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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장-이춘근] 이란 전쟁의 특성과 앞으로 다가올 새로운 세계 질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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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춘근 국제정치학자

이춘근(국제정치학자)
이춘근(국제정치학자)

2월 28일 아침 이란의 37년 된 철권 독재자, 소위 최고 지도자(Supreme Leader)라고 불리는 하메네이는 약 50명에 이르는 이란 정권의 요인들을 18m 깊이 지하 벙커에 소집했다. 토요일임에도 불구하고 이란 정권의 머리(수뇌)라고 할 수 있는 사람들이 모두 모였다. 그리고 하메네이의 벙커는 중국이 미국의 스텔스 전투기도 탐지하고 요격할 수 있다고 자랑하는 방공 레이더와 요격 미사일로 완전 무장하고 있었다.

이스라엘 군과 정보 당국은 이들이 모인다는 사실을 사전에 인지하고 미국과 함께 기습 공격을 감행, 공격하는 순간 하메네이를 비롯한 이란의 수뇌부를 전멸시켰다. 미국과 이스라엘은 오랫동안 이란을 뱀이라고 묘사하고 전쟁이 일어나면 뱀의 머리를 가장 먼저 치겠다고 벼르고 있었다. 하루 정도 지난 후 이란 정부도 하메네이의 죽음을 공식적으로 발표했다. 그리고 며칠 후 이란의 현자 88명이 모여서 다음 번 최고 지도자를 선출하기 위한 회의를 개최했다. 역시 이스라엘 공군은 88명이 투표용지를 들고 투표함으로 향하던 순간 그들을 전멸시키는 공중 폭격을 감행했다. 그동안 미국의 전투기들과 미사일은 이란의 군사시설을 맹폭하고 있었다.

이번 이란 전쟁은 기왕의 전쟁 및 전략 이론들을 송두리째 파괴하는 전쟁사의 첫 번째 사례가 될 것이라는 점에서 놀랍다. 서양 전쟁 이론가 중 최고임을 자타가 공인하는 프러시아 장군 클라우제비츠는 1831년 간행한 불멸의 저서 「전쟁론」(Vom Krieg)에서 전쟁이란 '적에게 나의 의지를 강요하기 위해 벌이는 일'이라고 정의하고, 그러기 위해서는 적의 급소(Center of Gravity)를 제거해야 한다고 가르쳤다. 클라우제비츠는 적의 급소를 적의 '군사력'이라고 보았다. 클라우제비츠 장군의 이 같은 가르침은 1990년 걸프 전쟁 당시까지 모든 강대국들의 기본적인 군사전략이 되었다.

1990~1991년의 걸프 전쟁에서 미국은 이라크의 군사력을 문자 그대로 궤멸시켰다. 당시 미국의 부시(41대) 대통령은 이라크 국민들을 향해 "이라크는 이제 여러분의 것이 되었다"며 후세인을 몰아내고 권력을 장악하라고 독려했다. 그러나 놀라운 일이 벌어졌다. 공화국 수비대마저 잃어버린 후세인이 이라크 국민들에게 쫓겨나기는커녕 오히려 더욱 강한 탄압을 지속하고 있었던 것이다. 이때 미국 전략가들은 독재 국가의 급소는 그 나라의 군사력이기보다는 독재자 자신이라고 믿게 되었다. 2003년의 이라크 전쟁에서 부시(43대) 대통령이 후세인을 집요하게 추적해서 체포한 후 군사재판을 거쳐 사형을 집행한 것은 클라우제비츠 전략 이론의 종막이었다. 미국은 독재 국가들과 전쟁할 경우 애꿎은 병사들과 군사력을 궤멸하려고 노력하기보다 독재자와 그 일당을 제거하는 새로운 전략을 수립했다.

이번 이란 전쟁이 특이한 이유는 이란이라는 독재 국가의 군사력과 수뇌부를 동시에 표적으로 삼아 공격했다는 사실에 있다. 트럼프 미 대통령의 말대로 이란의 항복할 놈도 없앴고 싸울 능력도 없앤 것이다. 전쟁이 시작된 지 4주일이 되어가며 이란의 반격이 거의 무의미한 수준으로 줄어들었으니 트럼프가 애초 계획했던 기간인 4~6주 정도면 전쟁이 끝날 것 같다. 3월 23일 무렵 이란의 미사일 공격은 10시간에 2발 정도로 급격히 줄어들었고, 지난 4주 동안 이스라엘을 향해 발사된 400발의 이란 미사일 중 92%는 공중에서 요격됐다.

트럼프는 이란 석유 수출의 90%를 처리하는 하르그섬을 장악, 이란의 경제적인 숨통을 죄었으며, 이란의 호르무즈 해협 봉쇄 능력도 사실상 제거했다. 3월 25일 현재 미국은 이란의 군사 표적 9천 곳 이상을 파괴해 버렸다. 이란은 은밀한 통로로 미국과 접촉하고 있으며 미국 특사인 위트코프, 쿠슈너와 협상하는 이란 측 인물은 이슬람 공화국 수비대의 에스마일 카아니(Esmail Qaani) 장군으로 그는 곧 이란 정권을 장악할 것이라 한다. 트럼프는 "이란은 다시는 핵무장을 추구하지 않겠다고 말했다"고 전한다. 마두로 대통령 당시 부통령이던 인물이 베네수엘라의 정권을 이어받아 미국과 협력하는 방식이 이란에도 적용될 것 같다.

최고의 전쟁사 학자인 빅터 핸슨 박사는 이번 이란 전쟁은 2차 세계대전 이후 가장 큰 영향력을 미칠 국제정치적인 사건이라고 분석한다. 2차 세계대전 이후 미국의 패권 시대가 개막되었듯이 이란 전쟁 이후 다시 미국 패권의 시대가 확립될 것이라는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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