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천200여년 전 신라에 울려 퍼졌던 '성덕대왕신종' 울림이 21세기 세계적인 대중음악과 설치 작품으로 재창조되는 미학적 연결로 주목받고 있다.
전 세계적인 컴백 열풍을 일으키고 있는 BTS(방탄소년단)의 정규 5집 수록곡 'No. 29'가 화제가 됐다. 덩달아 경북 경주 보문관광단지에 설치된 성덕대왕신종의 실루엣을 형상화한 설치 작품 '환영(環影, Void Circle)'도 관심을 끌고 있다.
두 작품의 공통점은 성덕대왕신종의 울림을 현대 음악과 미술로 재창조 했다는 점이다.
BTS가 지난 20일 발표한 새 앨범 'ARIRANG'에 들어있는 'No.29'는 통일신라 시대인 771년에 제작된 국보 '성덕대왕신종'(일명 에밀레종)의 울림을 전한다. '대앵~' 하는 범종(성덕대왕신종) 소리만이 1분 38초 동안 지속되는 파격적 트랙이다.
BTS 소속사인 하이브 측은 지난해 유홍준 국립중앙박물관장과 방시혁 하이브 의장이 국립중앙박물관을 돌아본 뒤 이 종소리 음원을 요청했고, 앨범에 담은 것으로 알려졌다.
왜 'No. 29'라는 제목이 붙었을까. 성덕대왕신종은 대한민국 문화유산 지정번호 제도가 폐지된 2021년 11월 이전까지만 해도 '국보 29호'였다. 문화재청(현 국가유산청)이 고시를 통해 국보와 보물 몇 호 등 문화유산 지정번호를 폐지했다. 따라서 지금은 '국보 성덕대왕신종'으로 표기한다.
국립경주박물관 내 전시중인 성덕대왕신종은 몸체의 섬세한 문양과 조각 기법, 신비로운 소리가 어우러져 당대 예술혼이 집약된 명품으로 평가받는다.
특히 타종 이후 소리의 강약이 반복되며 길고 은은하게 이어지는 현상을 뜻하는 '맥놀이'는 종소리에 신비로움을 더하는 것으로 여겨진다.
경주국립경주박물관은 지난해 10월말 APEC정상회의에 앞서 9월 성덕대왕신종 타음 행사를 22년만에 일반인들에게 공개해 큰 관심을 끌었다. 이 박물관내 디지털영상관에는 종의 제작 과정, 몸체의 문양 등을 생생하게 살펴볼 수 있다.
전 세계 BTS 팬 ARMY들이 'No. 29'에 들어 있는 천년을 이어온 신라의 종소리에 매료되자 경북문화관광공사가 보문관광단지 육부촌(경북문화관광공사 사옥) 앞에 설치한 성덕대왕신종의 소리를 시각적 예술로 구현한 설치 미술 '환영'도 덩달아 주목을 받고 있다.
이 작품은 경북문화관광공사가 지난해 10월 2025 APEC(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 정상회의를 앞두고 설치한 작품이다.
한원석 작가의 '환영'은 2천25개의 폐파이프를 정교하게 엮어 성덕대왕신종의 실루엣을 형상화한 높이 4.5m 규모의 대형 설치 작품이다. 버려진 산업 폐기물이 예술로 재탄생했다는 점에서 BTS가 추구해 온 '순환과 회복'의 가치와 맥을 같이 한다.
특히 조명이 점등되면 수천 개의 파이프 틈새로 새어 나오는 빛의 입자들이 거대한 종의 형상을 만들어 낸다. 마치 BTS의 노래 속 맥놀이 울림이 눈앞에서 시각적으로 일렁이는 듯 환상적인 광경을 연출한다. 오전 7시30분부터 밤 9시30분까지 볼 수 있다.
경주를 찾는 관광객들은 소리와 빛으로 연결된 특별한 '성덕대왕신종 투어'를 즐길 수 있다. 국립경주박물관에서 성덕대왕신종 진품의 장엄한 자태를 마주한 뒤 BTS의 'No. 29'를 들으며 보문관광단지로 이동해 한원석 작가의 '환영'이 선사하는 빛의 향연과 소리를 감상하는 코스다.
경북문화관광공사 김남일 사장은 "BTS의 글로벌 영향력과 한원석 작가의 수준 높은 예술적 통찰이 만나 경주가 현대적 감각의 '야간 예술 도시'로 거듭나고 있다"고 말했다.
한원석 작가는 영국 첼시 예술대학교와 일본 도쿄대학교에서 수학한 건축가 출신의 중견 설치미술가다. 세계적인 건축 거장 안도 다다오의 제자로 잘 알려진 그는 건축적 정교함에 사회적 메시지를 담아내는 독창적 작업을 했다. 2018 평창 동계올림픽 홍보관 설계 등 국내외 대형 프로젝트를 성공적으로 이끌었다.






























댓글 많은 뉴스
참전명예수당 月 49만원…장동혁 "헌신의 무게 못 담아, 인상할 것"
"전공 빠진 졸업장 믿어?"…전한길, 이준석에 '학적부 공개' 재차 압박
등판 몸푸는 김부겸, 길 헤매는 국힘…판세 요동치는 대구시장 선거
여당표 '선물 보따리' 쏟아지나?…선거 미칠 파장은?
"父를 父라 부르지 못하고" 텃밭 대구서도 '빨간점퍼' 못 입는 국힘, 어쩌다[금주의 정치舌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