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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찍고 광선검 휘두르고…대구 은둔청년 '탈고립' 도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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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을 통해 세상과 소통 시도하는 청년들…"다시 시작해보고 싶어요"
청년 고립 대응하는 '사회적 고립청년 지원사업' 본격 가동

23일 오후 대구 중구 청년센터에서
23일 오후 대구 중구 청년센터에서 '고립청년 창의활동 프로그램'이 진행되고 있다. 신중언 기자

"나를 표현하는 게 아직 어색하네요. 너무 오랜만이라서요."

23일 오후 대구 중구 청년센터. 이곳에 모인 10여 명의 청년들은 서로를 조심스럽게 바라보며 말을 꺼냈다. 이들은 대구시가 운영하는 '고립청년 창의활동 프로그램' 참여자들이다.

이날 프로그램은 현직 사진작가의 지도 아래 사진 촬영 기초를 배우고, 직접 거리로 나가 출사 활동을 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희망', '변화', '관계' 같은 키워드를 주제로 각자 사진을 찍고, 서로의 결과물을 공유하며 생각을 나눴다.

처음에는 인사조차 하지 않던 참가자들은 4~5명씩 조를 이룬 뒤 조금씩 말을 이어갔다. 한 참가자는 "오랫동안 혼자 지내다 보니 말하는 게 어려웠다"며 "나와 비슷한 고민을 가진 사람들을 보니 '나만 이상한 게 아니구나'라는 느낌을 받았다. 다시 시작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이날 교육을 진행한 이석주 사진작가는 "고립청년들은 문턱을 넘으려는 의지는 분명히 있는데, 옆에서 이끌어줄 사람이 없는 경우가 많았다"라며 "사진은 자기 자신을 표현하는 수단 중 하나다. 이번 시도가 세상과 다시 연결되는 데 작은 도움이 될 것" 설명했다.

고립·은둔 청년은 더 이상 외면할 수 없는 문제로 떠올랐다. 2024년 실시된 '대구시 사회적 고립청년 실태조사' 따르면 지역 청년(19~39세) 58만4천여 명 가운데 3.6%인 약 2만1천 명이 고립·은둔 상태로 추정된다.

대구시는 이러한 문제에 대응하기 위해 지난해부터 '사회적 고립청년 지원사업'을 본격 추진하고 있다.

이 사업은 19~39세 고립청년 약 700명을 대상으로 심리상담부터 관계 회복, 취업 지원까지 단계별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것이 핵심이다. 1대1 심화 상담을 비롯해 멘토링, 문화·신체 활동, 취업역량 강화 프로그램 등이 함께 운영된다.

신체 활동 프로그램 중 하나인 광선검 스포츠 교실. 대구시청년센터 제공
신체 활동 프로그램 중 하나인 광선검 스포츠 교실. 대구시청년센터 제공

단순 상담에 그치지 않고 일상 회복과 사회 재진입까지 이어지는 구조를 갖춘 점이 특징이다. 정리·수납, 식생활 개선 등 생활습관 프로그램부터 사진·예술 활동 같은 문화 프로그램들은 청년들이 자연스럽게 관계를 형성하도록 유도한다. 가족을 포함한 치유 프로그램도 있다. 숲 체험이나 가족모임 프로그램을 통해 고립 청년과 가족이 함께 참여해 소통 회복을 돕는 방식이다.

전문가들은 취업 실패와 사회적 경쟁에서의 탈락 경험이 누적되면서 관계 단절로 이어지는 만큼, 조기 개입과 지속적인 지원이 필수적이라고 말한다. 특히 심리 회복과 함께 일자리, 관계망 형성까지 연계되지 않으면 다시 고립 상태로 돌아갈 가능성이 크다는 점에서 정책의 '연속성'이 중요하다는 분석이다.

김석주 대구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고립·은둔 청년 문제는 개인의 의지 부족이 아닌, 가족과 사회 시스템 내에서 장기간 누적된 부정적 경험의 결과물"이라며 "이들의 안정적 사회 복귀를 위해서는 단기 성과 중심의 사업에서 벗어나, 생애주기를 고려한 지속적인 지원체계가 마련돼야 한다"라고 밝혔다.

이어 "대구시의 사례처럼 문화 활동이 심리적 마중물이 되어 학업, 취업, 나아가 결혼 등의 생애 과업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촘촘한 청년 지원 네트워크 구축과 확대가 시급하다"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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