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장이 조용한 데다 진열대가 군데군데 비어 있으니 마트 상황이 예전 같지 않다는 게 실감나요."
기업회생 절차를 밟는 홈플러스의 유동성이 급격히 악화되면서 납품 축소·중단이 가시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번지고 있다. 삼양식품, 아모레퍼시픽 등은 하반기 들어 납품을 조절하고 나섰다. 거래처 이탈 움직임이 본격화할 경우 대구 동촌점을 포함한 지점들의 폐점 시기가 앞당겨질 것으로 전망된다.
10일 오전 방문한 홈플러스 남대구점·동촌점·상인점 등 일부 지점에서는 납품 차질로 인한 매대 변화가 포착됐다. 라면 진열대는 삼양식품 제품 재고가 부족한 모습이었다. 대표 제품인 '삼양라면'과 '짜짜로니'를 매대에서 찾아보기 어려웠고, '불닭볶음면'은 재고를 소량 진열해둔 식이었다.
행사용 매대 상당 부분을 PB(자체 브랜드) 상품인 휴지나 커피 등으로 채워둔 모습도 쉽게 발견됐다. 화장품 진열대 대부분을 기초화장품이 아닌 생활용품이나 PB 상품으로 채우고, 식품 매대 일부를 행사 상품 코너로 활용하면서 물건을 듬성듬성 진열해 둔 곳도 있었다.
라면과 화장품은 최근 홈플러스 공급에 차질이 생긴 제품군이다. 유통업계에 따르면 아모레퍼시픽은 지난 8월 홈플러스 납품을 중단했으며, LG생활건강은 납품 물량을 조절하기 시작했다. 삼양식품도 지난달 대금 지급 문제를 이유로 상품 공급을 일시 중단한 바 있다. 홈플러스는 종합부동산세와 전기요금 등을 920억원가량 미납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홈플러스는 일부 상품 공급에 차질이 발생했으나 납품이 중단된 건 아니라는 입장이다. 삼양식품 상품은 공급이 일시 중단됐다가 대금을 지급한 이후 재개된 상황이라고 주장했다. 홈플러스 대표 상품인 '보먹돼'(보리 먹인 돼지)의 경우 공급사와 내년 물량을 확대하기로 한 점을 강조하기도 했다.
매장 운영 불안정이 점차 가시화하고 거래처 이탈세가 강해질 경우 홈플러스 지점들의 폐점 속도가 앞당겨질 수 있다는 전망도 제기된다. 홈플러스는 동촌점 등 전국 15개 점포 폐점을 예고했다가 '협력사 물품의 정상적 공급' 등을 조건으로 이를 보류한 상태다. 동촌점이 문을 닫을 경우 대구 홈플러스 대형마트 수는 5개로 줄어들게 된다.
홈플러스 관계자는 "회생절차 개시 후 3개월 만에 소상공인 회생채권을 전액 상환했고 중견 규모 이상 대기업들의 회생채권은 협의가 이뤄진 일정에 따라 순차적으로 변제 중"이라며 "최근 현금 흐름이 악화하면서 일부 대기업 회생채권과 납품 대금 지급이 늦어지게 됐고 이에 따라 일부 상품의 납품이 지연되거나 물량 조절이 이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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