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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각과 전망-모현철] 추경호, 김부겸의 '헤일메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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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현철 편집국 부국장
모현철 편집국 부국장

눈을 떠 보니 우주의 한가운데에서 깨어난 중학교 과학교사 '그레이스'는 희미한 기억 속에서 자신이 죽어가는 태양으로부터 지구와 인류를 살릴 마지막 희망으로 이곳에 왔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잃어버린 기억으로 모든 것이 혼란스러운 상황에서 '그레이스'는 우연히 같은 목적으로 온 외계의 존재 '로키'를 만나게 되고 '그레이스'와 '로키'는 두 행성의 운명을 건 마지막 미션을 수행하러 떠나게 된다. 올해 개봉한 외화(外畫) 중 최고 흥행작인 '프로젝트 헤일메리'의 줄거리다.

이 영화의 제목 '헤일메리'는 가톨릭의 성모송(Ave Maria)을 영어로 번역한 용어다. 위기의 순간에 신의 도움을 구하는 기도라는 의미다. 1975년 미국 프로 미식축구팀 댈러스 카우보이스의 쿼터백 로저 스토백의 인터뷰 덕분에 유명해졌다. 경기 종료 직전 던진 패스로 역전승을 거두자 그는 "눈을 감고 성모송을 바치며 던졌다"고 밝혔다. 이후 절박한 상황에서 던지는 기적 같은 패스 또는 승부수를 통칭(通稱)하는 뜻이 됐다. 영화를 보고 나면 적절한 제목이라는 생각에 무릎을 치게 된다.

해피 엔딩으로 끝나는 이 영화를 보면서 대구의 현실을 생각하게 됐다. 영화 속 멸망하는 지구처럼 대구도 최악의 상황이다. 청년들은 일자리를 찾아 수도권으로 떠나며 인구는 갈수록 줄어든다. 1인당 지역내총생산(GRDP) 전국 최하위 꼬리표는 30년 넘게 붙어 있다. 1980년대 초반까지는 전국 지방자치단체 중 상위권이었지만 섬유산업 쇠락 이후 새로운 산업이 안착하지 못한 탓이다. 경제가 너무 안 좋아 상실감과 열패감(劣敗感)이 크다. 대구경북(TK)신공항, TK 행정통합, 대기업 유치도 지지부진하다.

6·3 지방선거를 앞두고 대구 민심(民心)은 싸늘하다 못해 화가 나 있다. 한국 정치에서 TK는 '보수의 심장'이었다. 보수층 사이에서 TK의 한 축인 대구가 위태롭다는 얘기가 나오는 것은 그만큼 대구 민심이 흔들린다는 의미다. 대구는 국민의힘 심판 여론과 정부·여당에 대한 기대감이 맞물리며 최대 격전지가 됐다. 예전엔 상상할 수 없었던 광경이다.

경선 컷오프(공천 배제) 내홍(內訌)에 시달렸던 국민의힘이 추경호 의원을 대구시장 후보로 선출했다. 일찌감치 공천을 받은 김부겸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맞대결을 펼치게 되면서 이번 선거 최대 빅매치가 성사됐다. 김 후보는 '힘 있는 여당 후보론'을 내세우고, 추 후보는 '경제부총리' 역임 이력을 앞세운다. 김 후보는 역사상 첫 진보 정당 대구시장에 이름을 올리기 위해 당내 지지를 등에 업고 동분서주하고 있다. 당내 공천 내홍 속에서도 묵묵히 자신의 길을 걸으며 보수 정당 대구시장 후보가 된 추 후보는 흩어진 민심을 모아 대구가 보수의 심장임을 다시 증명할 작정이다.

여야 모두 이번 선거 결과는 중요하다. 국민의힘이 패한다면 당 텃밭을 빼앗긴 만큼 당의 존립 자체가 흔들릴 수 있다. 민주당은 보수의 심장에서 승리한 것을 기반으로 여권 우위 정치 구도를 장기화할 수 있다. 이 모든 건 대구 유권자들의 표심(票心)에 달렸다. 대구 유권자들이 여야를 보는 시각은 예전과 달라졌다. 공천 내홍을 겪으면서 야당에 대한 실망이 커졌고 여당 후보에 대한 반감도 희석됐다. 김 후보와 추 후보가 자신과 각 당의 간절함을 담아 대구 유권자들을 향해 헤일메리를 던졌다. 대구 유권자들은 어느 후보의 공을 받을까. 거대 양당 두 후보의 헤일메리에 대구의 미래도 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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