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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언제 적 '세계 속의 패션 대구'인데 아직도 대구 관문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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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의 첫인상은 관문(關門)에서 결정된다. 공항과 역, 고속도로 나들목은 외지인이 그 도시를 처음 마주하는 공간이다. 첨단산업과 문화, 혁신과 미래의 이미지를 아무리 강조해도 관문이 과거에 머물러 있으면, 그 도시는 브랜드 마케팅에 실패한 것이다.

대구의 대표 관문인 북대구IC가 그런 사례다. 경부고속도로를 타고 대구에 들어서는 운전자들은 비탈면에 설치된 '푸른 대구 밝은 미래, 세계 속의 패션 대구'란 문구를 보게 된다. 2000년 설치된 이 홍보물은 당시 대구의 주력 산업이던 섬유·패션산업의 위상(位相)을 상징했다. 그러나 현재 대구의 산업 지형은 완전히 달라졌다. 미래모빌리티, 로봇, 의료산업, ABB(AI·빅데이터·블록체인), 반도체와 이차전지 등 첨단산업이 도시 성장의 핵심축으로 자리 잡았다. 그럼에도 대구의 얼굴 역할을 하는 관문은 과거에 멈춰 있다.

대구시는 북대구IC 일대 경관(景觀) 개선에 어려움이 많다고 하소연하고 있다. 고속도로와 맞닿은 급경사면이라는 구조적 한계와 수억원의 예산 때문에 개선 작업이 번번이 무산됐다고 한다. 그러나 도시의 관문은 도시 브랜드와 경쟁력을 보여 주는 공공(公共) 자산이다. 기업과 관광객 유치에 목을 매면서도 정작 수많은 방문객이 가장 먼저 보는 공간을 방치하는 것은 이해할 수 없는 일이다. 다른 대도시들은 관문 경관을 도시 경쟁력의 일부로 인식하고 있다. 서울은 한강 교량과 주요 진입도로의 야간 경관을 지속적으로 개선하며 수도의 상징성을 강화하고 있다. 부산은 광안대교와 북항 일대를 도시 브랜드를 대표하는 랜드마크로 발전시켰다. 반면 대구는 오랫동안 관문 경관 관리에 소극적이었다.

이제는 달라져야 한다. 북대구IC 비탈면의 홍보물을 철거하거나 새로운 구호(口號)로 교체하는 것만이 해답은 아니다. 대구의 현재와 미래를 상징하는 공공 디자인, 야간 경관 조명, 디지털 미디어아트, 녹지 경관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할 필요가 있다. 미래산업도시 대구, 혁신도시 대구, 문화도시 대구의 정체성(正體性)을 관문 공간에 담아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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