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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기념사업회, 항미원조기념관 연수 일정 논란…"국방부·靑 책임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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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 항일유적 연수에 中 선전시설 포함
사업회장 3개월째 공석…관리 부실 우려

국방부 산하 공공기관인 전쟁기념사업회에서 운영하는 전쟁기념관이 6·25 전쟁을 중국의
국방부 산하 공공기관인 전쟁기념사업회에서 운영하는 전쟁기념관이 6·25 전쟁을 중국의 '항미원조' 시각으로 해석하는 교육을 안내(오른쪽)하고 논란이 일자 '점검 중'으로 수정했다(왼쪽). 전쟁기념관

국방부 소속 공공기관으로 전쟁기념관을 설립·운영하는 전쟁기념사업회(이하 사업회)의 초·중·고 교사 대상 외국 연수 프로그램에 중국의 대표적 6·25전쟁 왜곡 시설인 '항미원조(抗美援朝)기념관' 방문 일정이 포함됐던 사실이 확인되면서 논란이 커지고 있다. 교육 현장에서 올바른 역사 인식을 전달해야 할 교사들을 중국의 일방적 선전 시설로 안내하려 했다는 비판이 제기되는 가운데 지난 몇 개월간 사업회를 사실상 관리·감독해 온 국방부와 청와대의 책임론이 불거지고 있다.

15일 정치권 등에 따르면 사업회는 4월 전국 초·중·고에 '2026년 해외 항일 유적지 탐방 교원 연수' 참가자를 모집했다. 8월 4일부터 4박 5일간 중국 다롄, 단둥, 하얼빈 등을 도는 일정으로, 지난 12일 참가 교사 26명을 선발해 발표했다. 참가비는 1인당 30만원이지만 항공료와 숙박비 등 실제 소요 비용 수천만원은 국가 예산으로 지원된다.

문제가 된 것은 애초 연수 일정에 포함됐던 단둥 항미원조기념관 방문 계획이다. 사업회는 연수 첫날인 8월 4일 다롄공항 도착 직후 참가 교사들을 이 기념관으로 안내할 예정이었다. 이곳은 중공군의 6·25전쟁 참전을 '미국·한국의 선제 침략에 맞서 북한을 도운 행위'로 정당화하는 내용으로 꾸며졌다. 심지어 국군 수도사단 백호연대 깃발 탈취 장면을 재현한 부스가 마련돼 있고, 설명문에는 이를 "정전에 반대한 이승만 대통령을 징벌한 것"이라고 적혔다.

논란은 사업회가 별도 추진한 '6·25전쟁, 서로 다른 해석' 교육 프로그램에서 시작했다. 이 프로그램 홍보물은 태극기를 배경으로 한 '6·25전쟁'과 중국 오성홍기를 배경으로 한 '항미원조' 문구를 나란히 배치해 중국 측 역사 해석을 한국전쟁과 동등한 시각인 것처럼 소개했다는 비판을 받았다. 논란이 일자 사업회는 9일 교원 연수 일정에서 항미원조기념관 방문 계획도 제외했다.

사업회 측은 "중국의 왜곡된 역사 인식을 비판적으로 조명하려는 취지"라며 표현을 수정한 뒤 프로그램은 예정대로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국방부도 "표현 방식이 적절치 못했다"며 게시물을 삭제하고 경위를 파악해 조치하겠다고 했다. 그럼에도 여론이 숙지지 않자 안규백 국방부 장관은 "중대한 과오"라며 감사를 지시했다.

하지만 이번 사태가 사업회장 공석 상태를 방치한 청와대와 국방부에 근본 책임이 있다 지적이 나온다. 직전 사업회장인 백승주 국민대 석좌교수는 지난 3월 13일 사업회장직에서 물러났지만, 이후 후임 인선이 이뤄지지 않아 현재까지 약 3개월간 회장직은 공석 상태다.

백 교수는 매일신문과의 통화에서 "있어서는 안 될 일이 일어났다. 자유민주주의 수호 전쟁에 항미원조라는 말이 끼어들 여지가 없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청와대와 국방부가 사업회장을 공석으로 방치하지 않았다면 걸러졌을 논란"이라며 "현재 부회장인 공군 참모차장이 회장 직무를 대신하고 있지만, 계룡대에서 공군 업무를 보면서 이번 사안은 사업회 내부 실무선에서 전결 처리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 정도 사안이면 책임 있는 자리에 있는 사람이 책임을 통감하고 물러나야 하는데 그럴 만한 자리에 앉은 사람이 아무도 없다. 사업회장은 국방부 장관의 제청으로 대통령이 임명하는 만큼 3개월째 후임 공고도 내지 않고 사실상 직영 체제로 운영해 온 국방부와 청와대가 책임져야 할 문제"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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