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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고부-조두진] 사람은 살아남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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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두진 논설위원
조두진 논설위원

정치인이든, 과학자든, 탐험가든 우리가 위인(偉人)으로 칭하는 분들은 모두 미지(未知)의 '세계(대륙·기술·과학·예술 등등)'를 찾거나 창조한 분들이다. 가령, 세종대왕은 한글을 창제함으로써 백성들이 글을 쉽게 배우고 쓸 수 있는 길을 열었다. 프랑스 나폴레옹은 귀족이 아님에도 황제가 된 인물로, 신분 사회에서 능력 중심 사회로 전환 및 시민 계급 등장에 크게 기여했다.

세종대왕이나 나폴레옹과 달리 '그 시절, 그 추억'을 찾아 과거로 떠난 사람들도 있다. 세르반테스의 소설에서 돈키호테의 여행은 미지를 찾아 떠난 탐험이 아니라 '중세 기사(騎士)의 영토'가 아직도 건재함을 확인하기 위한 퇴행이었다. 그래서 그의 여행은 망상(妄想)으로 가득 차 있었고, 그가 여행을 통해 확인할 수 있었던 것은 '기사가 설 자리'가 이제 없다는 사실뿐이었다.

생성형 인공지능(Generative Artificial Intelligence) 시대는 세계 각국과 기업은 물론이고 개인에게도 '고향'을 떠나 낯선 땅으로 떠나는 탐험이 될 것이다.

AI와 로보틱스가 보편화되어도 '사람은 할 수 있지만 AI는 할 수 없는 일이 있다'는 견해들이 있다. 글쎄다. 사람이 할 수 있는 일 중에 장차 AI가 해내지 못할 일은 없을 것이다. 반면 AI는 할 수 있지만, 사람이 할 수 없는 일은 수두룩할 것이다. 그러니 'AI는 할 수 없지만 사람은 할 수 있는 일이 있으므로 인간이 승리한다'는 믿음은 아마도 '철 지난 영화(榮華)'를 찾아 헤맨 돈키호테의 망상이 될 가능성이 높다.

19세기 초·중반 사진기가 처음 등장했을 때 화가들은 충격과 혼란에 빠졌다. 어떤 화가는 사진기를 폄하(貶下)했고, 어떤 이는 더욱 정밀한 사실화(寫實畫)로 사진에 맞서려고 했다. 하지만 그림이 존재해야 할 이유를 찾아낸 것은 그들이 아니라 전혀 다른 차원의 질문을 던진 화가들이었다.

빛 변화에 따른 순간의 색 변화에 집중한 인상주의, 개인의 내적 심리와 상징을 파고든 후기 인상주의, 감정과 구조에 집중한 표현주의·입체주의가 그런 것이다. 인식의 대전환 덕분에 사진의 등장에도 '미술'은 승리할 수 있었다. 지금 우리가 이와 유사한 상황에 직면해 있다. AI 시대, 사람은 무엇으로 살아남을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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