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방송: 매일신문 유튜브 〈이동재의 뉴스캐비닛〉 (평일 07:30~08:30)
- 진행: 이동재 매일신문 객원편집위원
- 대담: 노재승 블랙트라이브 대표
▷이동재 매일신문 객원편집위원(이하 이동재): 커피 관련 잡지도 운영하고 계시고, 커피 유통업도 하고 계시죠?
▶노재승 블랙트라이브 대표(이하 노재승): 네. 지금 온라인 매거진 '블랙워터 이슈'라는 걸 하고 있고, 그리고 좋은 커피들을 선별해서 판매하는 '포어르'라는 업체도 운영하고 있습니다.
▷이동재: 커피 관련해서 여쭤볼 게 너무 많아가지고요. 일단, 요즘 카페 폐업이 많다고 해요. 커피 업계에 오래 계신 분으로서 지금 상황을 간단하게 요약해 본다면 어떻습니까?
▶노재승: 제가 커피 업계에 입문한 지 10년이 넘었는데, 오랜 기간 동안 카페 산업은 계속 호황이었습니다. 계속 성장하는 산업이고, 카페 시장이 포화다 이런 표현도 언론에서 많이 나왔지만 실제로 포화였던 적은 없어요. 계속 성장만 했단 말이죠. 근데 그게 2023년부터 감소세로 전환이 되면서, 2024년 작년에는 1만2천 개의 카페가 폐업을 했다고 통계적으로 나오고요. 물론 한 1만 개 정도가 또 생겼지만, 이제 감소세가 좀 더 확대되는 거죠. 근데 올해 현장의 분위기를 저희는 알고 있으니까, 업계 관계자들은 아마 2025년 통계가 나온다면 더 많은 폐업이 있을 거라고 예상하고 있습니다.
▷이동재: 일단 카페가 전반적으로 몇 개 정도 돼요? 전국적으로.
▶노재승: 커피 전문점, 카페, 일반 음식점, 베이커리 카페 이렇게 구분되는 경로는 좀 다양하지만, 일반적으로는 10만 개 이상으로 보고 있고요.
▷이동재: 일반적으로 우리가 커피 마시러 가는 그런 카페?
▶노재승: 우리가 카페라고 인식할 수 있는 곳들, 편의점이나 이런 것들을 제외하고 그런 곳들은 10만 개다, 이렇게 보고 있습니다.
▷이동재: 10만 개 정도 되는데, 만 개가 넘게 작년 기준으로 1만 2천 개. 그 정도가 없어지고 있는 상황이고, 올해는 더 심할 것 같다, 이렇게 말씀하셨고. 그러면 이유가 있을 거 아니에요? 올해 같은 경우에 특히 고환율. 고환율 원가 폭등 이게 심각하다는 거 아니에요? 수치상으로 봤을 때도 5년 전에 비해서 지금 원가, 원두 가격이라고 해야 되나요? 이게 4배 가까이 올랐다. 전 세계적으로 한 3배 정도인데, 한국은 달러 환율 때문에 4배 가까이 올랐다.
▶노재승: 네. 그게 약간 과장된 수치처럼 보일 수도 있는데 실제로 그렇습니다. 이제 커피 생두라고 하는데요. 로스팅하기 전 상태요. 그 상태로 무역 거래를 하니까요. 생두의 가격은 국제 선물지수, 선물 가격을 기준으로 해서 정해지는데요. 그 가격이 브라질 아라비카 원두에 결부되고, 아라비카에 프리미엄·디퍼런셜 이런 게 붙어서 다른 나라의 커피 가격들도 정해지는 건데요. 브라질이 워낙 커피 최대 산지다 보니까 브라질 커피 가격이 항상 기준이 됩니다. 그런데 평소에는 크게 기후나 이런 것들에 대한 이슈가 없을 때는 보통 커피 지수가 kg당 100센트대, 그러니까 1달러 대 정도가 되는 게 일반적이었어요. 그런데 올해 450까지 올라갔으니까요. 3배 정도가 올라간 게 맞는 분석이고, 거기에 환율 리스크까지 더해져서 4배 정도가 된다. 이거는 맞는 분석인 것 같습니다.
