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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야 지방선거 공천 핵심은 '당심'(黨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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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당원 여조 50%→70% 추진
민주당, 권리당원 100% 경선
각 정당 지도부 당권 유지 위해 셈법 분주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가 23일 오후 경남 창원시 성산구 중앙동에서 열린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가 23일 오후 경남 창원시 성산구 중앙동에서 열린 '민생회복 법치수호 국민대회'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내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여야가 '당심'(黨心)을 공천의 가장 큰 기준으로 삼을 전망이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이 강성 지지층의 요구에 따라 '1인 1표제'를 추진하는 데 이어 국민의힘도 지방선거 경선 시 당심 반영 비율을 기존 50%에서 70%로 상향하기로 한 것이다.

지선 출마자들을 중심으로 당원 확보 경쟁이 치열해질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향후에도 당내 주도권을 쥐기 위한 지도부의 숨겨진 의미를 파악해야 한다는 분석도 제기되고 있다.

◆국힘, 당원 여론조사 50%→70% 추진

국민의힘 지방선거총괄기획단은 지난 21일 국회에서 4차 회의를 열고 내년 지선 경선에서 당원 투표 비율을 현행 50%에서 70%로 상향하는 방안을 추진하기로 했다. 당원 투표 비율을 올리고 일반 국민 여론조사는 30%로 줄인 것이다. 당 발전에 기여한 인물이 실질적으로 평가받을 수 있도록 '당 기여도'와 '당원 모집 실적' 등도 공천 심사 항목에 반영된다.

이를 두고 나경원 지방선거총괄기획단 위원장은 "당세 확장을 위한 결정"이라고 설명했다. 중도층에 소구하기보다 당 발전에 실제 기여할 수 있는 당원을 늘려 지선을 치르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그동안 나 위원장은 "싸우고 일할 때에는 나서지 않고 자리 있을 때만 나서는 분들은 필요없다"고 밝혀왔다.

이번 공천 시스템이 지도부의 '단일대오'를 더욱 굳히기 위한 포석이라는 관측도 제기된다. 친한계 등 엇갈린 목소리를 내는 인사들에게 당의 방향성을 명확하게 보여준 것이란 평가다. 국민의힘의 한 의원은 "당심을 얻지 못하면 누구든 활동폭이 앞으로 줄어들 수밖에 없다"고 푸념했다.

'당심'을 얻은 후보의 경우 민심과의 괴리가 발생해 수도권 등 주요 격전지에서는 불리할 것이란 우려도 제기된다. 가뜩이나 정부 초기 민주당의 선전이 예상되는 상황에서 국민의힘 후보가 '대중성'을 얻지 못할 경우 선거 패배로 이어진다는 것이다. 이 경우 국민의힘은 총선과 대선에 이어 지방권력까지 민주당에 내주게 된다.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대표와 김병기 원내대표가 21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대화하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대표와 김병기 원내대표가 21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대화하고 있다. 연합뉴스

◆민주당은 대의원 무력화...'1인 1표제' 드라이브

민주당은 정청래 당대표의 공약에 따라 대의원과 권리당원의 표 반영 비율을 1대 1로 바꾸는 당헌 개정을 추진하고 있다. 현재 당헌은 대의원과 권리당원의 투표 반영 비율을 20 대 1 미만으로 하고 있는데 지난 8월 전당대회에선 대의원의 1표가 권리당원 17.5표 수준인 것으로 전해진다. 민주당은 권리당원 100% 투표로 지선 예비 경선을 치르는 방식도 추진 중이다.

'1인 1표제' 도입 시 대의원 제도는 사실상 무력화되면서 절대적으로 당원 규모가 큰 호남지역과 특정 성향 지지층의 의사가 실제보다 과도하게 반영될 것이란 지적도 나온다. 대의원의 영향력이 줄어들 경우 민주당 당원이 적은 영남과 강원 지역 등은 당 의사 결정에 대한 영향력도 자연스레 줄어들 가능성이 높다.

이에 '1인 1표제'가 사실상 정 대표의 연임을 위한 카드라는 목소리가 자연스레 나오고 있다. 앞서 전당대회에서 정 대표는 대의원 투표에선 46.91%를 얻어 박찬대 의원에게 밀렸지만 권리당원 투표에선 66.48%로 압승하며 당권을 차지한 바 있다.

정 대표의 '1인 1표제'를 두고 당내 비난 여론은 크게 확산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이재명 대통령이 해외 순방으로 부재한 상황에서 여당 대표가 일방적으로 정책을 추진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얘기도 나온다. 정 대표는 이날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이재명 대표시절 원외위원장들도 1인 1표제를 강력하게 요구했다"며 기존 입장을 고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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