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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노트] 보여주기식 유치전의 한계…구미, 전략으로 승부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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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음물 뒤집어쓰던 열정보다 고도의 '정보전'과 '프레임 구축' 절실
R&D의 대전과 제조의 구미, '국방 분업화'로 K-방산 황금비율 완성
수도권 공급망 리스크 해소할 대안… 구미, 국가 안보의 최후 보루

조규덕 사회2부 차장
조규덕 사회2부 차장

정부의 제3기 '소부장(소재·부품·장비) 산업 특화단지' 공모를 앞두고 전국 지자체들의 유치전이 뜨겁다. 대전시는 지난 4월 국방 R&D 집적지라는 강점을 내세워 안산 첨단국방산업단지 등을 대상으로 방산 소부장 특화단지 지정 신청서를 제출했다. 5~6월 평가를 거쳐 7월 최종 결과 발표가 예정된 가운데, 구미시 역시 타 도시와 차별화된 전략적 접근이 그 어느 때보다 절실한 시점이다.

문제는 접근 방식이다. 방산업계는 감정에 호소하는 보여주기식 유치전이 통하지 않는다는 평가가 나온다. 지난 2019년 용인 SK하이닉스 반도체 클러스터 유치전 당시 구미 시민들은 한겨울에 얼음물을 뒤집어쓰며 열정을 보였다. 그러나 기업과 정부는 철저히 손익과 실리에 따라 움직인다. 단순한 사진 찍기용 퍼포먼스를 멈추고 중앙부처와 정·관계를 아우르는 고도의 정보전과 전략적 홍보에 집중해야 할 때다.

유치전의 핵심은 치밀한 '프레임 구축'에 있다. 구미는 국방과학연구소(ADD) 등 국방 브레인이 밀집한 대전과 동일한 R&D 중심으로 경쟁하려 해서는 안 된다. 대신 "대전이 국방의 머리(R&D)라면, 구미는 국방의 심장(생산)과 팔다리(소부장)"라는 역할 분담 논리를 정부에 각인시켜야 한다. 구미는 LIG D&A(구 LIG넥스원), 한화시스템 등 방산 앵커기업과 수많은 협력사가 포진해 있으며, 대한민국 최대의 전자·통신·반도체 제조 생태계를 갖춘 도시다. 연구 결과물이 실제 무기로 탄생해 수출 현장으로 나가는 길목이 바로 구미라는 점을 적극적으로 내세워야 한다.

구미 만의 '결정적 한 방'은 충분하다. 첫째, 첨단 방산의 핵심은 화약이 아닌 AI, 드론, 레이더, 반도체 등 '전자전'에 있으며, 구미는 이 미래 방산에 가장 부합하는 정밀 전자 제조 DNA를 가졌다. 둘째, 구미는 신규 부지 조성이 필요한 타 도시와 달리 국가 5산단 등 즉시 입주와 양산이 가능한 대규모 인프라를 확보한 '실전형 양산 거점'이다. 셋째, 수도권 집중으로 인한 공급망 리스크를 해소할 대체 생산 거점으로서 국가 안보에 직결되며, 대구경북(TK) 신공항과 연계하면 항공전자와 무인체계를 아우르는 'K-방산 수출 물류 허브'로 도약할 수 있다.

수출 실적은 결국 생산 현장에서 나온다. 과거 주력 전자산업의 쇠퇴를 겪은 구미가 민수 전자산업에서 첨단 방산산업으로 성공적으로 전환하는 것은 대한민국 산업 재편의 강력한 상징이 될 것이다. 정치적 논리를 배제하고 국가의 '수출 주권'과 '공급망 안정'이라는 실질적 국익을 고려한다면, 소부장 특화단지는 제조 생태계가 완벽히 준비된 구미로 향하는 것이 마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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