▷이동재: 커피에 뭐, 병 같은 게 걸린 거예요? 왜 이렇게 올라갔어요?
▶노재승: 일단 기후 변화 때문에 이거 말씀드리자면 좀 길지만 요약해서 말씀드리면, 로부스타 가격이 아라비카 밑에 형성하게 되는데 로부스타 가격이 먼저 오르면서 수확량이 줄어서 그런 거죠. 그러면서 아라비카 가격을 밀어 올렸고요. 커피 선물지수라는 거는 워낙 이게 세계 2대 교역품이기 때문에 변동성이 크지 않은 시장인데, 이례적으로 빠른 움직임을 보이니까 미국의 헤지펀드나 이런 투자 자본들이 들어오기 시작한 거죠. 그러면서 상승을 가속화시켰고, 거기에 트럼프 정부의 관세 정책이나 이런 것들도 약간 기름을 얹어가지고 훨씬 더 크게 변동하는 시장이 된 거죠. 그때 커피 가격, 특히 커피 생두를 수입하고 무역하고 로스팅하고 판매하는 커피 원물에 해당되는 산업군에 있는 모든 종사자들이 굉장히 어려움을 겪었습니다.
▷이동재: 커피 같은 경우에도 원유처럼 달러로 결제하는 건가요?
▶노재승: 그렇죠.
▷이동재: 아니 원화도 기축통화 비슷하게 좀 어떻게 안 됩니까?
▶노재승: 그게 우리나라에도 커피 농장이 있거든요. 제주도나 고흥 이런 데 있는데, 그거는 원화로 결제가 돼요.
▷이동재: 하하. 아니 그러면 원가 상승이 지금 즉각적으로 반영이 되는 구조 같은데. 그러니까 환율 리스크를 막을 구조도 없어요?
▶노재승: 그렇죠. 왜냐하면 제조업의 경우에는 원재료를 해외에서 사오더라도 일부 물량을 수출함으로써 환율 리스크를 헤지할 수 있는 요소가 있는데, 커피는 대부분 수입에 의존하고 있고요. 커피 원물뿐만 아니라 커피 매장을 운영하는 데 들어가는 에스프레소 머신이나 그라인더나 이런 것들도 사실상 문화가 유럽에서 온 거기 때문에 유럽발·미국발 제품들이 많습니다. 그러다 보니까 달러·유로화로 결제를 하게 되고, 반면에 우리나라에서 수출하는 커피 품목은 상대적으로 적어요. 맥심 커피믹스 정도 될 것 같은데요. 그러다 보니까 그런 헤지가 안 되는 경향이 있습니다.
▷이동재: 제가 또 궁금했던 부분이, 일반적으로 우리가 카페라고 했을 때 카페에서 순수익이 몇 퍼센트 정도 되나요? 매출 대비해서.
▶노재승: 글쎄요. 이거는 카페 형태가 워낙 다르고 케이스 바이 케이스 이러다 보니까, 10% 정도 나온다고 하면 그냥 괜찮은 수준이죠.
▷이동재: 인건비 뭐 이런 거 저런 거 다 떼고 10% 정도요?
▶노재승: 그렇죠.
▷이동재: 저는 주로 1800원짜리 이런 커피 먹거든요. 1500원, 2000원짜리 이런 거 먹는데 그런 경우에도 그러면 한 개 팔아서 한 200원 남는 거네요. 그러면.
▶노재승: 그렇죠. 결과적으로는 그렇다고 봐야 되는 거죠. 훨씬 더 높은 수익률을 기대하고 창업을 하지만, 실제로는 한 10%대 이 정도 된다, 이렇게 보고 있습니다.
▷이동재: 그런 식으로 지금 수익이 얼마 되지 않고 있는데 여기다가 정부가 일회용 컵 이런 얘기를 하고 있으니 답답할 것 같긴 합니다. 일단 여러 가지 힘들겠다라는 생각이 들고요. 카페들은 그러니까 이번에 환율이 폭등하기 전에도 힘들지 않았습니까?
