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지역 중소기업 근로자들의 일·생활균형 성적표가 '낙제점'에 가까운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문화융합학회가 발행한 '중소기업 근로자의 일·생활균형 수준과 촉진 요인'에 따르면 대구 중소기업 근로자의 전체 일·생활균형 점수는 100점 만점에 49.2점으로, 중간 기준(50점)에도 미치지 못했다. 연구진은 기존의 가족 돌봄 중심 정책을 넘어 근로자 개인의 '성장'을 지원하고 자유로운 소통이 가능한 조직 문화를 구축하는 것이 이직을 줄이고 직장 만족도를 높이는 핵심이라고 분석했다.
◆ 일에 파묻힌 '성장'
근로자들이 가장 크게 균형이 깨졌다고 느끼는 영역은 '성장'이었다. '일·성장균형' 점수는 42.9점으로 전체 영역 중 가장 낮았고, 만족도 역시 5점 만점에 2.90점으로 최하위를 기록했다. 이는 과도한 업무로 인해 개인의 목표를 잊거나 자기계발 시간을 확보하기 어려운 현실을 보여준다.
성별에 따른 차이도 나타났다. 여성 근로자는 '여가'와 '성장' 영역에서, 남성 근로자는 '가정' 영역에서 상대적으로 낮은 균형도를 보였다. 이는 대구 지역 남성의 가사 노동 시간이 상대적으로 적은 구조와도 맞물린 결과로 풀이된다.
◆ 상사 눈치 가로막힌 워라밸
현장에서 근로자들이 체감하는 가장 큰 장벽은 '리더십'이었다. 일·생활균형을 지원하는 기업문화 요소 가운데 리더십 만족도는 5점 만점에 2.77점으로, 의사소통(2.94점)과 업무문화(2.89점) 등 모든 항목을 통틀어 가장 낮은 수치를 기록했다. 특히 상사가 직원의 여가와 가정생활을 얼마나 배려하는지를 묻는 항목 점수는 100점 만점에 48.2점에 그쳤다. 이는 휴가나 유연근무를 신청할 때 '상사의 눈치'를 보게 되는 주요 요인으로 작용한다.
기업 규모가 작을수록 상황은 더 열악했다. 1~4인 규모 초소형 기업의 경우 리더십 수준은 41.4점, 만족도는 2.47점으로 전체 평균보다 크게 낮았다. 인사관리 체계가 부족한 소규모 기업에서는 대표의 인식과 판단이 곧 조직 문화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제도가 존재하더라도 실제로 활용하기 어려운 '그림의 떡'이 되는 경우가 많다는 지적이다.
◆ 일·가정 양립 넘어 '일·성장'으로
연구진은 정책 방향 전환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기존의 '일·가정 양립' 중심 정책에서 벗어나, 개인의 자기계발과 자아실현까지 포함하는 '일·성장 균형'으로 확대해야 한다는 것이다. 특히 개인의 성장 기회는 직장 만족도를 결정짓는 핵심 요인으로, 중소기업의 인력 유출을 막는 중요한 전략이 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를 위해서는 조직 차원의 변화가 필수적이다. 분석 결과 직장 만족도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요소는 '자유로운 의사소통'이었다. 상사와 직원이 성장과 업무에 대해 자유롭게 의견을 나누고, 제도를 눈치 보지 않고 활용할 수 있는 분위기가 조성될 때 실질적인 워라밸 개선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연구진은 기업 특성에 맞는 맞춤형 컨설팅과 관리자 인식 개선 지원을 강화해, 중소기업이 자율적으로 일·생활균형 문화를 구축할 수 있도록 정책적 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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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
▶일·생활균형 수준 (100점 만점)
전체 일·생활균형: 49.2점
일·가정균형: 61.2점
일·여가균형: 43.5점
일·성장균형: 42.9점
▶기업문화 수준 (100점 만점)
전체 기업문화: 51.2점
업무문화: 54.2점
의사소통: 51.1점
리더십: 48.2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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