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가 임안나의 개인전 '상상의 양날'이 중국 베이징 삼영당 미술관(Three Shadows Photography Art Centre)에서 오는 25일부터 11월 30일까지 개최된다.
삼영당은 중국 현대사진의 중심 거점이자 국제 교류의 대표적인 플랫폼으로, 이번 전시는 한국과 중국 사진계의 교류를 한층 확장하는 의미 있는 자리로 마련됐다.
임안나 사진가는 2019년 프랑스 아를 국제 사진 축제에서 포트폴리오 리뷰 어워드를 수상하며 국제무대에 이름을 알렸고, 이후 '현대 사회의 불안'을 예리하게 시각화한 작업들로 주요 국내외 사진축제와 미술관에서 주목받아왔다. 그는 전쟁·재난 이미지와 그 소비 방식을 집요하게 탐구하며, 사진의 본질적 질문, 즉 사실과 허구, 기록과 연출의 경계를 파고든다.
'상상의 양날'은 그의 작업의 핵심인 아름다움과 위협, 평화와 불안이 공존하는 이중적 감각을 함축하며, 그의 대표적인 시리즈 프로즌 오브젝트(Frozen Objects), 리허설 오브 앵자이어티(Rehearsal of Anxiety) 등을 선보인다.
그의 시리즈들은 무대장치와 연극적 장면을 통해 관객이 미디어 이미지를 얼마나 쉽게 현실로 믿게 되는지를 드러낸다. 장난감 병정, 흰색으로 칠해진 무기와 조각상, 국가 주도의 재난 훈련 현장을 촬영한 작업들은 실제와 모의, 기록과 연출이 교차하는 불안의 무대를 구축하며, 단순한 재현을 넘어 우리가 이미지를 소비하는 방식을 비판적으로 비춘다.
중국의 평론가 진추는 이번 전시를 한국과 중국의 역사적 기억, 집단적 불안, 이미지 소비 방식이 교차하는 장으로 해석했다. 그는 임안나의 사진이 실제 사건을 직접적으로 재현하지 않고, 연극적 장치를 통해 현실과 허구, 기록과 연출의 경계를 드러낸다고 봤다. 또한 한국 관객에게는 냉전의 그림자를, 중국 관객에게는 사회주의 리얼리즘의 영웅 이미지와 대비되는 충격을 불러일으킨다고 분석했다.
특히 이번 전시는 한국 측 기획자 석재현과 중국 측 기획자 왕닝의 공동 기획으로 이뤄졌다. 석재현은 2011년부터 중국 대리국제사진축제에 참여하며 꾸준히 중국과 교류해왔고 왕칭송 전시를 한국 뮤지엄한미에서 기획했으며 장커춘, 야오루 등 주요 중국 작가들을 한국에 소개하는 등 한·중 현대사진 교류의 가교 역할을 해왔다.
전시 관계자는 "이번 전시는 단순한 개인전을 넘어 한국과 중국의 사진예술이 공유하는 역사적 기억과 동시대적 불안을 함께 성찰하는 장"이라며 "한국과 중국의 사진 교류를 확장할 뿐 아니라, 동아시아가 공유하는 심리적 트라우마와 시각 경험의 지층을 환기하는 중요한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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