▶노재승: 사실 금리가 먼저 오르면서 카페를 자기 자본 100%로 하는 분들도 계시겠지만, 더 많은 분들은 대출도 끼고 융자를 이용하면서 카페를 운영하시는 분들이 많을 텐데 그게 자영업의 현실이죠. 그런데 고금리 리스크가 닥치면서 가처분 소득이 줄어들고, 그러다 보니까 내가 당장 내야 되는 이자도 많은데 소비자들도 가처분 소득이 줄어드니까 커피 소비를 줄이고 하면서 굉장히 어려운 시기가 있었어요. 그게 2024년에 1만2천 개 폐업의 직격탄을 매겼다고 보여집니다. 그런데 올해 들어서 금리가 조금 안정세를 보이는 경향이 있었잖아요. 조금 내려왔잖아요. 그런데 거기에 고환율 리스크가 더해진 거죠. 아까 말씀드렸던 커피 지수가 폭등하는 국면도 있었고요. 그래서 지금은 약간 이중고, 삼중고가 겹쳐지면서 사면초가인 상태라고 보시면 될 것 같습니다.
▷이동재: 사면초가인 상태다. 그러면 아직 안 망한 곳들도 있잖아요. 안 망한 업체들은 그래도 할 만해서 지금 버티는 거예요?
▶노재승: 어쩌면 그때 접는 게 낫지 않았을까 생각하는 분들도 계실 수도 있어요. 사실 생활이 어려워도 내일은 괜찮을 거야, 앞으로는 좋아지겠지라는 희망을 갖고 있으면 좀 살기가 낫잖아요. 그런데 지금은 환율이 떨어질 기미도 안 보이고 소비가 괜찮아질 거라는 전망도 안 보이다 보니까 이걸 언제까지 해야 되나 이런 생각을 하면서 자영업을 마지못해서 유지하는 분들도 많이 계시죠.
▷이동재: 알겠습니다. 댓글 보니까 정치권에서 커피 원가 120원 논란이 있긴 했었죠. 그때 화제가 많이 되긴 했었는데, 그거는 어떻게 보셨어요?
▶노재승: 그때 제가 나와서 말씀드린 대로, 그건 현장 모르고 하는 소리고 잘 모르는 분야에 대해서 자꾸 정치인들이 얘기하는 거에 대해서 제가 비판을 많이 했었는데요. 오늘 다룰 주제, 이 컵값 200원 따로 계산하는 유상 컵 서비스라고 해야 할까요? 이것도 사실상 현장에 대해서 전혀 모르는 분들의 어떤 정책 실패라고 진단하고 있습니다.
▷이동재: 기후에너지환경부. 기후부에서 요즘에 일회용 컵 정책을 꺼냈습니다. 일회용 컵 정책. 이게 뭐냐면 컵 따로 계산제예요. 근데 이게 말이 자주 바뀌고 있어요. "컵 따로 계산제가 컵값을 더 내는 게 아니라 이미 내고 있던 컵값을 영수증에 별도 표시하는 것으로서 컵 따로 계산제는 음료 가격 인상 요인이 아니다"라고 지금 기후부가 얘기를 하고 있습니다. 그러니까 컵이 있는데, 이 컵을 우리가 따로 계산을 더 하는 게 아니라 영수증에 이 컵은 200원짜리입니다 이렇게 별도 표시한다는 거예요. 그래서 이것 때문에 오르는 건 아니다라고 하고 있는데, 왜 이 얘기까지 나오게 됐는지 설명을 해 주세요.
▶노재승: 구차한 변명이죠. 변명이 대통령실 업무보고 때, 기후부 업무보고 때 나온 얘기인데요. 탈플라스틱 정책의 일환으로 테이크아웃 컵, 그것도 플라스틱 컵만, 종이컵도 아니고요. 종이컵은 해당이 없습니다. 플라스틱 컵에 대해서만 100원에서 200원 정도, 점주 자율로 하되 부과는 의무로 해서 컵을 따로 계산하도록 만들겠다. 그렇게 해서 플라스틱 소비를 줄이겠다, 이게 기후부의 입장이었는데요. 2027년부터 그거를 의무화하겠다 뭐 이렇게 얘기가 나오면서 사실상 많은 비판을 받았습니다. 그러자 나온 궁색한 변명이 아까 앵커님께서 말씀하셨던 가격을 올리는 요인은 아니고 영수증에 따로 표기하는 거다라는 거죠.
