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동성과 불확실성이 일상화된 VUCA(변동성·불확실성·복잡성·모호성) 시대, 내부감사는 조직의 생존을 좌우하는 핵심 기능입니다."
적발이 아닌 예방, 견제가 아닌 통찰. 한국철도공사(이하 코레일) 내부감사 패러다임이 달라지고 있다. 권세호 코레일 상임감사위원은 2023년 9월 취임 이후 생성형 인공지능(AI) 기반 감사시스템을 국내 공기업 최초로 도입하고 조직을 전면 재정비하며 '가치감사'를 실현해 가고 있다. 25일 대전 코레일 본사에서 그를 만났다.
권 감사는 현 경영환경을 'VUCA의 시대'로 규정했다. "경제·산업·기술 환경이 빠르게 재편되면서 공기업 역시 복합적 리스크에 노출돼 있다"며 "감사가 단순한 견제 기능에 머물면 조직은 위기에 뒤처질 수밖에 없다. 미래 위험을 예측하고 전략적 조언을 제공하는 파트너형 감사로 진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1968년 경북 문경 출신인 그는 고려대 경영학 학·석사, 미국 미시간대 MBA, 고려대 기술경영학 박사를 취득했다. 23세에 공인회계사 1·2차에 동시 합격했고, 한국·미국 공인회계사 자격을 모두 보유했다. 삼일회계법인과 PwC 싱가포르·상하이 이사를 지냈으며, 인천국제공항공사 감사위원장, 한국재정정보원 감사 등을 거쳐 현재 코레일 상임감사위원으로 재임 중이다.
◆AI로 진화한 내부감사…'Audit AX' 구축
취임 이후 2년간 그가 집중한 것은 내부통제 시스템 고도화와 리스크 예방 체계 구축이다. 3만명이 넘는 인력과 전국 사업망을 운영하는 코레일의 특성을 고려해 감사인 헌장을 전면 개정하고 조직을 재정비했다. 안전감사부와 리스크클리닉팀을 신설해 기술·안전 분야 전문 인력을 확충한 것도 이 시기다.
핵심 성과는 생성형 AI 기반 감사전문 시스템 'Audit AX' 구축이다. 과거 감사 사례와 사고 이력을 학습한 AI가 전사 리스크를 자동 분석하고 잠재 위험 요인을 탐지한다. 고위험 영역은 즉시 감사 활동으로 연계된다. 그는 "AI 분석을 통해 감사 사각지대를 줄이고 내부통제 수준을 한 단계 끌어올렸다"고 설명했다. 비전으로 내건 '가치감사, 어나더 인사이트(Another Insight)'의 핵심 도구다.
현장 사례도 눈에 띈다. 대전역 성심당 매장 임대계약 과정에서 임대료 급등으로 다섯 차례 입찰이 유찰됐다. 철수 위기에 처하자 감사실은 적극행정지원팀을 꾸리고 감사원 사전컨설팅 제도를 활용했다. 결국 합리적 수준의 신규 계약을 체결해 공공성과 지역 상징성을 함께 지켜냈다. "감사는 규정 준수와 공공가치를 균형 있게 고려해야 한다"는 그의 지론이 현장에서 구현된 사례다.
외부 평가도 따랐다. 코레일 감사실은 한국감사협회 '자랑스러운 감사인상 대상'과 '준법감사 부문 기관대상', 한국공공기관감사협회 '최고 감사인상'을 수상했다.
◆철도 르네상스 속 공기업 책임 강화
고향인 대구경북을 중심으로 본격화한 철도망 확충에 대해서도 의미 있게 평가했다. 2024년 말 개통한 대경선과 동해선, 중부내륙선, 중앙선은 지역 접근성을 높이고 산업·관광 수요를 확대하는 계기가 됐다는 진단이다. 대경선은 개통 1주년 만에 누적 이용객 500만명을 돌파했다. 동해선은 포항·삼척·강릉을 잇는 해양 관광벨트를 형성하며 높은 예약률을 이어가고 있다.
그는 "철도망 확충은 지역 경제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는다. 철도는 친환경 교통수단이자 초광역 경제 생태계를 연결하는 기반 인프라"라며 "대규모 철도 인프라 확장기일수록 공기업의 책임성과 내부통제 강화는 더욱 중요하다"고 했다.
향후 과제로는 내부통제의 사회적 확산을 꼽았다. "채용비리와 금융권 횡령 사건에서 보듯 내부통제 실패는 조직의 존립을 위협한다"며 "감사의 본질적 가치를 알리고 청렴한 조직문화를 확산하는 데 힘쓰겠다"고 밝혔다.
"철도는 지역을 잇고, 감사는 신뢰를 잇는다." 권 감사가 끝으로 남긴 말이다. "공기업의 투명성과 지속 가능성을 지키는 방파제가 되도록 끝까지 역할을 다하겠다"고 그는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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