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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계대가 '반쪽짜리 기준'…정부, 현실화 연구 착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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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엔지니어링 업계 "소규모 사업 적자 감수" 수년째 호소
실비정액가산방식 확대·TF 운영…내년 1분기 말 개선안 윤곽

국토교통부 현판. 매일신문 DB
국토교통부 현판. 매일신문 DB

현실과 동떨어진 설계대가 체계로 건설엔지니어링업계의 수익성 악화가 이어지는 가운데 정부가 뒤늦게 제도 개선에 착수했다.

26일 관련 업계 등에 따르면 국토교통부는 최근 '건설엔지니어링 설계대가 산정 기준 현실화' 연구용역 수행기관으로 한국건설기술연구원(KICT)을 사실상 선정했다. 이번 입찰에는 KICT가 단독 응찰했으며, 국토부는 수의계약 절차를 거쳐 이르면 다음 달 초 연구에 착수할 방침이다.

정부가 설계대가 개편에 나선 것은 업계의 경영난이 한계 수준에 이르렀다는 판단 때문이다. 건설 경기 침체 속에서도 설계·감리 대가는 수년째 제자리 수준에 머물렀고, 인건비와 기술개발 비용 상승을 따라가지 못한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았다. 국토부는 업계 간담회 등을 통해 설계대가 인상 필요성을 확인한 뒤 올해 초 제도 개선 추진을 확정했다.

이번 연구는 계약일부터 10개월간 진행된다. 핵심 검토 대상은 업계가 지속적으로 요구해 온 '실비정액가산방식' 활성화 방안이다. 실비정액가산방식은 직접 인건비와 직접 경비, 제경비, 기술료 등을 반영해 엔지니어링 대가를 산정하는 방식으로, 현행 건설기술진흥법도 이를 기본 산정 기준으로 권고하고 있다.

하지만 현실에서는 상당수 발주처가 공사비에 일정 요율을 곱해 대가를 산정하는 '공사비요율방식'을 적용하고 있다. 계산이 간단하다는 이유에서다. 문제는 실제 투입 인력과 기술 수준, 사업 난도가 충분히 반영되지 않는다는 점이다.

한 업체 관계자는 "공사비요율방식으로 계산하면 실비정액가산방식보다 대가가 최대 50% 가까이 낮게 나오기도 한다"며 "소규모 사업은 사실상 적자를 감수하고 수행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고 말했다.

한국건설엔지니어링협회와 한국엔지니어링협회 등 업계 단체는 그동안 실비정액가산방식 확대를 지속적으로 요구해 왔지만 발주기관 반발과 예산 부담 등을 이유로 제도 개선은 속도를 내지 못했다.

국토부는 연구 과정에서 민관 합동 태스크포스(TF)도 운영할 계획이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와 국가철도공단, 한국도로공사, 한국수자원공사 등 주요 공공 발주기관과 업계 전문가·엔지니어링업체 관계자들이 TF에 참여한다. 국토부는 현장의 원가 구조와 실제 투입 비용 데이터를 최대한 확보해 현실 반영도를 높이겠다는 방침이다.

국토부는 내년 1분기 말까지 개선안의 밑그림을 마련해 건설엔지니어링 시장 전반에 적정 대가 체계를 정착시키겠다는 구상이다.

국토부 관계자는 "이번 연구의 핵심은 현장 데이터를 얼마나 충실히 반영하느냐에 달려 있다"며 "도로·철도·단지조성 등 분야별 엔지니어링사들이 실제 원가와 사업 자료를 적극 제공해야 현실성 있는 제도 개선이 가능하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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