▷이동재: 영수증에 표기는 왜 해요? 그러면 그냥 하던 대로 하면 되지.
▶노재승: 무슨 의미일까 제가 곰곰이 생각을 해봤거든요. 그런데 언론 보도에도 그렇게 나오더라고요. 기후부의 입장이, 그게 장관의 입장인지는 모르겠지만, 국민들이 실제로 내가 플라스틱을 이렇게 돈을 내고 소비하고 있구나라는 걸 인지시킴으로써 플라스틱 소비를 줄이게 해주겠다 약간 이런 건데요. 제가 그거 보면서 그런 생각이 들었어요. 같은 맥락에서 대통령실 업무보고에서 나왔던 얘기 중에 북한의 노동신문을 우리 국민들이 봐도 괜찮다. 우리 국민들이 그거 본다고 해서 선동되거나 휘둘릴 만한 수준의 국민들이 아니다 이런 얘기가 있었잖아요. 그런데 플라스틱 컵에 대해서는 영수증에 표기하지 않으면 이 플라스틱 컵이 하늘에서 떨어진다고 국민들이 생각한다고 보는 걸까요?
▷이동재: 그리고 영수증에 그런 내용이 표기가 된다고 하는데, 영수증을 다 받아야 되는 건지 그것도 궁금하고요. 그다음에 또 하나 궁금한 게, "이 집은 그러면 100원짜리 쓰네, 200원짜리 쓰네" 이런 것도 다 알 거 아니에요? "왜 이렇게 싼 거 써요?" 이렇게 생각할 수도 있을 것 같아요.
▶노재승: 네, 그렇습니다. 그게 업계 관계자들의 불만이 나오는 부분인데요. 과거에 일회용 컵 보증금 제도가 있었다가 실효성이 없어서 폐지된 바 있고, 또 플라스틱 빨대를 제공하지 못하게 해서 종이 빨대를 썼다가 그게 오히려 환경과 국민 건강에 악영향을 준다고 해서 또 폐지가 됐잖아요. 이런 식으로 정책을 내는 입장에서는 별 생각 없이, 고민 없이 정책을 뱉으면 현장에서는 그걸 가지고 소비자들을 끊임없이 설득하고 설명해야 되는 부담과 책임을 안게 되는 겁니다. 김성환 장관이 그런 얘기했어요. 컵값을 100원 받든 200원 받든 점주 자율에 맡기겠다. 이게 마치 점주를 배려하는 것처럼 표현을 하지만, 정책을 낼 때는 정확하게 내줘야 되는 거예요. 이거는 200원입니다. 정책적으로 200원이고 앞으로 변하지 않을 겁니다. 이렇게 가야 되는데, 어디는 적용되고 어디는 적용이 안 되고, 종이컵에는 적용이 안 되고 플라스틱 컵에는 적용이 됩니다. 100원 하셔도 되고 150원 하셔도 되고 200원 하셔도 됩니다 하면, 현장에서는 사실 모든 국민들이 이런 뉴스들을 다 챙겨보시는 건 아니고 또 영수증을 매번 받아서 내가 낸 이 금액 안에 커피 음료의 가격과 플라스틱 컵의 가격이 포함돼 있는지 새로 포함된 건지 이런 거 체크하지 않는 분들도 있기 때문에 그 변화를 감지하는 순간 소비자들이 질문을 할 수밖에 없어요. 이거 왜 따로 추가되는 거죠? 종이컵은 안 받는데 왜 플라스틱 컵은 받죠? 저기는 100원인데 왜 여기는 200원이죠? 이런 걸 전부 현장에서 설명해야 되는 부담이 카페 종사자들에게 전가되는 거예요.
▷이동재: 안 그래도 지금 환율이 올라가서 업주들이 짜증 나는데.
▶노재승: 그리고 러쉬타임은 아시다시피 직장인들이 많은 오피스 상권에서 정말 숨 막히게 빠르게 돌아간단 말이에요.
▷이동재: 그날 매상이 점심시간에 나오는 거죠.
▶노재승: 결정되는 거죠. 그러다 보니까 점심시간 안에 얼마나 판매하느냐가 관건인데, 소비자들로부터 그런 질문이 나오면 업무에 로드가 생기고, 하루 매출에 영향이 생기겠죠.
