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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부모와 함께 나누고픈 북&톡] 조금은 흔들려야 단단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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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당한 스트레스·도전 우리 단단하게 만들어
'감정의 알람' 우리가 놓치지 말아야 할 기회

성장 관련 자료 이미지. 게티이미지뱅크
성장 관련 자료 이미지. 게티이미지뱅크

우리의 하루는 편리함으로 가득합니다. 스마트폰 하나로 쇼핑하고 소통하며 정보를 손쉽게 얻고, 인공지능 기술은 어느새 가정과 일터 곳곳에 스며들어 우리의 삶을 전례 없이 간편하게 만들어주고 있습니다. 편안하고 풍족한 환경에 익숙해진 탓일까요? 때로는 작은 불안이나 불편함 앞에서도 쉽게 무기력해지는 자신을 발견하곤 합니다. 현대사회가 만들어낸 편안함과 즉각적인 만족은 과연 우리 삶에 어떤 흔적을 남기고 있을까요? 오늘날 우리가 잃어버린 감각을 되찾고, 더 단단해질 길을 모색하게 해줄 책 두 권을 소개합니다.

◆ 인류가 잃어버린 감각, 불편함

'편안함의 습격'의 표지

숏폼이 보여주는 정보, 생성형 인공지능이 대신 써주는 글, 배달 어플리케이션으로 주문한 저녁…. 오늘 우리의 삶은 '편리'와 '효율'이라는 말로 요약됩니다. 기다림과 불편은 더 이상 견디기 어려운 것이 되었고 즉각적인 만족과 편안함에 점점 더 익숙해집니다. '디지털네이티브 세대'라고 하지요. 태어날 때부터 디지털 환경 속에서 자란 아이들에게는 아주 작은 불편이나 도전조차도 크게 느껴집니다. 스마트폰의 등장 이후 지루함을 느낄 틈은 줄어들고 자극으로 가득한 세상에서 마음이 느리게 흐르는 시간을 붙잡는 일은 점점 어려워졌습니다.

책 '편안함의 습격'은 '우리가 편안함을 얻은 대가로 잃은 것은 무엇인가?' 라는 질문을 던지면서 현대 사회가 만들어낸 과도한 편리함이 우리 삶에 미치는 변화에 주목합니다. 스마트폰, 자동차, 정크푸드, 컴퓨터와 같이 편리함의 대명사로 여겨지는 것들은 얼핏보면 불편함을 덜어주는 듯 보이지만, 사실은 우리를 점점 더 깊은 무기력 속으로 끌어들이고 스스로 생각하고 느끼며 움직일 힘을 약하게 만듭니다.

저자는 도시를 벗어나 야생 속에서 추위와 배고픔, 고요와 따분함을 직접 경험하며 '불편함이 주는 생명력'을 몸소 체험합니다. 그 경험을 통해 그는 불편함이 결핍이 아니라 회복의 시작이며, 적당한 스트레스와 도전이야말로 우리를 단단하게 만든다고 말합니다.

편안함에 길들여진 우리는 때로 삶의 의미와 생동감을 놓치곤 합니다. 약간의 불편함을 마주할 때 우리는 비로소 스스로의 한계를 깨닫고 성장의 방향을 다시 세울 수 있습니다. 불편함은 우리를 불안하게 하지만 동시에 변화로 이끄는 신호이기도 합니다. 지루함이 느껴질 때마다 스마트폰으로 도피하는 자신에게 놀라거나, 기술로 가득한 세상에 지쳐 있다면 이제는 의식적으로 '불편함'을 선택해 볼 때입니다.

◆ 불안을 밀어내지 않는 법

'불안을 곁에 두기로 했다'의 표지

아이를 키우다 보면 자주 듣는 말이 있습니다. "불안해서 그래요." 작은 변수 하나에도 마음이 조급해지고 불안해진다는 것입니다. 사실 불안은 일상에서 너무도 자연스럽게 느끼는 감정입니다. 부정적인 이미지로 치부되곤 하지만 불안은 정상적인 감정이자 생존을 위해 진화한 본능이기도 합니다. 불안을 느끼기 때문에 위험을 피하고 미리 대비할 수 있으며 더 나은 선택을 할 수 있는 것이지요.

책 '불안을 곁에 두기로 했다'는 우리 모두에게 익숙한 '불안'이라는 감정을 새로운 시선으로 바라보게 합니다. 책의 저자는 불안을 떼어내야 할 불편한 감정으로만 여기지 않고 삶 속에서 자연스럽게 공존할 수 있는 상태로 이해하도록 안내합니다. 불안을 억누르거나 부정하는 대신 그 감정을 인정하고 곁에 두었을 때 비로소 나타나는 긍정적인 측면을 바라볼 필요가 있다는 것이지요.

불안은 단순한 걱정이 아니라 우리가 놓치지 말아야 할 기회를 알리는 '감정의 알람'입니다. 조금 흔들릴 때, 마음이 불안정할 때 우리는 더 깊이 생각하고 더 단단하게 준비하며,더 현명한 선택을 할 수 있습니다. 결국 불안과 공존한다는 것은 삶의 흐름 속에서 자신을 점검하고, 성장할 수 있는 힘을 얻는 과정일지도 모릅니다. 부모로서 혹은 한 사람으로서 느끼는 불안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완벽하게 통제하려 하기보다는 불안을 곁에 두고 관찰할 때 우리는 오히려 더 담담하고 단단하게 삶을 마주할 수 있습니다. 조금 흔들리는 순간이 우리와 아이를 더 튼튼하게 만드는 시간임을 믿어도 좋겠습니다.

대구시교육청 학부모독서문화지원교사모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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