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중국이 최근 각자 발표한 주요 안보 문서에서 예전과 달리 '한반도 비핵화' 목표가 빠져 관심이 쏠린다. 미국과 중국은 북한이 다시 비핵화 협상에 나서도록 유도하는 데 가장 큰 영향력을 가진 강대국이다. 하지만 이런 문구 삭제가 한반도 비핵화에 대한 양국의 의지나 태도 변화를 반영하는 게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된다.
◆美, NSS에 북한 자체 언급 안해
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지난 5일(현지시간) 공개한 국가안보전략(NSS)은 한반도 비핵화를 전혀 언급하지 않았다. NSS는 행정부의 주요 안보 목표와 우선순위를 설정하는 가이드 라인으로 이후에 발표할 국방전략(NDS)에 구체화된다.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는 트럼프 1기 행정부 때는 NSS에 명시됐다. 2017년 NSS는 "우리는 압도적인 힘으로 북한의 침략에 대응할 준비가 돼 있으며, 한반도 비핵화를 강제할 옵션을 향상할 것"이라고 밝혀 북한 비핵화를 과제로 설정했다.
이전 정부인 바이든 정부 때도 한반도 비핵화가 담겼다. 2022년 NSS는 "우리는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로 가는 가시적인 진전을 만들기 위해 북한과 지속적인 외교를 추구하는 동시에 북한의 대량살상무기(WMD)와 미사일 위협에 맞서 확장억제도 강화할 것"이라고 명시했다.
다만 그간 트럼프 2기 행정부는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가 행정부의 대북 정책 목표라는 입장을 확인해왔으며, 지난달 13일 발표한 한미 정상회담 공동 팩트시트에도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를 명시했다.
일각에서는 트럼프 행정부에서 한반도 비핵화의 우선순위가 낮아진 게 아니냐는 관측부터, 향후 북한과 대화 재개에 대비해 북한을 자극하지 않으려는 외교적 유연성 유지일 수 있다는 견해가 나오고 있다.
하지만 향후 발표될 국방전략(NDS)에서는 북한의 핵무기가 실질적인 위협이라는 사실이 달라지지 않은 만큼 어떤 형태로든 다뤄질 것으로 전망된다.
◆中 백서에도 한반도 비핵화 생략
중국 백서에도 한반도 비핵화 문구가 생략됐다. 중국이 북한을 핵무장 국가로 '암묵적으로 용인'해 미국을 견제하려는 게 아니냐는 평가가 나온다.
6일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보도에 따르면 중국은 지난달 27일 '신시대 중국의 군비 통제, 군축 및 비확산'이라는 제목의 백서를 발표했다. 이 백서에서 '한반도 비핵화를 지지한다'는 문구가 이례적으로 생략됐다.
이번 백서는 "중국은 조선반도(한반도) 문제에 대해 공정한 입장과 올바른 방향을 견지하고 항상 한반도의 평화·안정·번영에 힘써왔으며 반도 문제의 정치적 해결 과정에 전념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중국은 관련 당사국이 위협과 압박을 중단하고 대화와 협상을 재개해 정치적 해결을 촉진하며 한반도의 장기적 안정과 평화를 실현하는 데 건설적인 역할을 발휘하기를 촉구한다"고 적시했다.
앞서 2005년 9월에 발표한 이전 백서에서는 "관련 국가들이 한반도, 남아시아, 동남아시아, 중동 등에서 비핵지대를 설립한다는 주장을 지지한다"는 문구가 있었다.
중국은 군축 백서뿐만 아니라 다른 공식 성명과 정책문서에서도 '한반도 비핵화'를 언급하는 경우가 줄어들고 있다. 지난해 5월 서울에서 내놓은 한중일 3국 정상회의 공동선언의 경우 '한반도 비핵화가 목표'라는 문구가 담기지 않았다. 또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 9월 만났을 때는 '한반도 비핵화'가 언급되지 않았다.
































댓글 많은 뉴스
김남국 감싼 與 "형·누나는 민주당 언어 풍토…책임진 모습 칭찬 받아야"
"조진웅, 생매장 당하지 않고 우뚝 서야, 일제도 독립운동가들 생매장"
李 대통령 지지율 62%…장래 대통령감 조국 1위
국힘 "통일교 돈, 민주당은 괜찮나?…즉각 수사해야"
배우 조진웅, '강도·강간 소년범' 의혹…"사실 확인 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