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도 최저임금이 3.7% 인상된 시간당 1만700원으로 결정됐다. 16.3% 올린 1만2천원을 요구한 노동계도, 올해 최저임금 1만320원 동결안을 내놓은 경영계도 만족하지 못했다. 올해 역시 노사 합의는 불발됐고 법정 심의 기한을 넘겼으며 결국 표결이었다. 노동계는 "사실상 동결", 경영계는 "소상공인에게 과도한 부담"이라며 반발한다. 최저임금 결정 방식은 40년 가까이 달라진 것이 없다. 매년 소모적(消耗的) 대립만 거듭하는 현행 구조는 수명을 다했다. 1988년 제도 시행 이후 노사 대표와 공익위원이 줄다리기를 벌이고, 막판에 공익위원이 제시한 심의 촉진 구간을 중심으로 표결하는 방식이 관행처럼 됐다.
최저임금은 주휴수당, 구직급여, 산업재해 보상, 사회보장 급여와 국가 보상금 등 27개 법률의 기준이 된다. 국민 생활과 기업 경영, 정부 재정에도 영향을 미치는 사실상 사회적 기준가격이다. 이처럼 파급력이 큰 숫자가 명확한 산정(算定) 공식도 없이 노사 힘겨루기와 공익위원 판단에 좌우되고 있다. 근로자·사용자·공익위원 각 9명으로 구성된 위원회는 합의 능력이 떨어진다는 지적을 줄곧 받아왔다. 전문가 중심으로 운영하는 프랑스, 독일, 영국 등과 비교해도 효율성과 예측 가능성에서 뒤처진다. 노동생산성, 물가, 경제성장률, 업종별 지불 능력 등 객관적 지표를 반영한 산정 기준을 제도화하고, 위원회 규모와 구성, 회의와 결정 방식까지 전면 재설계해야 할 때다.
공익위원들마저 제도 개선을 공식 권고하고 나섰다. 도급제(都給制)·플랫폼 노동자 적용 문제와 업종별 구분 적용을 비롯해 최저임금 결정 기준과 적용 대상 전반을 검토하는 추진단 설치를 제안했다. 현 시스템의 한계를 최저임금위원회 스스로 인정한 셈이다. 이재명 정부도 국정 과제로 최저임금 제도 개선을 약속했다. 더 이상 문제를 방치할 단계는 지났다. 정부는 최저임금 제도 개선안을 서둘러 구체화하고, 국회는 법 개정에 나서야 한다. 내년에도 같은 장면이 반복된다면 정치의 직무유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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