▷이동재: 그러니까 원래 아까 말씀하셨던 일회용 컵 보증금제 말씀하셨는데, 이게 예전에 한 번 도입이 됐다가 없어졌나요? 그때 보증금제가 음료 판매 시에 보증금 300원을 포함해서 받고, 소비자가 컵을 반환하면 이를 환급하는 방식이다라고 했었는데.
▶노재승: 네, 맞습니다. 2002년에 도입했다가 2008년에 회수율도 낮고 실효성이 낮고 국민 불편이 가중된다고 해서 폐지가 됐는데요. 사실 테이크아웃을 한다는 거는 내가 이 자리에서 계속 머물겠다가 아니라 이걸 갖고 떠나겠다는 의지로 하는 거잖아요. 차에 탈 수도 있고, 사무실로 복귀할 수도 있고, 퇴근길에 집에 갈 수도 있고, 현장을 떠나는 건데 그 300원을 돌려받기 위해서 다 마신 컵을 들고 카페를 다시 찾아가서 300원을 받아야 된다? 누가 그걸 하겠어요.
▷이동재: 저 맥주 되게 자주 마시는데, 맥주 병 한 번도 지금까지 모았다가 팔아본 적 없거든요.
▶노재승: 저는 어렸을 때 많이 해봤는데. 아무튼 그런 실효성이 없는 거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문재인 정부 때 다시 보증금 제도를 부활하겠다 해서 환경부에서 추진한 적이 있습니다. 근데 그때도 반발이 거세니까 행정도시인 세종시와 상권이 분리돼 있는 제주도에서만 한번 해보겠다 해서 제주도와 세종시에서는 지금도 하고 있는데요. 현장에 가보면 아주 설비를 잘 갖추고 있는 대형 브랜드, 그러니까 컵 보증금 제도를 무인으로 할 수 있는 설비를 갖추고 있는 곳들을 제외하고는 실제로는 유명무실화되어 있고, 지금도 정책은 제대로 돌아가지 않고 있습니다. 그러다 보니까 2002년에 있었던 일회용 컵 보증금 제도, 그리고 문재인 정부 때 도입됐던 보증금 제도의 부활을 보면서 이런 정책 실패가 이번에도 또 반복되겠구나 이렇게 생각하게 되는 거죠. 왜냐하면 사실 환경에 대한 인식은 개개인의 몫이긴 하지만, 과거에 비해서는 폐기물·쓰레기에 대한 국민적 인식이 굉장히 좋아졌지 않습니까? 과거에는 길에 쓰레기도 많았지만 요즘은 쓰레기 없고, 콘서트 끝나고 나면 관객들이 쓰레기 다 치우고 가잖아요. 그리고 플라스틱 병에도 라벨이 없는 것도 있지만 라벨이 있는 건 또 라벨 다 제거해서 버리는 국민성이 있단 말이에요. 우리나라는 환경에 대한 인식이 굉장히 높은데, 아까 말씀드렸다시피 영수증에 이렇게 표기해 주지 않으면 인식을 못한다는 식으로 국민 수준을 너무 낮게.
▷이동재: 근데 "선진국에서는 텀블러를 들고 다닙니다. 북미에서는 텀블러를 들고 다닙니다" 이럴 수도 있잖아.
▶노재승: 그게 굉장히 유치한 생각인 게요. 북유럽이나 북미 같은 선진국들에서는 텀블러 사용을 장려하고 있고 보증금 제도로 하는 곳도 있다, 맞습니다. 그런데 라이프스타일이 다르잖아요. 그 나라는 조금 더 여유롭고 오랜 경제 기반이나 국가의 산업 기반을 통해서 슬로 라이프가 가능한 곳이고, 대한민국은 특히 서울이나 경기 수도권 같은 대도시의 경우에는 빠르게 돌아가는 패스트 라이프스타일이 적용되어 있는 곳이잖아요. 그리고 그게 내 선택에 의해서가 아니라 빠른 처리, 빠른 이동, 빠른 해결, 빠른 업무 처리 이런 것들이 요구되는 삶을 살고 있잖아요. 기자님도 얼마나 힘드십니까? 매일신문 앵커 진행하시면서.
