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 인구 감소와 산업 구조 변화, 청년 유출은 더 이상 특정 지역만의 문제가 아니다. 이러한 변화 속에서 대학의 역할 또한 근본적으로 재정의되고 있다. 단순히 인재를 배출하는 기관을 넘어, 지역과 함께 문제를 해결하고 미래를 설계하는 플랫폼으로의 전환이 요구되고 있다.
한동대학교는 이러한 시대적 요구 속에서 글로컬대학30 사업을 통해 새로운 대학 모델을 제시하고 있다. 교육과 연구, 지역 혁신을 유기적으로 연결하며, 지역 안에서 실질적인 변화를 만들어가는 노력을 본격화하고 있다.
■ 글로컬대학30, '사업'이 아니라 '구조'를 설계하다
한동대학교의 글로컬대학 사업은 개별 프로그램이나 단기 성과 중심의 접근과는 결을 달리한다. 교육 혁신(HI College), 글로벌·지역 협력(HI Alliance), 지역·산업 연계(HI Accelerator)라는 세 축을 중심으로, 대학의 교육·연구 역량이 지역과 자연스럽게 연결되는 구조를 만드는 데 초점을 두고 있다.
이 구조의 핵심은 대학 내부의 변화에 머무르지 않고, 지역과 사회 전반으로 확산되는 것이다. 학생들은 교실을 넘어 지역 현장과 글로벌 현장에서 배우고, 지역은 대학과의 협력을 통해 새로운 가능성을 모색한다.
■ 지역주민을 위한 로컬캠퍼스, '환동해지역혁신원 파랑뜰'
환동해지역혁신원은 포항을 비롯한 환동해 지역 전반을 아우르며, 교육과 연구를 기반으로 지역 문제 해결에 나서고 있다. 다양한 전공의 학생과 지역 주민이 함께 참여하는 지역혁신 프로젝트 교과목과 리빙랩 프로그램을 통해, 대학 교육이 지역 현장과 어떻게 연결될 수 있는지를 현장에서 구현하고 있다. 지역의 일상적인 문제들이 교실 안으로 들어오고, 학생들의 학습 결과는 다시 지역으로 환원되는 구조다.
이 같은 환동해지역혁신원의 활동 가운데, 가장 생활 가까이에서 체감되는 공간이 바로 로컬캠퍼스 '파랑뜰'이다. 파랑뜰은 지역 주민을 위한 개방형 교육·문화 공간으로, 대학교수진이 직접 강좌를 개설하고 학생과 시민이 함께 배우는 '학교 밖 대학'의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2025년 한 해 동안 파랑뜰 방문객은 8천322명에 달했으며, 이는 전년 대비 월평균 방문객 수가 약 200% 증가한 수치다. 설문에 참여한 지역 주민들(143명)의 강좌 만족도 조사에서는 응답자의 95.76%가 '매우 만족'이라고 답했다. 스마트폰 활용, AI 기초, 창의 드로잉, 영어, 금융 상식, 합창과 공연 등 파랑뜰에서 운영되는 프로그램은 지역 주민의 실제 삶과 맞닿아 있다. 또한 진로·창업·취업 상담을 제공하는 주민 상담소 운영을 통해, 대학의 교육 역량이 지역 주민에게 실질적인 도움으로 연결되고 있다.
파랑뜰은 지역 주민의 배움과 성장을 일상적으로 지원하는 방식으로 글로컬대학 사업의 가치를 구현하고 있다.
파랑뜰을 이용한 지역 주민들 사이에서는 대학 강의를 일상 속에서 접할 수 있다는 점에서 배움의 문턱이 낮아졌고, 지역에서도 대학 수준의 교육을 지속적으로 경험할 수 있게 됐다는 반응이 나오고 있다.
■ 지역의 일상을 세계와 연결하다, '지역의 글로벌화'
한동대학교의 글로컬대학30 사업은 지역을 단순히 '보존의 대상'으로 두지 않는다. 지역의 일상과 산업이 글로벌 환경과 자연스럽게 연결될 수 있도록, 교육과 연구를 기반으로 한 '지역의 글로벌화'를 추진하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가 글로벌친화 사업장 확대를 통한 외국인 대상 서비스 지원이다. 한동대학교는 지역 소상공인과 협력해 다국어 QR 메뉴판 서비스를 구축하고 있다. 점포 모집부터 자료 수집, 다국어 번역, 디지털 메뉴판 제작, QR 메뉴판 보급까지 전 과정을 대학이 함께 설계했으며, 총 20개 언어로 번역된 다국어 메뉴판을 지역 점포에 보급함으로써 외국인 방문객의 이용 편의를 높이고 있다. 이는 지역 상권의 접근성을 개선하는 동시에, 지역이 글로벌 환경에 대응할 수 있는 기초 인프라를 구축하는 시도다.
실제로 다국어 메뉴판을 도입한 현장에서는 외국인 응대 과정에서의 부담이 줄고, 기본적인 소통이 한결 수월해졌다는 평가도 이어지고 있다.
또한 한동대학교는 지역 시장과 관광 거점을 글로벌 콘텐츠로 재구성하는 작업도 병행하고 있다. 오천시장을 중심으로 한 숏폼 영상 콘텐츠 제작과 영일만물회거리 음식점 홍보 콘텐츠 제작을 통해, 지역의 일상 공간과 음식 문화가 디지털 플랫폼을 통해 국내외로 확산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이는 단기 홍보를 넘어, 지역의 스토리와 공간을 글로벌 관점에서 다시 해석하는 과정이라는 점에서 의미를 가진다.
