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란 간 전쟁의 장기화로 국내 증시 변동성이 확대되는 가운데, 향후 전망에 대한 증권가의 의견은 엇갈리고 있다. 공매도 잔고는 역대 최대 수준으로 불어나며 하락 경계심이 커진 반면 인공지능(AI) 실적 기대감 등을 바탕으로 한 상승론도 맞서면서 시장 불확실성이 한층 짙어지는 모습이다.
2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 지수는 중동 전쟁이 발발한 지난달 28일 이후 3월 20일까지 7.41% 하락했다. 특히 지난 3, 4일 각각 7.24%, 12.06%씩 하락한 데 이어 5일에는 다시 9.63% 급등하는 등 극심한 변동성 장세를 나타냈다. 코스닥 지수도 이 기간 2.62% 내렸다.
실제 한국판 공포지수로 불리는 코스피200 변동성 지수(VKOSPI)는 54.12에서 55.64로 1.52포인트 상승했다. 통상 40~50선일 경우 '극단적 공포' 구간으로 해석된다. 지난 4일 역대 최고치인 80.37까지 치솟은 지수가 월말에 접어들며 50선까지 떨어졌지만, 시장은 여전히 불안하다는 의미다.
국내 증시 향방에 대한 증권가들의 전망도 엇갈리는 모습이다. AI 관련 실적 기대감이 높고 국내 증시가 여전히 저평가 구간에 머물러 있는 만큼 상승세를 보일 것이라는 의견이 주를 이룬 반면 일각에서는 중동 지역 지정학적 리스크에 따른 고유가 상황 장기화 시 금리인하 기대 후퇴로 주식시장에 부담이 될 것이라고 봤다.
나정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AI 관련 실적 기대감과 국내 자본시장 활성화 정책이 상승 동력으로 작용할 것"이라면서도 "고유가 국면이 장기화할 경우 금리인하 기대가 약화될 수 있다는 점에서 증시에 부담으로 작용할 가능성도 있다"고 진단했다.
이상연 신영증권 연구원도 "코스피는 현재 변동성 장세가 이어지고 있는 데다 저점 대비 13.5%까지 반등해 단기간 내 상당한 리스크 프리미엄이 되돌려져 타국 증시 대비 높은 변동성을 주의해야 한다"며 "긍정적인 점은 코스피 12개월 선행 EPS(주당순이익) 추정치가 상향 조정이 지속되고 있고 어닝 시즌을 앞두고 있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투자자들은 지수 하방 베팅에 힘을 주고 있다. 거래소가 집계한 18일 기준 코스피 공매도 순 보유잔고 금액은 15조7342억원이다. 이는 이달 3일(14조4991억원)보다 8.52%나 급증한 수치며 공매도 전면 재개 직후인 지난해 3월 31일(3조9156억원) 이후 최대치다.
코스피 시장에서 시가총액 대비 공매도 순 보유잔고 비중이 가장 높은 종목은 한미반도체로 4.78%에 달했으며 ▲코오롱인더(4.48%) ▲삼화콘덴서(4.15%) ▲하이트진로(3.87%) ▲코스모신소재(3.75%) ▲포스코퓨처엠(3.74%) 등이 뒤를 이었다.
코스닥 시장에서는 ▲엔켐(8.16%) ▲HLB(7.27%) ▲제룡전기(5.67%) ▲피엔티(4.58%) ▲에코프로(4.50%) 등이 공매도 순보유잔고 비중 상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같은 기간 공매도 선행지표로 여겨지는 대차거래 잔고도 150조7억원으로 150조원을 웃돌았다. 역대 최대치는 지난달 26일의 150조7930억원으로 최근 국내 증시에 대한 경계심이 높아진 모양새다.
다만, '빚투(빚내서 투자)' 지표로 분류되는 신용거래융자 잔고와 위탁매매 미수금도 각각 33조3076억원, 1조486억원으로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중동 전쟁 장기화와 고유가, 에너지 시설 공격 확대 등 불확실성이 커지자 투자자들은 하락 대비와 상승 기대를 동시에 가져가는 혼조된 전략을 취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상·하방 레버리지 자금이 동시에 확대되면 시장 변동성을 자극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상승 국면에서는 공매도 세력의 숏커버링(환매수)이, 하락 시에는 신용 반대매매와 공매도 물량이 맞물리며 지수 변동 폭이 확대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허준영 서강대 경제학과 교수는 "현재 시장에는 반도체 업황 개선 기대 등을 바탕으로 상승에 베팅하는 자금과 단기 급등에 따른 조정을 예상하며 하락에 베팅하는 자금이 동시에 유입되고 있다"며 "이 같은 양방향 자금이 중동 지역 지정학적 이슈와 맞물리면서 지수가 급등과 급락을 반복하는 등 변동성이 확대되는 흐름을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특히 외국인 투자자들이 순매도 기조를 이어가는 가운데, 개인 투자자의 영향력이 커진 상황에서 상·하방 포지션이 맞물리며 시장 변동성을 더욱 키우는 구조"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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