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경북도청에 갔다가 우연히 도지사실 출입문에 붙어 있는 '전화위복(戰火爲福)-불을 이기고 뉴딜 경북'란 문구를 보고 많은 걸 느꼈다. 참 시기적절한 경구이며 지도자로서 철학이 담겨 있는 표현이라 한참을 바라보았다.
지난 3월 22일 경북 의성군에서 시작된 산불로 너무나 큰 피해가 발생했다. 이 산불이 청송과 안동, 영양, 영덕 등 경북 북부지역으로 확대되어 많은 사상자가 발생했고, 소실된 산림 면적이 10만㏊에 이르고, 주택·공공시설 5천여 곳이 불에 타 1조원이 넘는 역대 최대 규모의 피해를 입었다.
산림이 잿더미가 됐고 그 속에서 살던 수많은 동물들도 보금자리를 잃었으며, 천년 고찰 고운사 등 문화유산까지 불에 타는 안타까움을 겪었다.
산불 대부분이 사람에서 비롯된 실화로 추정되고 있어 경각심을 더하고 있다. 기후위기로 인한 봄철 강수량이 평년보다 크게 줄어든 점과 강풍이 산불 확산의 중요한 배경으로도 꼽히고 있다.
경상북도의회는 산불 피해 발생 직후부터 산불대책특별위원회를 구성하고 국회에 지속적으로 건의해 온 결과 산불특별법이 제정되는 성과를 거두었다. 이 특별법은 정치적 성과뿐만 아니라, 경북지역 산불 피해 주민들에게 실질적인 지원이 제공되고 지역사회 재건과 임업 구조개선을 위한 포괄적 지원체계가 이뤄질 것으로 판단된다. 경북도지사도 산불과의 전쟁을 선포하고, 전면에 나서 다양한 지원 대책과 실질적인 보상책 등을 강구해 가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산불은 단순히 불이 아니라 산림생태계, 지역 주민, 문화유산 등 다양한 영역에 복합적으로 작용하는 고위험 재난이란 인식 전환이 필요하다. 산불은 지구온난화의 주범인 이산화탄소를 엄청나게 배출하게 되어 탄소중립이란 전 지구적인 과제에도 막대한 저해 요인으로 작용한다는 점도 인식해야 할 때다.
미국을 비롯한 프랑스, 그리스. 호주 등에서도 이에 대한 대책과 산화지 관리 및 복구에 대한 연구가 활발히 일어나고 있으며, 우리도 독일을 모델로 한 산림경제림, 방화림, 탄소중립 스마트 숲으로의 전환을 통한 지속가능한 경북형 산림 뉴딜 정책 수립과 대안 제시가 시급한 실정이다.
이는 "바라보는 산에서 돈이 되는 산"이라고 강조하는 도지사의 말처럼 과학적이며 지속가능한 복구 대책을 포함한 경북형 그린뉴딜정책(Green New Deal Policy)이 시행되어 전화위복의 계기를 마련해야 할 때라고 본다.
필자는 두 가지를 제안해 본다.
첫째는 산불에 관련한 예방, 관리 및 복구를 전담하는 전문가 집단으로 구성된 가칭 '경북 산불 생태연구소' 설립이 시급한 과제라고 본다.
둘째는 도민들이 자발적으로 자연환경 보전 활동에 직접 참여하는 생태계 서비스 지불제(PES·Payment for Ecosystem Services) 전 시·군으로의 확대 운영이다. 이를 통해 탄소중립 사회로의 전환을 앞당기고 산불예방에도 기여하게 될 것이라 생각한다.
찰스 다윈은 "자연에서 살아남는 종은 가장 강한 종도, 가장 똑똑한 종도 아니라, 변화에 가장 잘 적응하는 종이다"고 했다. 이 원칙은 자연생태계뿐만 아니라 현재의 급변하는 다양한 우리 인간 사회에도 적응력과 변화와 혁신의 중요성을 시사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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