맑고 깨끗하기로 유명한 경북 울릉도 저동항이 흙탕물로 몸살을 앓고 있다.
20일 울릉군과 지역 주민들에 따르면 경북 울릉군이 주민 편의를 위해 추진 중인 '봉래길 도로 확장 공사' 현장에서 다량의 토사가 바다로 지속적으로 유입되면서 인근 해역을 오염시키고 있다.
특히 해양 보호를 최우선으로 내세워야 할 지자체가 자체 발주한 사업의 현장 관리에는 소홀하다는 비판이 거세다.
해당 사업은 기존 도로 폭을 약 2m 확장하기 위해 도동천 하천 부지에 반복개 형식의 구조물을 설치하는 공사로, 올해 초 착공했다.
공사 현장에는 토사 유출을 막기 위해 대형 파이프를 이용해 물길을 돌리는 '바이패스(Bypass) 공법'이 적용됐다. 그러나 현장 관리 부실로 인해 공사 중 발생한 상당량의 흙탕물이 하천을 거쳐 저동항으로 그대로 흘러들고 있는 실정이다.
주민 A씨(51)는 "공사 초기 파이프 설치 등 방제 시설을 갖추기에 안심했는데, 수일째 흙탕물이 쏟아져 나와 청정 바다를 망치고 있다"며 "비가 오면 상황은 더 심각해지는데, 울릉군이 발주한 공사 현장은 법도 비껴가는 치외법권 지역이냐"며 지적했다.
더 큰 문제는 환경 오염 등을 단속해야 할 주체인 울릉군이 해당 공사의 발주처라는 이유로 현장 관리에 허술하다는 점이다. 주민 민원이 지속되자 해경도 집행 행동에 나섰다.
해양경찰 관계자는 "지난주에 이어 20일 오전에도 현장을 방문해 계도 조치를 취했으며, 울릉군청을 직접 찾아 토사 유출 억제 대책을 강력히 요청했다"고 밝혔다.
이어 "이러한 반복적인 계도에도 불구하고 상황이 개선되지 않을 경우, 본서(동해해양경찰서)에 보고 후 정식 절차를 밟아 사법 점검 등을 실시할 예정"이라며 "물환경보전법, 해양환경관리법 등 관련 법령 위반 여부를 면밀히 검토해 강력하게 단속하겠다"고 했다.
울릉군 관계자는 "해경의 요청을 전달받고 시공사에 즉각적인 조치를 지시한 상태"라며 "물길을 돌려놓은 구조물 내부 등 외관상 보이지 않는 곳에서 유출이 발생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지속적인 현장 점검을 통해 철저한 방지 대책을 강구하겠다"고 해명했다.
최근 울릉도 내 하천으로 유입되는 배수구 인근에는 '여기서부터 울릉바다'라는 문구와 함께 강치로 보이는 해양 생물 그림이 담긴 노면 벽화가 조성돼 주민과 관광객의 눈길을 끌고 있다. 이는 해양 환경 보호에 뜻이 깊은 한 주민의 자발적인 재능기부 참여로 마련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이처럼 청정 바다를 지키려는 민간의 노력과는 대조적으로, 정작 공공기관이 발주한 공사 현장에서는 흙탕물이 바다로 직행하면서 지자체가 외치는 '해양 보호' 슬로건을 무색하게 만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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