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도 많은 과제를 남긴 채 역사의 뒤안길로 넘어가고 있다. 필자는 60년 평생을 살아오면서 한국 현대사의 주요 사건을 두루 경험했지만, 12·3 불법 비상계엄만큼 비상식이고 어처구니 없으며, 갈등적이고 소모적인 사건은 처음이었다.
윤석열 대통령이 상기된 얼굴로 비상계엄을 발표하던 순간을 아직도 잊지 못한다. 처음엔 무슨 개그를 하나 하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그만큼 계엄령을 내릴 이유도 없었고, 상황도 아니었기 때문이다. 12·3 비상계엄이 법적 요건을 갖추지 못했기에 불법이고 위헌임은 자명하다. 그래서 윤 대통령이 파면됐고, 그와 함께 계엄을 공모한 사람들이 응분의 책임을 져야 하는 것은 당연하다.
문제는 도대체 국민의힘은 왜 그런 윤 전 대통령과 단절하지 못하고 이토록 지리멸렬하고 있느냐다. 불법 계엄으로 나라를 극단적 갈등으로 몰아넣은 사람, 재판 과정에서 부하들과 책임 공방을 벌이는 못나디못난 사람, 그리고 앞으로도 언제까지일지 모를 지리한 '내란' 정국으로 국민을 극단적 갈등으로 몰아간 장본인인 윤석열과 절연은커녕 '윤 어게인'을 외치는 세력과 인연을 끊지 못하는 국민의힘은 대안세력으로서의 자격도, 능력도 없다는 것을 스스로 입증하고 있다.
장동혁 대표는 계엄의 원인을 이재명과 민주당이 제공했기 때문에 윤석열과의 관계를 끊을 수 없다고 한다. 그 무슨 말도 안되는 소린가. 계엄의 빌미를 제공했다고 불법 위헌 계엄이 합법화되는가. 윤 전 대통령은 위헌적 비상계엄으로 나라를 극단적 혼란으로 몰아넣고, 경제를 위기에 빠뜨렸다. 대법원의 선거법 위반 사건 파기 환송 판결로 피선거권을 잃을 운명이었던 이재명을 무덤 앞에서 되살려 정권을 바쳤고, 그 결과 이후 이재명과 민주당은 입법권과 행정권을 제멋대로 휘두르며 사법권까지 무너뜨려 민주주의를 위기에 빠뜨리고 있다. 이것 만으로도 윤석열은 결코 용서받지 못할 역사의 죄인이다. 그런 윤석열과 결별하지 못하는 국민의힘은 보수세력도 아니요, 정당이라 할 수 없다는 것이 다수 유권자의 생각이다.
계엄 후 1년, 탄핵 후 8개월, 이재명 정부 출범 후 6개월이 지나는 동안 이재명과 민주당은 수없는 불법적 사업부 장악 음모를 시도했고 대장동 일당의 1심 선고 후 항소를 막아 7,400억 대의 범죄 수익을 안겨 줬다. 대책 없는 확장 재정으로 막대한 국가부채를 청년세대에 떠넘기면서도 진실을 호도하는 이재명 정부, 사법개혁이란 미명 하에 대통령의 사법리스크를 없애고 자신들의 하수인들로 재판부를 구성해 독재체제를 완성하려는 민주당과 이재명 대통령이다. 그런 대통령 지지도가 60%대를 유지하고 있는 것은 국민이 바보라서가 아니다. 오히려 국민의힘이 대통령과 민주당 지지도를 높여주고 있끼 때문이다.
국민의힘은 내부 갈등과 정적 제거에 몰두한 나머지 국민의 삶은 안중에도 없다. 그저 이재명 정부와 민주당을 비난하고 욕만 하면 국민이 지지해 줄 것이라고 믿는다면 그보다 더 큰 착각이 없다. 국힘의힘은 개미 한 마리의 힘도 없다. 추미애 위원장의 기괴한 법사위 운영도 막을 수 없고, 대통령실 총무비서관도 정무위에 불러낼 능력도 없다. 형, 누나 하면서 민간협회의 인사를 농단해도 막을 힘이 없다. 그런 힘은 결국 선거에서 이겨 더 많은 의석을 확보해야 나오고, 선거에 이기려면 유권자의 신뢰를 회복해 선거에서 더 많은 '표'를 얻어야만 한다.
내년 지방선거를 불과 6개월도 남기지 않은 현재, 국민의힘은 보수우파 정치세력으로서 올바른 길을 가고 있는가 자문해 보라. 국민의힘이 지금 해야 할 일은 오직 하나다. 과거를 후벼 파 내부 갈등을 증폭시키는 것이 아니라 국민의 시각에서 국민이 원하는 정책과 비전을 제시해 국민의 신뢰와 사랑을 회복하는 일이다. 맹목적 비난만 할 것이 아니라 국민의힘이 만들어갈 이 나라의 미래를 제대로 알려야 한다. 특히 이번 지방선거에는 누가 보더라도 공정하고 투명한 과정을 거쳐 국민이 동의하는 훌륭한 인재를 발굴해 주요 단체장 후보에 공천해야 한다.
보수면 보수답게 보수의 가치를 재확인하고 이를 바탕으로 서로 협력하고 똘똘 뭉쳐 오직 국민의 안위와 행복을 위해 할 수 있는 일을 찾아서 과감히, 그리고 신속히 수행해야 한다. 국민이 감동하고 동의하지 못하면 국민의힘의 미래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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