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속되는 경기 침체 및 예산 삭감 등 여러 힘든 여건 속에서도 올해 대구 문화계는 힘차게 한 해를 달려왔다. K-컬처 열풍 속 세계 곳곳에서 대구의 이름을 알렸고 국제적인 축제들을 개최하며 위상을 확고히 했다. 다만 대구문화예술진흥원 출범 4년 차, 조직 내 문제들이 수면 위로 떠올랐고 부산과의 문화인프라 격차가 본격화하는 등 위기도 적잖았다. 한 해를 돌아보며 3편에 걸쳐 대구 문화계를 돌아본다.
상) 내실 다졌던 공연계
올해 공연계는 '국제성'과 '지속성'을 키워드로 안정적인 관객 기반과 해외 교류 실적을 쌓으며 뚜렷한 존재감을 드러냈다. 하지만 비수도권 최대 공연 도시를 놓고 경쟁해온 부산이 드림씨어터와 부산콘서트홀을 앞세워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하면서, 두 도시 간 공연시장 격차는 한층 벌어지는 양상이다.
◆점유율로 증명한 대구 축제
지난 9월 26일부터 11월 8일까지 44일간 진행된 제22회 대구국제오페라축제는 메인 오페라 4편 '일 트로바토레', '카르멘', '피가로의 결혼', '오르페오와 에우리디체'를 비롯해 창·제작 콘체르탄테 '미인', 한·일·중 갈라 콘서트까지 모두 6건 11차례의 메인 프로그램을 선보였다. 축제 기간 누적 관객 수는 2만3천여 명에 달했으며 객석 점유율은 83%를 기록하며 대구국제오페라축제가 안정적인 관객 기반을 갖춘 축제로 자리잡았음을 입증했다.
상반기에는 제19회 대구국제뮤지컬페스티벌(DIMF)이 6월 20일부터 7월 7일까지 18일간의 여정과 함께 평균 객석점유율 64%를 기록하며 안정적인 관객 유입을 이끌어냈다. 역대 최다 30편의 작품들로 관객들과 만났으며, 올해는 '어쩌면 해피엔딩'의 토니상 수상으로 국내 창작지원작이 특히 주목받으며 점유율에서도 두각을 나타냈다. 그중 '시디스: 잊혀질 권리'는 89.48%의 객석점유율로 특별공연, 무료 상영 공연을 제외하고 전체 작품 중 가장 높은 점유율을 기록했다.
클래식 분야에서는 대구콘서트하우스가 주최한 '2025 월드오케스트라페스티벌'이 국제 무대와의 연결성을 한층 강화했다. 9월 19일부터 11월 19일까지 이어진 이번 페스티벌에는 해외 오케스트라 6개 단체와 국내 오케스트라 10개 단체 등 총 16개 팀이 참여해 17회의 다양한 공연을 선보였다.
◆국제협력 성과 풍성한 한해
대구오페라하우스는 지난 7월 22일부터 26일까지 에스토니아 '사아레마 오페라 페스티벌'에 공식 초청받아 자체 제작 오페라를 선보였다. 이번 초청은 유네스코 음악창의도시 간 협력사업의 일환으로, 에스토니아 국립극장 '에스티 콘서트'와의 교류를 기반으로 성사됐다. 지속적인 국제 협력의 결과물이 무대 위 성과로 이어졌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이번 페스티벌에서는 윤이상의 '심청', 글룩의 '오르페오와 에우리디체', 푸치니의 '나비부인' 등 전막 오페라 3편을 비롯해 대구시립국악단이 참여하는 국악 공연 '달구벌의 향, 취', 그리고 축제의 피날레를 장식할 오페라 갈라 콘서트까지 총 5일간 5회의 무대를 준비했다. 이번 성과는 대구 공연예술이 교류 단계를 넘어 본격적인 수출과 협업의 단계로 나아가고 있음을 보여줬다.
대구시립교향악단도 지난 9월 대구콘서트하우스의 '2025 월드오케스트라 페스티벌 인 재팬'을 통해 후쿠오카를 시작으로 히로시마, 오사카에서 도시 순회공연을 가졌다. 일본 피아니스트 카네코 미유지와 협연한 라흐마니노프 피아노 협주곡 제2번으로 문을 열고, 라흐마니노프 교향곡 제2번으로 끝을 맺었다.
도시별 공연장 음향과 맞물려 대곡의 구조가 이상적으로 연주되며, 현지 관객들은 기립박수를 선사하는 등 깊은 감동을 표현했다. 이번 순회공연 역시 대구콘서트하우스와 오사카 더 심포니홀이 체결한 클래식 전용극장 간 업무협약을 바탕으로 성사됐다.
수성아트피아와 카를스루에 국립극장 간 문화예술 협약 일환으로 지역 출신 성악가 소프라노 우은빈과 베이스 이기현도 독일 카를스루에 국립극장의 시즌 마지막 특별 콘서트 무대에 올랐다. 전석 매진을 기록한 공연은 현지 관객들의 뜨거운 호응 속에 공연을 마쳤다.
하지만 비수도권에서 가장 많은 공연이 열리며 유사한 실적을 보이던 두 지역인 부산과 대구는 올해 부산이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하며 격차를 가속했다. 배경에는 1천727석의 대규모 좌석을 지닌 드림씨어터와 올해 6월 개관한 부산콘서트홀을 기반으로 부산이 대형 공연을 유치하고 관객 유입의 선순환을 이끈 것으로 보인다. 갈수록 부산과의 격차가 커지면서 지역 공연업계는 공연 인프라 확충 및 공연 활성화 등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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