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해 관객에게 또 다른 감동을 선사한다.

도심 한복판 전통시장도 예외가 아니다. 지난 29일 구시장 퍼레이드를 시작으로, 신시장·용상시장까지 매일 행렬이 이어진다. '조선시대 상인'을 모티브로 한 시장놀이패, 해외 공연단, 상인들이 함께 행렬을 이루며 시장 골목은 순식간에 축제의 중심 무대로 변신한다.

구시장은 찜닭골목을 지나 노브랜드 앞까지, 신시장은 북문까지 퍼레이드를 이어간 뒤 대동난장을 벌인다. 용상시장 역시 중심부를 가로지르며 상인과 관광객이 뒤엉켜 춤판을 벌인다.

한편, 축제는 어느덧 절반을 넘어섰다. 병원과 학교, 시장과 거리를 가리지 않고 번져가는 탈춤의 열기는 안동 전체를 거대한 무대, 거대한 공동체로 만들어가고 있다.

안동의 한 요양병원에서 2025 안동국제탈춤페스티벌의
안동의 한 요양병원에서 2025 안동국제탈춤페스티벌의 '찾아가는 해외공연단 프로그램'이 진행되고 있다. 안동시 제공
'조선시대 상인'을 모티브로 한 시장놀이패, 해외 공연단, 상인들이 함께 행렬을 이루는 '전통시장 퍼레이드가' 진행되고 있다. 안동시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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