▷이동재: 힘들지 않아요. 행복합니다.
▶노재승: 패스트 라이프로. 그러다 보니까 라이프스타일의 차이를 인정하지 않고 북유럽에서는 한다, 북미에서는 한다, 우리도 할 수 있다 이거는 거의 유아적인 발상이라고 봐야죠.
▷이동재: 유아적인 발상이다. 그리고 생각해 보니까 또 우리나라 커피 같은 경우에도 배달을 엄청 많이 하거든요. 배달할 때는 특히 일회용 컵을 쓸 수밖에 없으니까 그런 생각이 들고요. 그다음에 제가 사진 하나를 준비해 봤는데, 업무보고에서도 오른쪽 물잔 위에 보면 저게 일회용 덮개라는 소리가 있어요. 일단 김성환 장관입니다. 그런데 일회용 덮개를 썼다라는 지적이 있습니다.
▶노재승: 네. 대통령실 업무보고 현장 사진을 찾아보시면 아시겠지만 모든 배석자들에게 컵과 물이 저렇게 지급되어 있고, 저기에 일회용 덮개가 올라가 있어요. 근데 플라스틱만 일회용인 건 아니잖아요. 근데 본인들은 공기 중에 떠다니는 먼지도 종종 마시곤 하는데, 컵에 들어가는 먼지 몇 개 안 먹겠다고 저 일회용 덮개를 쓰는 건 괜찮고, 소비자들이 편리하게 이동하면서 음료를 즐기겠다고 테이크아웃 컵을 쓰는 거는 규제해야 되는 대상이고 이건 너무 내로남불이다, 이런 생각이 들고요. 아까 배달 관련해서 말씀하셔서 생각난 건데, 타 산업을 걸고넘어지자 이런 건 아니지만 여러분들 배달 음식을 한번 주문하시면 한 번 발생하는 플라스틱의 양을 한번 생각해 보십시오. 족발이나 치킨 같은 걸 배달시켰을 때, 스시나 초밥 같은 걸 배달시켰을 때 작은 소스, 다진 마늘 이런 것들 하나하나를 따로 담기 위해서 얼마나 많은 쓰레기가 생깁니까? 한 대여섯 개 오죠. 그런데 그런 쓰레기들에 대해서는 아무 말 없이 왜 맨날 카페만 갖고 난리인지, 저는 커피 업계 종사자로서 이 지점이 굉장히 분노스러운 거예요. 과거에도 보증금 제도, 플라스틱 빨대 때도 그랬지만, 일회용품을 사용하는 업계들은 굉장히 많이 있는데 왜 그들은 건드리지 않고, 왜 만만한 게 카페라고 맨날 카페 하는 자영업자들만 타깃으로 해서 이렇게 쉽게 정책을 내고 또 철회를 하는지. 만약에 정책을 이런 식으로 또 한 번 카페 업계를 대상으로 내고 싶다면, 정부 차원에서 앞서 진행했던 보증금 제도의 실패를 사죄드립니다. 플라스틱 빨대를 죄악시하고 종이 빨대를 사용하도록 했던 그런 기조를 반성하고 사죄드립니다라는 메시지가 먼저 나와야지, 계속 정책 실패하면서 카페 사업자들 괴롭혔으면서 지금 와서 또 200원을 받고 이걸 소비자들에게 설명하는 역할을 카페 사업자들에게 떠넘긴다? 이거는 카페 사업자들이 그동안 너무 가만히 있었기 때문에 그런 거 아닌가 싶습니다.
▷이동재: 카페 민노총 이런 거 없어요?
▶노재승: 그런 협동조합, 작은 협회 이런 것들은 있는데, 자영업자들 베이스다 보니까 실제로 현업에 바쁘게 종사하시는 분들은 협회를 조직하고 나와서 투쟁하고 이런 거 못해요. 아시다시피 민노총이나 이런 분들도 현업에 안 계신 분들이 하는 거지 않습니까?
▷이동재: 예, 알겠습니다. 한두 가지만 더 다뤄보는 걸로 하고 일단 이 정책이 실제로 어떤 영향을 주게 될지. 비용 갈등, 결국 누가 부담하게 되는지 소비자 부담인지 업주 부담인지.
