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남미 정치 지형에서 우파 정부가 잇따라 부상하는 '블루타이드' 흐름이 한층 짙어지고 있다. 블루타이드는 중남미 좌파 집권 흐름을 뜻하는 '핑크타이드'와 반대로, 치안 강화와 친시장 정책을 앞세운 우파·보수 세력 확산 현상을 말한다. 이번에는 콜롬비아가 그 흐름에 올라탈 가능성이 커졌다. 결선 투표를 앞둔 페루에서도 우파 후보가 근소한 우세를 보여 중남미의 정치적 우회전이 이어질지 주목된다.
콜롬비아 대통령 선거 1차 투표에서 우파 성향 변호사인 아벨라르도 데 라 에스프리에야 후보가 1위를 차지하며 돌풍을 일으켰다. 에스프리에야는 오는 21일 열릴 결선투표에서 좌파 성향 집권 여당 후보인 이반 세페다 상원의원과 맞붙는다.
에스프리에야의 부상은 범죄와 치안 불안에 대한 유권자 불만을 파고든 결과로 평가된다. 그는 1차 투표에서 약 1천36만표, 득표율 43.7%를 기록했다. 세페다는 약 968만표, 41% 안팎을 얻었다. 선거 막판 우파 표심이 에스프리에야 쪽으로 결집하면서, 또 다른 우파 후보였던 팔로마 발렌시아 민주중심당 후보는 6.9%에 그쳤다.
그의 핵심 공약은 엘살바도르식 강경 치안 모델이다. 에스프리에야는 엘살바도르의 초대형 교도소 '세코트'를 본떠 콜롬비아에 대형 교도소 10곳을 짓고, 마약 조직과 무장단체에 대한 협상을 중단하겠다고 공약했다. 필요할 경우 비상권한을 동원해 범죄 조직을 제압한다는 구상이다. 세코트는 범죄 억제 효과를 내세운 나이브 부켈레 엘살바도르 대통령의 상징적 시설이지만, 수용자 인권 침해 논란도 거세다.
경제 분야에서는 친기업·감세, 규제 완화, 공공지출 축소를 주장했다. 에스프리에야는 정치 경험이 없는 변호사 출신이라는 점, 거친 언사와 화려한 유세 연출을 동원한다는 점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비롯한 우파 포퓰리스트 정치인으로 인식된다.
그는 과거 베네수엘라 마두로 정권의 자금세탁 연루 의혹을 받은 알렉스 사브 등 논란이 짙은 변호를 잇달아 맡아 유명세와 부를 동시에 얻었다. 동시에 권위주의적 통치 방식에 대한 우려도 키우고 있다.
콜롬비아는 2022년 구스타보 페트로 대통령이 당선되기 전까지 오랫동안 우파·보수 진영이 주도해온 나라다. 페트로 대통령은 집권 후 무장단체와 협상으로 분쟁을 끝내겠다는 '전면 평화' 노선을 추진했다. 협상은 무소용이었다. 범죄와 납치, 마약 조직 활동에 대한 국민 불안은 오히려 커졌다. 성장 둔화와 물가 부담도 집권 세력에 불리하게 작용했다.
에스프리에야가 결선에서 승리할 경우 중남미의 블루타이드 확산세는 더 뚜렷해진다. 앞서 아르헨티나, 에콰도르, 칠레, 볼리비아 등에서 우파 또는 보수 성향 정부가 잇따라 들어섰다. 페루에서도 오는 7일 결선투표를 앞두고 우파 후보인 게이코 후지모리가 좌파 후보 로베르토 산체스를 근소하게 앞선다는 여론조사가 나왔다.
중남미의 우경화는 단순한 이념 변화라기보다 치안 불안, 경기 둔화, 좌파 정부에 대한 실망이 겹친 결과로 해석된다. 좌파 정부가 약속한 개혁이 생활 안정으로 이어지지 못하자 유권자들이 질서 회복과 성장, 강한 국가를 내세우는 우파 후보에게 눈을 돌리고 있다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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