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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상수지 흑자에도 원화 약세…"환율, 수출 아닌 자본이 움직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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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은 "금융충격 비중 55.6%"…해외투자 확대에 환율 상승 압력
"민간 중심 자본유출 구조"…외환시장 심도 확충 시급

3일 경기도 평택항에 수출용 자동차가 세워져 있는 모습. 연합뉴스
3일 경기도 평택항에 수출용 자동차가 세워져 있는 모습. 연합뉴스

경상수지 흑자가 늘어도 원화는 약세를 보이는 흐름이 고착화하고 있다. 한국은행은 환율을 좌우하는 힘이 수출에서 자본 이동으로 넘어갔다고 진단했다.

21일 국가통계포털(KOSIS)과 한국은행 등에 따르면 지난해 통관 수출은 7천93억달러로 처음 7천억달러를 돌파했다. 지난달 수출도 861억달러로 800억달러 고지를 넘어섰다. 경상수지도 지난해 1천231억달러로 역대 최대를 기록했고, 올해 2월에는 232억달러로 사상 처음 200억달러를 돌파했다.

수출과 경상수지가 동시에 최고치를 경신하는 흐름이 이어지고 있지만 환율은 반대로 움직인다. 원·달러 환율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상승해 1천400원대가 '뉴노멀'로 자리 잡았다. 지난달 평균 환율은 1천481.11원으로 외환위기 이후 최고 수준에 근접했고, 이달에는 1천500원 돌파 가능성까지 거론된다.

한은은 이 같은 괴리를 구조 변화로 설명한다. 최근 한은이 발표한 '우리나라 대외부문의 구조적 변화가 환율에 미치는 영향' 보고서에 따르면 과거에는 수출 증가로 달러 유입이 늘면 원화 가치가 상승하는 것이 일반적이었다. 그러나 2015년 이후부터는 경상수지 흑자가 커질수록 환율이 오르는 흐름이 뚜렷해졌다. 특히 2023년 하반기 이후 이러한 괴리가 두드러졌다.

변화의 핵심은 환율 결정 요인의 이동이다. 과거에는 반도체 등 수출 증가가 환율을 움직이는 '상품충격'이 지배적이었다. 최근에는 민간의 해외투자 확대에 따른 '금융충격'이 더 큰 영향을 미친다. 외국 투자 시 원화를 달러로 바꾸는 과정에서 자본이 유출되고, 이는 환율 상승 압력으로 작용한다. 동시에 국내 소비 위축으로 수입이 줄어 경상수지는 오히려 개선된다.

실제로 외국투자 증가로 국내총생산(GDP) 대비 경상수지가 1%포인트(p) 확대될 경우 원·달러 실질환율은 0.65%p 상승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경상수지 흑자가 늘어도 자본이 빠져나가면 환율은 오르는 구조다. 분석 기간(2000~2025년) 중 금융충격 비중은 55.6%로 상품충격(44.4%)을 넘어섰다.

민간 중심 국외투자 확대도 변화의 한 축으로 꼽힌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전에는 외환보유액 등 공공부문이 대외자산 축적을 주도했다. 그러나 이후 개인과 금융기관의 외국 주식·채권 투자 비중이 급증했다.

투자 대상의 미국 쏠림도 원화 약세를 부추기는 요인으로 지목된다. 2024년 기준 해외 증권투자 중 63.4%가 미국에 집중됐다. 주식 투자만 보면 비중은 67.7%에 달한다. 이는 선진국 평균을 크게 웃도는 수준이다. 달러 자산 선호가 강화되면서 외환시장에서 달러 수요가 구조적으로 확대된 것이다.

고령화 역시 중요한 변수다. 인구 고령화로 저축률이 상승하면서 소비는 줄고, 여유 자금은 해외 투자로 이동한다. 2000~2010년 평균 1.5%였던 GDP 대비 경상수지는 2011년 이후 4.3%로 확대됐다. 같은 기간 가계 순저축률도 크게 상승했다. 저축 확대는 국내 물가 하락과 투자 둔화를 유발하고, 이는 원화 약세 압력으로 이어진다.

문제는 한국 외환시장이 상대적으로 얕다는 점이다. 한국의 자본 유출 시 환율 반응 계수는 0.65로 미국(0.07), 일본(0.38), 스위스(0.11)보다 높다. 같은 충격에도 원화 변동성이 더 크게 나타난다는 의미다.

김지현 한은 국제금융연구팀 과장은 "해외자산 수요가 단기간에 쏠리면 수급 불균형이 심화해 환율 변동성이 확대될 수 있다"면서 "외환시장 심도를 높이고 투자자 기반을 다양화하는 것이 변동성 완화에 중요하다. 세계국채지수(WGBI)에 이어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선진국 지수 편입을 통한 자본유입 기반 확충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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