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79년 건립된 경주 코모도호텔에는 박정희 전 대통령의 흔적이 고스란히 남아 있다. 10.26 사태(김재규 중앙정보부장의 대통령 저격)로 서거 전에 며칠씩 경주로 내려와, 이곳 호텔에서 머리를 식힐 겸 경주에 와서 힐링 휴가를 즐겼다고 한다. 1971년 7월에는 친필로 "신라고도는 웅대, 찬란, 정교, 활달, 진취, 여유, 우아, 유현의 감이 살아날 수 있도록 재개발할 것"이라고 지시했다.
박 전 대통령은 1970년대 제1,2차 경제개발 계획을 성공적으로 이뤄내고, 관광을 새 국가 성장동력으로 삼기 위해 경주를 첫 모델로 삼았다. 이를 위해 국제부흥개발은행(IBRD, 1946년 발족)에 2천500만 달러 규모의 차관을 빌려, 보문단지에 관광 인프라를 구축했다. 해외 VIP 등 주요 관광객들이 머물렀던 포스트(숙소)가 바로 1977년 6월에 첫 삽을 떠, 1979년에 완공된 현 코모도호텔이다. 당시에는 조선보문호텔이었다.
◆1박 1천만원, 프레지던트 박 스위트룸
코모도호텔에 가면 박정희 전 대통령의 향수를 제대로 느낄 수 있다. 1114호실이 바로 박 전 대통령이 머물렀던 곳으로 마치 청와대 집무실에 와 있는 듯하다. 대통령과 영부인의 공간이 따로 되어 있으며, 밖에는 경호실 직원들이 머물렀던 공간도 넓다. 1114호실은 박 전 대통령의 생일에서 따 왔다.
호텔 객실 안에 작은 회의실도 있으며, 아늑한 소파와 탁자에서 차 한잔할 수 있도록 고급스럽게 인테리어를 해놨으며, 청와대의 상징인 봉황 휘장이 여러 군데 걸려있어 이 나라의 최고 권력자가 머문 곳임을 한 눈에 알 수 있다. 또 당시 박 전 대통령은 늘 담배를 물고 다닐 정도로 애연가라 호텔 곳곳에는 크리스탈 재떨이를 구비해 놓았다고 한다.
1층 식당에는 박 전 대통령이 즐겨 먹었던 밥상 메뉴를 팔고 있다. 서민들이 좋아하는 그런 음식들이다. 2만5천원에 판매되는 '소담한 생각 밥상'은 보리밥에 시래기 된장찌개, 고등어구이, 나물무침, 버섯, 두부전, 백김치, 겉절이로 구성돼 있다. 3천원이 더 비싼 '가장 따뜻한 밥상'은 한방 돼지보쌈에 오이소박이, 해물파전, 콩나물무침, 콩잎지 등이 1인용 식판에 담겨 있다.
◆APEC 기간 중에 태국 총리가 머문 곳
코모도호텔 1114호는 여전히 해외 VVIP(대통령 또는 총리 등 최고위급 인사)들이 머무는 숙소로 사용되고 있다. 지난해 10월 31일부터 11월 1일까지 경주에서 열린 제33회 아시아 태평양 경제협력체 정상회의(APEC)에서는 아누틴 찬위라꾼 태국 총리 일행들이 이 방에서 머물며 큰 만족감을 표시했다고 한다.
동남아 주요국 정상들은 박 전 대통령의 경제 발전 업적을 높이 평가하기 때문에 코모도호텔의 이 방을 선호한다. 당시 한국 근대화의 밑바탕에 깔린 새마을 운동 정신을 배우려는 벤치마킹은 아직도 진행형이다. 지난해에도 태국 외교부의 고위 관료는 숙소 관련 문의를 하면서 "박 전 대통령은 아시아의 위대한 지도자"라며 그 방을 배정해준 것에 대한 감사를 표시했다.
코모도호텔 노성용 객실팀장은 "1박 가격이 너무 비싸기 때문에 일반 관광객은 거의 투숙을 하지 않지만, 대외 홍보용으로 잘 활용하고 있다"며 "해외 고위급 인사가 격조 높은 하룻밤을 보내고자 할 때는 내부 시설 등에 큰 호감을 갖고 예약을 한다"고 설명했다. 실제 이곳은 부부가 와도, 따로 15~20평 남짓한 베드 공간과 욕실을 사용할 수 있다. 더불어 회의실과 수행원 공간도 넉넉하다.
코모도호텔은 현재도 47년 전에 지어진 외관 형태 그대로 사용하고 있으며, 한번의 리모델링을 거쳐 새 건물처럼 잘 관리되고 있다. 호텔 내부에는 반월성 대연회장, 임해전·계림·월지·신라·금관·화랑·서라벌 등의 중·소형 연회장과 더불어 잔디가 깔린 야외 가든 결혼식장도 있다.
한편, 다양한 부대시설도 자랑한다. 1층 비즈니스 센터를 비롯해 사우나, 스킨바디 케어, 야외 수영장, 테니스 및 족구장, 노래연습장 시설도 즐길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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