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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 2막 기대됩니다" 노인 자립형 주거시설 '이룸채' 개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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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증금 300만원·월 15만원…최대 4년 거주형 일자리 모델
"일자리는 생계수단 아닌 사회적 역할…시니어와 지역사회 연결 거점되길"

15일 대구 남구 시니어 일자리 인큐베이팅 센터
15일 대구 남구 시니어 일자리 인큐베이팅 센터 '이룸채' 공동작업장에서 입주민들이 샐러드를 만들고 있다. 이룸채는 전국 최초로 주거와 일자리를 한 곳에 결합한 시니어 지원 시설이다. 김영진 기자 kyjmaeil@imaeil.com

"카페에서 일하는 건 난생 처음이라…낯서네요."

15일 오후 대구 남구 대명동의 '이룸채'. 강미선(62·가명) 씨는 카페 유니폼과 앞치마를 두른 채 작업대를 바라봤다. 표정에는 긴장과 기대가 함께 묻어났다. 미선 씨는 젊었을 때는 공장에서 일했고, 이후에는 청소 일을 전전했다. 주변에서는 이제 쉴 나이가 됐다고 말했지만, 그럴 수 없었다. 심장병을 앓고 있는 딸 때문이다. 일상생활조차 쉽지 않은 딸을 생각하면, 일을 멈출 수 없었다.

강 씨는 이날 새로 들어설 일터이자 보금자리인 '이룸채'를 처음으로 둘러봤다. "딸이랑 같이 살려면 계속 벌어야죠. 여기서 배우면 나중에 장사라도 할 수 있지 않을까요."

이날 개소식을 통해 공개된 시니어 일자리 인큐베이팅 센터 '이룸채'는 전국 최초로 주거와 일자리를 결합한 시설이다.

대구 남구에 따르면 이룸채는 같은 건물에 거주하며 노인 일자리 공동체 사업단에 참여하는 주거 지원형 인큐베이팅 모델이다. 안정적인 주거 공간과 일자리 참여 기회를 동시에 제공해 시니어의 경제적 자립과 사회 참여를 지원하는 것이 핵심이다.

시설은 지상 4층 규모로 조성됐다. 1층에는 공동작업장이, 2·3층에는 개인 주거 공간과 커뮤니티 시설이 들어섰고, 옥상에는 공용 정원이 마련됐다. 개인 주거 공간은 약 9평(29.8㎡) 규모로 냉장고와 인덕션, 세탁기 등 가전이 구비돼 있었다.

입주자는 보증금 300만원, 월 임대료 15만원을 부담하며 기본 2년, 최대 4년까지 거주할 수 있다. 남구는 매달 임대료 상당액을 별도로 적립해 퇴거 시 '자립축하금'으로 지급할 계획이다.

입주 대상은 60세 이상 70세 이하의 무주택 1인 가구다. 현재 4명 정원 중 3명이 선정됐으며, 나머지 인원은 이달 중 추가 선발된다. 입주자들은 시니어 일자리 공동체 사업단 '명덕빵앗간 프레시(Fresh)'에 소속돼 샐러드류를 제조·판매하게 된다.

또 다른 입주자 조숙희(63·가명) 씨는 "자녀들이 모두 결혼해 각자 살다 보니 자연스럽게 혼자가 됐다"며 "비슷한 처지의 사람들과 교류하면서 지내고 싶어 지원했다"고 말했다. 숙희 씨는 또 "여기서 돈을 모아 노후 자금에 보탤 것"이라며 웃었다.

이번 사업은 초고령사회 진입에 따른 노인 주거와 사회적 고립 문제를 동시에 해결하기 위한 시도로 추진됐다. 대구는 2024년 65세 이상 인구 비율이 20%를 넘어서며 초고령사회에 들어섰다. 특히 남구의 고령 인구 비율은 28.7%로 서구(29.4%)와 함께 지역 내 최고 수준이다.

고령층 증가에 따라 주거와 일자리, 사회적 관계를 결합한 모델은 해외에서도 확산되는 추세다. 일본의 일자리 제공형 고령자 주택, 미국의 '메도우드 은퇴자 커뮤니티', 네덜란드의 세대통합형 주거 모델 '후마니타스' 등이 대표적 사례로 꼽힌다.

전문가들은 단순한 주거 지원을 넘어 공동체 형성이 핵심이라고 강조한다.

강상훈 대구보건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이 같은 시설은 단순히 거주 공간을 제공하는 데 그치지 않고 지역사회와 연결되는 거점이 돼야 한다"며 "일자리는 생계 수단을 넘어 사회적 역할을 부여하고 고립을 완화하는 기능을 한다"고 말했다.

이어 "향후 청년과 시니어가 함께 참여하는 형태로 확장된다면 지역 소멸 문제에 대응하는 새로운 모델이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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