▶노재승: 표면적으로 보면, 아까 말 바꾸기를 한 번 했지만 3천 원짜리 커피에 200원짜리 플라스틱 컵을 추가로 지급받아라가 원래 워딩이었거든요. 그런데 기후부에서 말을 바꾸지 않는다 하더라도 자연스럽게 경쟁에 의해서 수렴하게 될 겁니다. 예를 들어 3천 원짜리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컵값을 추가해서 3200원을 받게 되면, 주변에 있는 다른 카페는 3100원으로 컵값을 100원으로 하는 곳이 있을 거고, 어떤 곳은 커피 가격을 2800원으로 내리고 컵값을 200원 넣으면서 영수증에는 표기되지만 실제로는 소비자들에게 체감이 안 되게, 똑같이 3천 원을 지불하게 하는 이런 식으로 시장이 환경에 적응을 하게 될 겁니다. 그래서 정부에서 의도했던, 기후부에서 상상했던 의도는 전혀 먹혀 들어가지 않고 시장에서는 이 정책에 적응하면서, 결과적으로는 이 정책이 또 실효성이 없구나 하면서 자연스럽게 또 폐지될 거다. 저는 이렇게 보고 있습니다.
▷이동재: 알겠습니다. 만만한 게 카페 사장이냐라는 말이 기억에 남습니다. 커피 업계에 오랫동안 종사한 사람으로서, 이 나라의 청년으로서, 기업인으로서 마지막으로 정부에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노재승: 이거는 이재명 정부를 타깃으로 하는 건 아닙니다. 이 정책을 하는 장관이나 대통령 관계자분들, 부처 관계자분들께 드리고 싶은 말씀은, 여러분들이 현장을 모른다는 가정 하에 이런 정책을 낼 때 조금 더 심도 있게 고민하시고 현장의 목소리를 반영해서 정책을 내셔야 된다고 생각해요. 김성환 장관도 이력을 보니까 국회의원 보좌진 출신으로 구의원·시의원·구청장·국회의원, 관료만 쭉 하셨던 분인 거예요. 실제로 카페에서 아르바이트는 해보셨을까요? 법대 나오셨고요. 그러니까 현실을 전혀 모르는 분이 이런 정책을 결재하고 드라이브를 건다는 건 굉장히 위험한 거고요. 카페가 10만 개라고 하지만 그 10만 개의 카페에 엮여 있는 사람들의 삶을 생각해 보면 훨씬 더 파급력이 큽니다. 여러분들이 잘못 던진 돌 하나에 많은 자영업자들이 폐업을 하게 되고, 폐업한 자영업자들이 생계의 위협을 받아요. 그리고 현장에서 보이지 않는 많은 곳들에서 소비자들과 카페 업계 종사자들이 갈등을 겪기도 하고, 설명하는 과정에서 갈등 해소 비용 같은 것도 겪기도 합니다. 여러분들은 편하게 어쩌다 한 번씩 카페에 가서 커피 한 잔 사 마시는 곳이 어떤 분들에게는 치열한 생존의 현장, 삶의 현장이라는 걸 인지하시고, 이런 정책 내실 때 제발 현장의 목소리를 귀담아들으시고 정책을 내시면 좋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이동재: 댓글에도 지금 카페 하시는 분들 댓글이 올라오고 있거든요. 저도 개인적으로 궁금했던 게, 주변에 회사원 친구들이 그만두고 카페 하고 싶다, 카페 하면 잘될 것 같은데. 얘기하거든요.
▶노재승: 그만두고 카페나 할까라고 생각하시는 분들이 계실 거예요. 아마 시청자분들 중에서도 그런 생각 자주 하실 텐데요. 옆에서 "그래, 좋은 생각이야. 한번 해봐" 하는 분을 멀리하십시오. 그러시면 여러분들의 삶이 조금 더 나아지실 겁니다. 그만큼 많은 준비와 경험을 바탕으로 해야 성공할 수 있다는 말씀이에요.
▷이동재: 알겠습니다. 저희 지금까지 노재승 대표와 함께 했습니다.
▶노재승: 파이팅 하시고 또 불러주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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