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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북중러 동맹 힘 업고, 아세안 외교 지평 넓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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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라오스 정상도 참석, '중·러뿐 아니다' 메시지
김정은 국무위원장 옆 럼 베트남 공산당 서기장
UN 제재 무용론 확산 우려, 아세안 상대 南北 외교전

9일 북한 평양 5월1일경기장에서 열린 노동당 창건 80주년 경축대회에서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오른쪽엔 중국 리창 총리, 왼쪽엔 베트남 또 럼 공산당 서기장이 자리했다. 출처=조선중앙TV 화면
9일 북한 평양 5월1일경기장에서 열린 노동당 창건 80주년 경축대회에서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오른쪽엔 중국 리창 총리, 왼쪽엔 베트남 또 럼 공산당 서기장이 자리했다. 출처=조선중앙TV 화면

북한이 러시아 파병과 북·중·러 3자 회동(중국 베이징), 노동당 창건 80주년 행사 등을 계기로 베트남과 라오스, 인도네시아 등 아세안(ASEAN·동남아시아국가연합)까지 외교적 지평을 넓히고 있다.

사회주의 두 대국인 중국과 러시아의 형제국가임을 대내외에 과시하면서, 아세안 우방국을 적극적으로 포섭해 외교적 고립을 탈피하는 것은 물론 국제사회에서 제재 무용론을 확산시켜 핵을 가진 정상국가로 행세하기 위한 길닦기 차원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12일 통일부 등에 따르면 북한의 노동당 창건 80주년을 계기로 방북한 11개국 대표단 중에서 정상급은 베트남의 또 럼 공산당 서기장과 통룬 시술릿 라오스 국가주석 등 두 명이다. 두 나라의 최고지도자가 방북한 것은 각각 18년, 14년 만이다.

인도네시아에서도 12년 만에 외교부 장관이 방북했다. 북한은 전통적으로 동남아 10개국으로 구성된 아세안과의 외교에 공을 들여왔다. 북한이 유일하게 참여하고 있는 역내 다자안보협의체도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이다.

럼 베트남 서기장은 이날 평양에서 진행된 열병식에서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 옆에 서서 참관했다. 북한한테 중국과 러시아만 있는 게 아니라는 점을 보여준 것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10년 전인 2015년 북한의 당 창건 70주년 행사에도 베트남과 라오스, 필리핀에서 대표단을 파견했지만 당 비서나 국회의원이 대표단을 이끌어 지금과 비교하기는 어려운 수준이었다. 북한은 이들 국가와 양자 회담을 개최하며 향후 교류 협력의 토대도 마련했지만, 북한과의 직접적 교류는 UN의 대북 제재 위반 가능성이 크다.

조선중앙통신에 따르면, 최선희 외무상과 노광철 국방상은 베트남 판 방 장 국방부 장관 및 레 호아이 쭝 외무장관 대리와 외무·국방·보건 등 다양한 분야에서의 상호 협조에 관한 합의문을 이달 10일 조인했다. 국방 협력의 구체적인 내용은 알려지지 않았다.

임을출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아세안 국가들이 북한과 대화·협력하겠다는 것은 미국 주도의 대북 제재 메커니즘이 상당 부분 무력화됐다고 보는 것"이라며 "북한의 군사적 위상이나 영향력을 주목해 그에 따른 관계 개선 필요성을 느꼈을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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