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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인4쌤의 리얼스쿨] 어린이와 어른 사이, 중학생을 바라보는 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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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 관련 자료 이미지. 게티이미지뱅크
어린이 관련 자료 이미지. 게티이미지뱅크

5월 5일은 어린이날이다. 어린이날은 모든 어린이가 차별 없이 인간으로서의 존엄성을 지닌 민주시민으로 바르고 아름답고 씩씩하게 자라도록 고취하기 위해 제정된 날이다. 이날이 되면 어린이를 위한 다양한 행사가 열리고, 거리에는 아이들의 웃음소리가 가득하다. 부모들 역시 자녀가 웃을 수 있도록 놀이공원을 찾거나 선물을 준비하며 특별한 하루를 만들어 주려 애쓴다. 그러나 이러한 노력은 대체로 자녀가 초등학생일 때까지 이어지다가, 중학생이 되는 순간 자연스럽게 줄어든다. 그렇다면 중학생은 더 이상 어린이가 아닌 것일까.

◆어린이날, 멈춰버린 관심

사전에서는 '어린이'를 대개 4, 5세부터 초등학생까지의 아이로 설명한다. 이 기준에 따르면 중학생은 어린이가 아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초등학생 시기까지 이어지던 부모의 관심과 애정이 더 이상 필요하지 않은 것은 아니다. 오히려 중학생 시기에는 눈에 보이지 않는 배려와 관심이 더욱 절실하며, 이 시기의 부모와의 관계가 진로와 대인 관계에까지 중요한 영향을 미치기도 한다.

어느새 훌쩍 자란 아이를 보며, '이 아이를 여전히 어린이로 보아야 할지, 아니면 어른처럼 대해야 할지' 고민하는 부모라면 이번 어린이날을 조금 다른 의미로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사춘기, 관계의 균형이 필요한 시기

중학생 시기는 흔히 사춘기라 불린다. 아이들은 신체적으로 빠르게 성장하고 감정의 기복이 커지며, 부모의 말에 쉽게 반발하기도 한다. 어제까지는 아무 말 없이 따르던 아이가 오늘은 이유를 묻고, 때로는 날 선 말로 거리를 드러내기도 한다. 이러한 변화를 마주한 부모는 당황하고, 서운함과 걱정을 동시에 느낀다. 그래서 어떤 부모는 아이를 여전히 어린아이처럼 통제하려 하고, 또 어떤 부모는 이미 다 큰 사람처럼 모든 것을 맡겨버리기도 한다.

그러나 중학생은 어린이와 어른의 경계에 서 있는 존재다. 아직은 보호와 지도가 필요하지만, 동시에 존중과 신뢰 속에서 스스로 서는 연습을 해야 하는 시기이기도 하다. 이 균형을 놓치면 부모와 자녀 사이의 갈등은 쉽게 깊어진다. 아이는 이해받지 못한다고 느끼고, 부모는 왜 이렇게 변했는지 모르겠다고 답답해한다. 결국 서로를 향한 마음은 같지만, 표현 방식과 기대의 차이로 인해 관계의 거리는 점점 멀어지게 된다.

◆선물보다 중요한 것은 '관계'

어린이날의 의미를 다시 떠올려 보면, 이날은 단순히 아이를 즐겁게 해주는 날이 아니라 아이의 인격을 존중하고 아이의 행복한 미래를 고민하는 날이다. 그렇다면 중학생 자녀를 둔 부모에게 어린이날은 어떤 모습이어야 할까. 이제는 선물이나 이벤트보다 아이의 마음을 이해하고 관계를 돌아보는 시간이 되어야 하지 않을까.

아이들은 겉으로는 어른처럼 행동하지만, 속으로는 여전히 부모의 관심과 지지를 필요로 한다. 다만 그 표현 방식이 달라졌을 뿐이다. "오늘 학교 어땠어?"라는 질문에 짧은 대답만 돌아온다고 해서 관심이 필요 없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어떻게 이야기를 꺼내야 할지 몰라 망설이고 있을지도 모른다. 이럴 때 필요한 것은 질문의 양이 아니라, 자연스러운 분위기 속에서 판단하지 않고 들어주는 태도다.

학교 현장에서 만나는 학생들을 보면, 교사에게는 사소한 이야기까지 쉽게 털어놓으면서도 정작 부모에게는 말을 아끼는 경우가 적지 않다. 속상한 일, 진로 고민, 친구 관계 문제 등 개인적인 이야기를 나누면서도 "부모님은 내 이야기를 잘 들어주지 않는다"고 말하기도 한다. 이 모습은 부모와 자녀 사이에 여전히 풀어야 할 소통의 과제가 남아 있음을 보여 준다.

중학생 자녀를 대하는 부모의 방식도 달라져야 한다. 지시와 통제 중심에서 벗어나, 선택과 책임을 경험하게 하는 방향으로 나아갈 필요가 있다. 학습 계획을 세울 때에도 일방적으로 정하기보다 함께 논의하고 결정하도록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그 과정에서 결과에 대한 책임 역시 아이가 경험하도록 도와야 한다. 이러한 경험이 쌓일수록 아이는 스스로 판단하고 행동하는 힘을 기르게 된다.

또 비교의 시선에서 벗어나는 것이 중요하다. 또래와의 성적이나 행동을 기준으로 아이를 평가하는 순간, 아이는 '있는 그대로의 나'가 아닌 '비교 속의 나'로 자신을 인식하게 된다. 이는 자존감을 약화시키고, 부모와의 관계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어린이날만큼은 그 어떤 비교도 내려놓고, 아이가 그 자체로 소중한 존재임을 느끼게 해 주었으면 한다.

어린이날을 맞아 거창한 계획이 필요한 것은 아니다. 평소보다 조금 더 아이의 이야기를 들어주고, 한 번 더 눈을 맞추며 따뜻한 말을 건네는 것만으로도 충분하다. "먹고 싶은 음식은 없니?", "요즘 무엇이 재미있니?"와 같은 작은 질문이 아이의 마음을 여는 계기가 될 수 있다. 중요한 것은 무엇을 해주느냐가 아니라, 어떤 마음으로 함께하느냐이다.

중학생은 더 이상 어린아이만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완전히 어른도 아니다. 여전히 흔들리고, 실수하며, 배워가는 과정 속에 있다. 그렇기에 이 시기의 아이들에게 필요한 것은 완벽한 지도보다 따뜻한 이해이며, 빠른 결과보다 기다려 주는 여유다.

어린이날은 아이가 행복해야 할 날이지만, 동시에 부모가 아이를 다시 바라보는 날이기도 하다. 우리 아이는 지금 어떤 마음으로 이 시기를 지나고 있을까. 그리고 나는 그 곁에서 어떤 모습의 부모로 서 있는가. 이 질문을 조용히 떠올려 보는 것, 그것이 어쩌면 가장 의미 있는 어린이날의 선물이 될 것이다.

교실전달자(중학교 교사·연필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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