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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라언덕-이화섭] 누가 젊은 선수에게 돌을 던지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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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화섭 기자
이화섭 기자

WBC 야구와 U-23 아시안컵 축구 결과를 두고 실망한 스포츠팬들이 많을 줄로 안다. 동계올림픽이나 동계패럴림픽 등 훈련할 곳이 없어 먹이를 찾아 산기슭을 어슬렁거리는 하이에나처럼 훈련장을 찾아 전 세계를 돌아다니는 스포츠도 국제대회에서 메달을 척척 따오는데, 프로 구단 소속에 이런저런 지원은 다 받아 놓고 막상 세계 무대에 나가서는 호랑이 앞 토끼처럼 기도 못 펴고 돌아오는 모습이다 보니 실망의 목소리가 하늘을 찌른다.

틀린 말은 아니다. 젊은 선수들의 기량이 예전만 못하다는 이야기가 나온 게 어제오늘 일은 아니다. 한 프로축구 관계자는 "젊은 선수들 중에 쓸 만한 선수가 없다. 부딪치고 이겨 내려는 투지가 부족한 경우를 많이 본다"고 지적했다. 쓸 만한 선수가 정말 없냐는 질문에 "그런 친구들은 이미 해외 리그에서 데리고 가더라"고 답했다.

그런데 젊은 선수들의 기량 저하를 '헝그리 정신' 약화로만 치부하기에는 그들에게 억울한 측면도 있다. 태어나서 운동계에 들어와 보니 짜여져 있는 판이 헝그리 정신을 요구하지 않는다는데, 굳이 애쓰고 힘쓸 필요가 있느냐는 반문이다. 그래서인지 몰라도 학생 선수들이 실업팀이나 프로 리그에 들어가서 '직장인'처럼 살려고 한다는 소리도 간혹 들린다.

이를 두고 저출산의 그림자라고만 치부하기에는 일본의 사례가 있어 머쓱해진다. 일본 또한 저출산에 시달림에도 불구하고 스포츠에 있어 선수들의 기량이 뒤처지지 않는다. 당장 피겨스케이팅 여자 싱글만 해도 우리나라는 김연아 이후 올림픽 메달을 구경도 못 한 반면 일본은 아사다 마오 이후에도 이번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올림픽에서 사카모토 카오리가 은메달을, 나카이 아미가 동메달을 따는 등 메달 흐름이 꺾이지 않고 있다.

냉전 이후 스포츠 강국들의 면모를 잘 살펴보면 결국 사회가 얼마나 스포츠를 즐기느냐가 좌우한다. 일본만 하더라도 학생들이 스포츠를 동아리 활동처럼 하고 있다는 사실을 일본 영화를 통해서도 확인할 수 있다. 그리고 학생 시절 스포츠 선수였어도 사회 진출 후 다른 직업을 갖는 경우도 많다. 그 사례가 궁금하면 '나무위키'의 '일본 고교야구 전국대회' 10번 항목 '고시엔과 프로 지망'이라는 항목을 읽어 보시라.

한국의 사례가 궁금하다면 아시안게임 브라질리언 주짓수 메달리스트들을 보면 된다.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 한국 최초로 아시안게임 주짓수 -77㎏에서 금메달을 딴 구본철은 대학교 경찰행정학과 진학 후 만 20세 때 도서관 가는 길에 발견한 이종격투기 도장인 줄 알고 간 도장에서 주짓수를 배웠다. 구본철 외에도 주짓수 메달리스트 중 소위 '엘리트 스포츠 코스'를 밟은 선수들은 손에 꼽는다.

현재 한국 엘리트 스포츠의 고사(枯死)는 젊은 선수들의 투지 부족에 원인이 있는 것이 아니다. 한국 교육의 기형적인 경쟁 구조, 낡은 엘리트 스포츠 선수 육성 구조, 청소년 생활체육의 비활성화 등이 '저출산 문제'라는 폭탄을 맞아 생긴 결과물일 뿐이다. 운동에 재능을 가지고 태어나 보니 이러한 구조에 놓여 있는데 무슨 노력을 어떻게 해야 한다는 말인가. 이를 기성세대가 답변해 줄 수 있는지 궁금하다. 어차피 '노오력'이라고 답할 거라면, 그냥 아무 말도 하지 않는 게 차라리 낫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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