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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1위 '비비고만두' 주역이 말하는 국힘 선거 승리법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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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은석 국민의힘 원내수석대변인. 매일신문 유튜브
최은석 국민의힘 원내수석대변인. 매일신문 유튜브 '금요비대위'

현재 미국 만두 시장 1위는 단연 CJ제일제당 비비고 만두다. 중국 '딤섬'과 진출 직전까지 미국 시장을 점령했던 일본 '교자' 보다 비비고 '만두'가 앞에 있다.

비비고 만두의 미국 만두 시장 장악 1등 공신 가운데 한 명이 최은석 국민의힘 의원이다. 그는 CJ제일제당 근무 시절 기술개발을 거쳐 수출 대상국 입맛에 최적화 된 만두 뽑기를 진두지휘했고 이를 미국 적재적소에서 뿌려줄 수 있는 식품제조유통업체 '슈완스' 인수에 뛰어들어 미국 만두 시장을 장악에 성공했다.

CJ제일제당 미국 식품 매출은 슈완스 인수 전인 2018년 3천억원대에 불과했지만 이제 5조원을 눈앞에 두고 있다. 비비고 만두 단일 매출만 7천억원에 달한다.

매일신문은 그런 그에게 "경영학과 출신이자 샐러리맨 신화 당사자의 눈으로 국민의힘이 패권정당으로 다시 살아나는 방법이 무엇이라 생각하는가" 물었다.

12일 매일신문 유튜브 '금요비대위'에 출연한 최 의원은 비비고 만두로 미국을 제패할 때 짰던 전략을 소개하며 국민의힘이 나아가야 할 방향을 제시했다. 그는 "비비고 만두를 수출하기 전 핵심은 고객 지향적인 마인드였다. 누구에게 팔 건가, 어디서 팔 건가, 어떻게 만들어야 그들이 좋아할까를 고민했다"며 "정치도 똑같다. 정치의 고객은 유권자와 국민"이라고 말했다.

비비고 만두를 수출하기 앞서 전세계 시장을 쪼갠 뒤 미국을 가장 먼저 타깃으로 정했던 그는 '선거 고객'을 크게 세 갈래로 나눴다. 국민의힘 전통적인 지지층과 "누가 잘하나" "누가 믿을 만한가"를 보고 투표하는 중도층, 소위 '개딸'이라고 불리는 층이었다. 그는 "지금 당장 우리가 집중해야 할 건 전통적인 지지층과 중도층"이라며 "국민의힘에 대한 의구심을 어떻게 신뢰로 바꿀 것인가가 지금 가장 중요한 과제"라고 했다.

최 의원은 비비고 만두 수출 전 미국을 공략 대상으로 정한 뒤 어떻게 하면 1등을 할 수 있을까 고민했다. 답은 유통에 있었다. 아무리 맛있는 만두를 만들어도 일단 소비자가 만두를 손쉽게 만날 수 있어야 한다는 계산에서였다. 일단 눈에 보여야 뭐든 된다는 것이었다.

최 의원은 "평생 경험한 선거에서 정당의 비전이 머릿속에 명확히 들어왔던 경우는 거의 없었다. 대선 후보나 총선 지도부가 생기면 급하게 공약을 내놓는 경우가 많아서였다"며 "정당의 비전은 당헌·당규보다 더 중요한 이념 정체성이다. 요즘은 국민의힘이 어떤 이념 정당인지 비전은 뭔지 굉장히 흐린 상태다. 건전한 시장경제와 자유민주주의를 근간에 놓고 국민께 '국민의힘이 집권하면 이런 게 정상화 되겠구나' 같은 비전을 드려야 한다. 치열한 토론을 거쳐서 공감대가 형성된 국민의힘의 정책 비전과 구체적인 해법을 내놔야 중도층도 국민의힘을 다시 신뢰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우선 선거 고객인 유권자를 공략하려면 우선 체계적인 정책 체계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최 의원은 "재정과 자본시장, 산업 구조, 부동산, 교육, 연금, 환경 등 10개 정도 큰 아젠다를 정리한 뒤 10개 정도 상설정책위원회를 만들어 각 위원회에 국회의원 10명 정도씩 배치해야 한다. 이들이 두 달에 한 번씩 집중 토론을 하고 결론을 내야 한다"며 "10개 위원회가 동시에 두 달마다 결론을 내 국민께 공개하면 1년에 60개, 2년이면 120개의 정책 과제가 나온다. 국민의힘의 정책 공약집이 완성되는 것"이라고 했다.

예를 들어 재정위원회라면 "국가 채무를 앞으로 어떻게 관리할 것인가" "재정준칙은 어떻게 설계할 것인가" "세수와 세출 구조를 어떻게 조정할 것인가" 같은 구체적인 안건을 놓고 두 달 간 논의해서 정책 의총을 열어야 한다는 말이었다. 그는 "각 위원회가 논의한 결과를 전 의원이 공유하고 토론을 해 보완한 뒤 당내 공감대를 만들어야 한다"며 "이렇게 하면 의원 전원이 다른 위원회에서 나온 정책을 함께 들으면 국정 전반에 대한 감각을 갖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그렇게 두 달마다 국민께 발표하면 여당과 정치적 논쟁이 벌어질 것이다. 싸움은 오히려 좋다. 그 과정에서 정책이 더 정교해지고 허점이 보이면 보완하면 된다. 그렇게 2년 정도만 꾸준히 하면 국민의힘은 '우리가 집권하면 이런 대한민국을 만들겠다'는 청사진을 국민께 구체적으로 보여줄 수 있다"고 덧붙였다.

최 의원은 이 과정에서 선거 때만 얼굴을 보이는 '보신주의 정치인'과 '무임승차 배지'도 자연스레 정리될 거라고 했다. 그는 "지금은 그런 잘 짜여진 체계가 없다 보니까 누가 안 나오면 '저 분 요즘 국회 왜 안 나오시지' '상임위 왜 안 나오시지'란 생각이 들다가도 그냥 잊어 버린다. 축적이 안 된다"며 "상설위원회를 만들어 모든 의원이 참여하도록 하면 두 달 동안 하나의 주제에 대해 깊은 토론을 해야 한다. 여기에 빠지거나 불성실하게 참여하면 나머지 의원이 다 알게 된다. 자연스레 동료 평가에서 드러나게 된다. 두세 달 지나면 참여 안 한 사람은 배제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어 "선거 공천 때 이런 상설위원회 활동이 기본적인 평가의 툴이 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배제된 사람을 잘 거르는 건 정당의 기본"이라며 "단발적인 게 아니라 국민의힘의 공식 체계로 정착 시켜야 한다. 일관성 있는 프로세스로 자리 잡아야 할 것"이라고 했다.

최 의원은 요즘 같은 당 김도읍 의원을 괴롭히고 있다고 한다. 김 의원이 국민의힘 정책을 총괄하는 정책위원회 의장을 맡고 있어서다. 그는 "국민의힘이 처한 상황이 좋지 않고 내외로 많은 일이 많아 당장 시작하긴 어려워 보인다. 다만 다가오는 선거에서 이기는 게 그 무엇 보다 중요한 시기이기에 계속 김 의장을 찾아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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