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전쟁 여파로 촉발된 건설 자재 수급 불안이 전국 공사 현장을 압박하는 가운데 지역 도로 등 관급 공사 역시 중단 위기에 처했다.
특히 자재 수급 불확실성 확대가 가수요와 사재기를 유발해 시장을 더 크게 흔드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7일 대구 동구 신암동 파티마병원~유통단지 연결도로 확장공사 현장. 준공을 눈앞에 둔 공사장은 사실상 중단될 상황에 놓였다. 이달 말 예정이던 아스팔트 포장 작업이 전국적인 아스콘(아스팔트 콘크리트) 공급 중단으로 불투명해졌기 때문이다.
현장소장 임모 씨는 "도로 보수 및 포장 공사는 겨울이 끝나고 장마가 오기 전인 봄철이 적기다. 그런데 지난달 25일 아스콘조합으로부터 5월까지 공급 중단 공문을 받았다"며 "준공을 한 달도 채 남기지 않은 상황에서 공사를 중단해야 할 처지"라고 말했다. 이어 "공사가 멈추면 공사대금 청구가 어려운데 인건비는 그대로 나가 손실이 불가피하다"고 토로했다.
문제는 아스콘에 그치지 않는다. 원유 가격 상승으로 나프타 기반 원료를 쓰는 레미콘까지 가격 상승 가능성이 제기되며 건설현장 전반으로 불안이 확산하고 있다.
대구시 도시건설본부에 따르면 지역 내 진행 중인 건설사업은 모두 79건이다. 여기서 도로 건설·확장 등 계속사업 28건 가운데 신암동을 포함한 일부 사업은 준공 지연이 현실화할 가능성이 커졌다.
조달청에서도 지난달 25일 긴급하지 않은 공사 발주 시기를 조정하고, 이미 발주한 경우에도 납기 연장 등으로 계약을 유연하게 관리하라는 공문을 자치단체에 발송했다. 이에 수성구는 경동초등학교 통학로 정비공사를 중지했고, 서구는 도로 포트홀 및 재포장 등 소규모 도로포장 공사는 한 달 가량 발주를 늦출 예정이다. 북구 역시 대규모 포장이 예정된 사업은 당분간 발주를 미루기로 했다.
대구의 한 아스콘 공장 관계자는 "원가 상승과 물량 부족이 동시에 겹쳐 생산 자체가 어려운 상황"이라며 "납기 지연이 늘면서 선금을 받고 출고하는 사례까지 나오고 있다"고 전했다.
대구경북아스콘공업협동조합 관계자 역시 "아스팔트 원료 가격이 두 배 가까이 올랐고, 무엇보다 물량 자체가 부족한 것이 문제"라고 밝혔다.
이 같은 혼란에 정부도 시장 점검에 나섰다. 이날 서울역 회의실에서 국토교통부와 산업통상부 주관으로 열린 '중동전쟁 자재수급 점검 간담회'를 열고 현장의 목소리를 직접 들은 것. 업계에서는 실제 공급 부족보다 시장 불안이 수급을 왜곡한다는 지적이 이어졌다.
혼화제 중간재를 생산하는 한 업체 관계자는 "현재 물량이 절대적으로 부족한 상황이라기 보다 현장의 불안감으로 물량을 한꺼번에 확보하려는 움직임이 수급을 더 타이트하게 보이게 한다"고 말했다.
레미콘 납품업체 관계자도 "현장은 소문에 민감하다. 공급이 불안하다는 이야기가 돌면 불안이 증폭된다"면서 "현재 물량은 확보했지만 앞으로도 안정적으로 공급될 수 있을지에 대한 확신이 부족한 것이 가장 큰 문제"라고 밝혔다.
또 다른 업체도 "불확실성이 사재기 심리를 키우고 있다"며 "자재 부족으로 공사가 멈출 수 있다는 정보가 나오면 현장이 과도하게 반응한다"고 전했다.
대구시는 "조달청이 자재 가격 협상을 진행 중"이라며 "휴전 소식으로 상황이 완화될 가능성도 있지만, 자재 사용량이 많은 사업은 별도 대응책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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