■ 지역 산업의 현장에서 시작되는 글로컬 혁신, 지역산업화 연계
한동대학교의 글로컬대학30 사업은 지역 산업과의 연계를 핵심 축으로 삼고 있다. 대학의 연구 역량이 현장 문제 해결과 산업 고도화로 이어질 수 있도록, 지역기업과 함께하는 리빙랩 기반 연구와 실증 중심 협력을 추진하고 있다.
지역혁신 리빙랩을 통해 한동대학교는 제조·바이오·에너지·푸드테크 등 다양한 분야에서 지역 기업과 공동 연구를 수행하고 있다. 로봇 시뮬레이터 개발, 미생물 기반 탄소흡수 기술, 기능성 식품 연구 등은 지역 산업 현장의 수요에서 출발해 연구·실증·확산으로 이어지는 구조를 보여준다. 이 과정에서 학생과 교수진은 연구 주체로 참여하고, 기업은 실증과 사업화 가능성을 함께 검토하는 파트너로 협력한다. 리빙랩에 참여한 현장 관계자들 역시 대학의 연구와 교육이 단순한 이론을 넘어 실제 지역 문제 해결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 있는 경험이었다고 평가하고 있다.
특히 지역 기업의 글로벌 시장 진출을 위한 컨설팅과 연구 지원도 병행되고 있다. 유럽, 미국, 개발도상국 시장을 대상으로 한 진출 전략 컨설팅을 비롯해, 기후기업·푸드테크 기업을 중심으로 한 기술 검증, 탄소 감축 인증 시스템 연구 등을 통해 총 14개 지역 기업의 글로벌 진출 가능성을 지원하고 있다. 이는 단순한 자문을 넘어, 지역 산업이 글로벌 기준과 규범에 대응할 수 있도록 준비하는 과정이다.
한동대학교는 이러한 지역산업화 연계를 통해, 대학 연구가 논문과 실험실에 머무르지 않고 지역 산업의 경쟁력으로 전환되는 경로를 만들어가고 있다.
■ 교육이 닿기 어려운 곳에서 시작된 글로컬 실험, 울릉캠퍼스
한동대학교는 교육 인프라가 제한적인 지역에서도 대학이 어떤 역할을 할 수 있는지를 묻고 있다. 글로컬대학30 사업을 통해 울릉도를 단순한 지원 대상이 아닌, 교육과 연구를 통해 새로운 가능성을 함께 만들어가는 파트너 지역으로 바라보고 있다. 울릉도는 지리적 특성상 고등교육과 연구 인프라가 충분히 구축되기 어려운 지역이지만, 동시에 해양·환경·관광·바이오 분야에서 높은 잠재력을 지닌 공간이기도 하다.
한동대학교 울릉캠퍼스는 정규 대학 교육을 일방적으로 이전하는 방식이 아니라, 지역의 특성과 필요를 반영한 맞춤형 교육·연구 거점으로 기획됐다. 해양 생태, 자연환경, 지속가능 관광, 해양바이오 등 울릉도의 환경적·산업적 특성을 교육과 연구 주제로 연결하고, 학생과 지역민이 함께 참여하는 현장 중심 프로그램을 통해 지역에 필요한 인재를 길러내는 데 초점을 두고 있다. 이러한 방향성은 최근 열린 울릉도 지속가능 미래전략 및 해양바이오 혁신 심포지엄을 통해서도 공유되고 있으며, 이를 통해 교육과 연구가 지역 소멸 위기에 대응하고 새로운 성장 가능성을 모색해 나가는 흐름 속에 있다는 점을 확인하고 있다. 그 중심에는 '교육으로 지역과 함께 성장한다'는 동일한 철학이 놓여 있다.
■ 전인지능(HI) 교육 철학으로 여는 지역의 다음 장
한동대학교가 글로컬대학 사업 전반에 적용하고 있는 전인지능(Holistic Intelligence, HI) 교육 철학은 지식 습득을 넘어 문제 해결 역량과 협업, 윤리적 책임을 강조한다. 이러한 철학은 지역 연계 활동에서도 동일하게 적용되며, 학생들은 실제 지역의 문제를 학습의 출발점으로 삼고 교수진과 지역 구성원은 교육과 연구의 파트너로 협력한다. 이 과정에서 지역은 단순한 '교육 대상'이 아니라, 함께 배우고 성장하는 주체로 자리하게 된다.
한동대학교는 글로컬대학30 사업을 통해 교육의 무대를 캠퍼스 밖으로 확장하고 있다. 한동대 관계자는 "지역과 세계를 연결하는 교육, 지역의 문제를 현장에서 마주하며 새로운 해법을 모색하는 교육을 통해, 대학이 지역 사회와 어떤 방식으로 관계 맺을 수 있는지에 대한 하나의 모델을 만들어가고 있다"며 "이러한 흐름은 지금 이 순간에도 현장에서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댓글 많은 뉴스
李대통령 "시대착오적 종북몰이·망국적 부동산 투기 옹호 그만"…국힘 겨냥
李대통령 "내란 극복 대한민국, 부동산 투기 하나 못 잡겠나"
나경원 "李정권 주변엔 다주택자, 국민에겐 급매 강요"
'대장동 반발' 검찰 중간간부도 한직…줄사표·장기미제 적체 우려도
'코스피 연일 경신' 李대통령 지지율 54.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