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일 KTX 열차가 김천구미역 플랫폼으로 미끄러져 들어오자 서울에서 막 도착한 출장객 민병률 씨가 모습을 드러냈다. 그가 출구로 향하자 말끔한 복장의 운전기사가 다가와 정중히 인사하며 검은색 카니발 하이리무진의 문을 열었다.
"케이엔피(KNP) 방문 예정이신 민병률 고객님, 편안히 모시겠습니다."
차에 오르자 넓고 안락한 좌석이 그를 맞았다. 이것은 구미상공회의소가 전국 최초로 도입한 '회원사 의전차량 서비스'의 평범한 일상이다.
교통 인프라가 아쉬웠던 구미국가산업단지에 '움직이는 비즈니스 라운지'가 등장하면서, 입주 기업들의 시간과 비용 부담을 획기적으로 줄여주는 '효자손'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
◆ "공항 리무진 부럽지 않네요"…KTX역에서 공장까지 '논스톱'
"서울에서 1시간30분 정도 달려왔는데, 마지막 이동까지 이렇게 편안할 줄은 몰랐습니다."
컨설팅 업무차 구미를 찾은 민병률 씨는 푹신한 리무진 시트에 몸을 기대며 만족스러운 미소를 지었다. 베테랑 운전기사가 운전하는 차량은 부드럽게 역을 빠져나와 목적지인 구미산단 공장으로 향했다.
과거 같았으면 역에서 택시를 잡기 위해 줄을 서거나, 버스 시간을 맞추느라 분주했을 터다. 하지만 이제는 그 시간에 차 안에서 편히 휴식을 취하거나 밀린 업무를 확인하며 효율적으로 시간을 관리할 수 있게 됐다.
민 씨는 "KTX역이 시내와 멀어 출장 때마다 불편했는데, 이 서비스 덕분에 이동 부담이 완전히 사라졌다"며 "특히 중요한 바이어를 모실 때 기업 이미지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 같다"고 평가했다.
◆ 2년 여간 771번의 만남, 74개 기업의 발이 되다
26일 구미상의에 따르면 의전차량 서비스는 본격적으로 시행된 2023년 2월부터 올해 10월까지 2년 8개월 간 총 771건의 운행 실적을 기록했다. 이 기간 동안 서비스를 이용한 회원사만 74개사에 달한다.
특히 기업 활동이 활발했던 지난해 9월에는 월 30건으로 최다 이용 기록을 세우는 등 기업 현장에서 없어서는 안 될 필수 서비스로 자리 잡았다.
높은 호응에 힘입어 구미상의는 올해부터 서비스를 한층 더 강화했다. 기존 김천구미역뿐만 아니라 대구역, 서대구역, 동대구역, 대구공항 등 대구권역까지 운행 지역을 확대한 것이다. 이는 방문객들의 불편까지 해소하며 '고객 맞춤형 지원'의 좋은 사례가 되고 있다.
◆ "시간·비용 절감은 기본, 기업 이미지까지 높아졌죠"
이 서비스가 가장 큰 환영을 받는 곳은 인력과 자원이 부족한 중소기업이다.
구미산단의 한 중소기업 대표는 "해외 바이어가 오실 때마다 공항이나 KTX역 픽업이 가장 큰 고민거리였다"며 "이 서비스 덕분에 직접 바이어를 응대하기 어려운 중소기업에게는 그야말로 단비 같은 존재"라고 말했다.
그는 "출장·응대 과정에서 발생하는 시간과 비용 부담을 크게 줄여줘 경영에도 실질적인 도움이 된다"고 덧붙였다.
윤재호 구미상의 회장은 "회원사들의 가장 큰 애로사항 중 하나였던 교통 문제를 해결해드리고자 국내 최초로 시작한 사업"이라며 "기업인들이 오직 비즈니스에만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이 우리의 목표"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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