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권은 짧고, 국민은 영원하다."(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10일 의원총회 발언)
6·3 지방선거가 끝나고 여권 내 권력 다툼이 점입가경(漸入佳境) 상황으로 치닫고 있다. 그야말로 '친명'(親明)과 '친청'(親淸)의 정치적 생명을 건 파워 게임을 피할 수 없는 상황이 펼쳐지고 있다. 양쪽 공히 목표는 2년 후 총선 공천권이다.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총선 승리 후 차기 대권까지 넘보고 있는 상황이다.
1차 전쟁터는 8월 17일로 확정된 민주당 내 전당대회. 정 대표는 연임에 사활(死㓉)을 걸어야 할 입장이다. 실패할 경우 현 권력의 핵심 친명파로부터 공천 학살을 당할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아차 하면, 지난 당 대선 경선에서 대장동 의혹을 제기한 이낙연 전 국무총리처럼 '낙동강 오리알' 신세가 될 수도 있다.
이미 양쪽 모두 선전포고는 끝났다. 이재명 대통령은 유럽 해외 순방을 나가기 전, 당 지도부의 공항 영접을 먼저 사양했다. 아예 오지 말라고 부탁한 셈이다. 대신 김민석 국무총리가 영접을 담당했다. 게다가 이 대통령은 취임 1주년을 앞두고, 김 총리를 향해 '짧은 시간 안에 가시적 성과를 냈다'고 공개 칭찬을 했다.
김 총리는 이 대통령의 뜻을 받들어 당 권력 장악에 총대를 멨다. 상대는 정청래 현재 당 지휘관이다. 정치 내공만으로 볼 때 만만치 않은 상대다. 향후 두 달여 동안 여권 내 권력 다툼이 어떤 양상으로 치달을지는 섣불리 예측하기 쉽지 않다. 양 계파의 중간 지대에 있는 의원들이 어느 쪽에 줄을 설지도 흥미진진하게 볼 대목이다.
진보세력의 핵심 계보를 들여다보면, 이번 여권 내 파워 게임은 분명 친노·친문으로 대표되는 '구주류'와 뉴(New) 이재명으로 분류되는 '신주류'가 한판 승부를 펼치는 치킨 게임 양상을 띠고 있다. 신주류는 지방선거 후 곧장 사퇴한 이언주 전 최고위원을 비롯해 이번 지방선거에 출마한 정원오 서울시장 후보, 박찬대 인천시장 당선인, 부산 북갑 하정우 후보 등으로 봐도 무방하다.
과거 열린우리당의 흥망(興亡)은 진보 내 권력 다툼의 속성을 잘 보여 준다. 제17대 총선에서 전체 299석 중 과반이 넘는 152석을 확보했다. 하지만, 2006년부터 참여정부의 지지율 급락과 함께 위기가 찾아왔다. 2007년 초에는 110석으로 줄어들면서, 제1당 자리마저 한나라당(127석)에 내주고, 창당 4년여 만(2003~2007)에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
6·3 지방선거가 끝난 현 시점에서 분당의 위기마저 감지되는 쪽은 제1야당 국민의힘이 아니라 거대 여당 민주당이다. 이번 선거에서 이기고도 진 여당 쪽에 분열의 위기가 교묘하게 파고들고 있다. 지고도 이긴 제1야당에 오히려 큰 기회가 찾아올 수도 있다. 모처럼 보수가 상대의 분열로 반사이익을 얻을 수 있는 상황이다.
정청래 대표의 '정권은 짧고, 국민은 영원' 발언을 반추해 보면 참으로 도발적이다. '(진보 쪽이) 단결하면 승리했고, 분열하면 패배했다'는 역사적 교훈을 그 누구보다 뼈저리게 잘 알고 있을 것이다. 하지만 본인의 정치생명 연장을 위해서는 친명계를 대표하는 김민석 총리와 이리 떼나 승냥이 떼처럼 처절하게 싸워야 할 판이다.
국민들은 여당 내 권력 다툼의 결말이 자못 궁금하다. 집권 여당은 국민의 관심이 2년 후 공천권을 향한 양쪽 계파의 치열한 다툼의 결과보다는 '어느 쪽이 올바른 길을 지향하느냐' '국민을 위한 진정성 있는 정치를 하느냐'임을 명심해야 한다. 권력 아귀다툼은 곧 자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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