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는 올해 초 '코스닥 3000 시대'를 열겠다고 공언했습니다. 하지만 반년이 지난 지금 코스닥은 3000포인트 달성은커녕 '천스닥(코스닥 1000)' 사수마저 위태로운 처지입니다. 코스피가 3000대에서 어느덧 9000대를 넘보는 사이 코스닥만 홀로 소외된 셈입니다.
1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들어 지난 9일까지 코스피 지수는 92.13% 오른 반면 코스닥 지수는 4.57% 올랐습니다. 두 시장의 수익률 격차는 90%포인트에 육박합니다.
코스닥은 지난 4월 27일 1226.18을 기록하며 24년여 만에 최고점을 찍었지만 이후 줄곧 내리막을 걸었습니다. 지난 8일 '검은 월요일' 충격에는 9% 넘게 급락하며 911선까지 밀려 올해 상승분을 모두 반납하기도 했습니다. 다만 9일에는 저가 매수세가 유입되며 6.19% 반등했지만 이마저도 코스피가 8.18% 오른 것과 비교할 때 상대적으로 부진한 흐름입니다.
코스닥은 주요 투자 기반이었던 개인 투자자들에게도 외면 받는 모습입니다. 올해 들어 지난 9일까지 개인 투자자들은 코스닥을 8조8078억원어치 순매도한 반면 코스피를 73조8967억원어치 순매수였습니다. 상대적으로 코스닥 투자 비중이 높았던 개인투자자들마저 코스피의 독보적 강세를 따라가기 시작한 것입니다.
코스닥 부진의 가장 큰 원인은 인공지능(AI) 반도체 슈퍼사이클입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주도하는 장세에서 반도체 비중이 낮은 코스닥은 힘을 쓰지 못했습니다. 코스피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전체 시가총액의 50%를 차지하고 전기·전자 업종이 60%를 구성하지만 코스닥은 전기·전자 업종 비중이 22%에 불과합니다.
이재명 정부 출범 첫해 코스피는 상법 개정 등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 정책과 반도체 실적 기대감이 맞물리며 가파르게 올랐지만 그 과실은 대형주에 집중됐습니다. 지난 5월부터 이달 9일까지 한 달여간 KRX 삼성전자지수와 SK하이닉스지수가 각각 46.03%, 72.24% 급등하는 동안 코스닥 전기·전자 종목들로 구성된 지수는 15.35% 하락했습니다. 코스닥 시가총액 상위권을 차지하는 제약·바이오와 2차전지 섹터 부진도 부담으로 작용했습니다.
고유가 장기화로 채권금리가 급등한 점도 악재였습니다. 시장 금리가 높아지면 미래 가치를 보고 투자하는 성장주의 할인율이 커질 수밖에 없습니다. 이로 인해 시장 자금은 코스닥 대신 당장 메모리 가격 상승 수혜를 받는 반도체 대형주에 더욱 쏠렸습니다.
◆외국인 '사자'·정책 기대감에 하반기 반등할까
그럼에도 시장에서는 하반기 코스닥 시장에 온기가 퍼질 것이란 기대가 조심스럽게 나옵니다. 정부의 코스닥 활성화 정책이 분위기를 바꿀 수 있을 것이란 관측인데요. 우선 국민성장펀드가 주요 변수로 꼽힙니다. 5년간 150조원 규모로 조성되는 이 정책 자금 중 코스닥에 직접 유입되는 자금은 8조1000억원, 간접 지원까지 포함하면 5년 누적 10조4000억원으로 추산됩니다.
염동찬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중견기업보다는 벤처기업, 코스피보다는 코스닥 상장기업에 자금 공급이 이뤄질 가능성이 높다"고 강조했습니다.
코스닥 승강제 도입도 반등 동력으로 꼽힙니다. 정부는 오는 10월 코스닥을 프리미엄·스탠더드·관리군 등 3개 리그로 나눠 운영하고 프리미엄 지수를 만들어 ETF 거래를 유도할 계획입니다. 7월부터는 상장폐지 기준이 강화돼 시가총액 기준이 150억원에서 200억원으로 오르고, 주가 1000원 미만 동전주도 퇴출 대상에 오릅니다.
수급 측면에서도 긍정적인 신호가 감지됩니다. 지난달부터 이달까지 외국인은 코스피 시장에서는 65조6129억원어치 순매도한 반면 코스닥 시장에서는 4조3476억원어치 순매수하며 상반된 흐름을 보이고 있습니다. 코스피가 반도체 중심 대형주 랠리로 급등하는 동안 상대적으로 소외됐던 코스닥의 가격 매력이 부각된 영향으로 풀이됩니다.
다만 코스닥의 본격 반등까지는 넘어야 할 산이 많습니다. 가장 큰 변수는 금리입니다. 고유가에 따른 물가 상승세가 이어지며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어서입니다. 금리가 오르면 자금 조달 비용이 늘고 외부 자금 의존도가 높은 코스닥 기업일수록 부담을 크게 받습니다.
증권가에서는 정책 기대만으로 코스닥 전체가 동반 상승하기는 어렵다고 봅니다. 정책 자금은 시장 전체를 떠받치기보다 성장성과 자금 수요가 분명한 기업에 골라 들어갈 공산이 크기 때문입니다. AI·로봇·바이오처럼 정책 수혜와 성장성을 동시에 갖춘 종목은 먼저 온기를 받겠지만 코스닥 전반이 함께 오르기까지는 더 지켜봐야 한다는 분석입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채권금리 급등으로 인한 밸류에이션 부담으로 대형주, IT, 수출주로 수급 쏠림이 심화됐다. 그만큼 상대적 가격 메리트가 높아졌다는 의미로"라면서 "채권금리의 하향 안정이 가시화될 경우 코스피와 가격 갭 축소 차원의 반등 시도가 기대된다. 금리 인상 우려를 상당 부분 선반영한 상황에서 지정학적 리스크 완화 시 6~8월 중 탄력적인 반등이 가능할 전망"이라고 밝혔습니다.



































댓글 많은 뉴스
택시 기본요금 조정, 업계 용역 결과 나왔다…5,200~5,600원 수준 전망
홍준표, '총리설' 직격?…"오해 풀렸으면 터무니 없는 비방 삼가 달라"
이준석 "장동혁 '서울 재선거' 주장은 오세훈 사퇴 종용"
진중권 "공소취소, 李정권 처참한 몰락 가져올 것…헌법 무너져"
선관위 진상규명위원장 "'재선거'는 함부로 꺼낼 수 없다…중요한 것은 '진상규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