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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하원 '한국, 미국기업 차별' 보고서 공개…수출기업 통상 리스크 커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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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하원 법사위원회가 한국 정부의 규제 집행이 미국 기업을 차별해 왔다는 내용의 보고서를 공개했다. AI 생성 이미지
미국 하원 법사위원회가 한국 정부의 규제 집행이 미국 기업을 차별해 왔다는 내용의 보고서를 공개했다. AI 생성 이미지

미국 하원 법사위원회가 한국 정부의 규제 집행이 미국 기업을 차별해 왔다는 내용의 보고서를 공개하면서 국내 산업계에 긴장감이 커지고 있다. 보고서가 쿠팡뿐 아니라 구글과 마이크로소프트(MS), 포드 등 미국 기업들이 한국에서 겪었다고 주장하는 규제 사례를 조목조목 거론한 데다, 한미 통상 현안과 맞물릴 경우 국내 수출기업에 부담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미국 하원 법사위원회는 1일(한국시간) '한국의 미국 소유 기업에 대한 차별적 공격: 무너진 경쟁(Discriminatory Attacks on American-Owned Companies in South Korea: Broken Competition)' 보고서를 발간했다.

법사위는 보고서를 통해 한국 정부가 미국 기업을 상대로 징벌적 의무와 과도한 벌금, 차별적인 법 집행을 실시해 자국 기업의 경쟁력을 보호하려 했다는 문제 의식을 제기하며 관련 조사를 진행했다고 밝혔다.

보고서는 한국의 규제 환경이 오랜 기간 미국 기업에 불리하게 작용해 왔다고 주장했다. 특히 2000년대 초부터 미국 정부 관계자들이 한국의 차별적 규제 집행에 지속적으로 우려를 제기해 왔다고 설명했다.

법사위는 한국의 규제 관행이 향후 10년간 한국 경제에 최대 4690억달러, 미국 경제에는 최대 5250억달러의 손실을 초래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또한 미국 가구당 평균 3800달러의 경제적 부담이 발생할 수 있다는 내용도 보고서에 담았다. 한국 내 사업 과정에서 미국 기업들이 입는 손실이 결국 미국 투자자와 소비자에게까지 영향을 미친다는 것이 보고서의 주장이다.

미국 하원 법사위원회가 1일(한국시간) 발간한
미국 하원 법사위원회가 1일(한국시간) 발간한 '한국의 미국 소유 기업에 대한 차별적 공격: 무너진 경쟁(Discriminatory Attacks on American-Owned Companies in South Korea: Broken Competition)' 보고서 표지.

보고서는 한국 정부의 경쟁법 집행 사례로 마이크로소프트와 구글 등을 언급했다.

2005년 시장지배적 지위 남용을 이유로 마이크로소프트에 약 3543만달러 규모의 과징금이 부과된 사례와 2021년 구글에 약 1억7660만달러의 과징금이 내려진 사례를 대표적인 예로 제시했다.

특히 구글에 대해서는 "한국 정부는 경쟁 기업인 한국 삼성, LG 등 제조업체들이 구글 안드로이드 운영체계의 다른 버전을 사용하지 못하도록 했다"며 당시 과징금 규모가 삼성 계열사 여러 곳의 제재 수준과 비슷했다고 주장했다.

자동차 산업 사례도 포함됐다. 보고서는 2007년 포드 경영진의 증언을 인용해 새로운 규제로 인해 포드와 제너럴모터스(GM), 도요타, 폭스바겐 등이 한국 시장 진입에 어려움을 겪었다고 소개했다.

또 2005년 마이크로소프트의 운영체계에서 인스턴트 메시징 기능을 제외하도록 한 한국 정부의 조치에 대해서는 당시 미국 법무부가 "소비자 보호에 필요한 범위를 넘어선 규제"라는 입장을 나타냈다고 전했다.

보고서는 한국 공정거래위원회의 조사 절차에 대해서도 비판을 제기했다.

공정위가 기업들에게 충분한 소명 기회를 제공하지 않고 과징금 결정 이전에 불리한 증거를 반박하거나 변론 할 기회를 제한한다는 주장이다. 또한 대부분 국가에서는 경쟁법 위반에 대한 형사 집행이 제한적으로 이뤄지는 반면 한국은 광범위한 형사 고발 권한을 행사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산업계에서는 보고서가 공개된 시점에도 주목하고 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전날 구글이 국내외 게임사들과 다른 앱마켓보다 유리하거나 동일한 조건을 요구하는 이른바 '최혜대우(MFN)' 계약을 체결해 경쟁을 제한했다는 혐의와 관련해 제재 절차에 착수했다.

공정위는 조사 결과에 따라 최대 8500억원 규모의 과징금을 부과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구글은 앞서 2021년에도 앱마켓 거래 제한 행위와 관련해 421억원의 과징금을 부과 받은 바 있다.

미 하원 보고서는 이와 관련해 "2021년 공정위는 구글에 벌금을 부과하기 전에 '반구글법'으로 불리는 법 개정안을 통과시켰다"며 해당 조치가 혁신을 저해하고 기업 활동을 위축시킨다고 평가했다.

산업계는 보고서가 향후 통상 문제로 확대될 가능성을 경계하고 있다.

미 하원 법사위원회는 미국 내에서 기업 규제와 경쟁 정책을 다루는 핵심 상임위원회로 평가받는다. 앞서 지난 3월에는 제이미슨 그리어 미국무역대표부(USTR) 대표에게 한국의 미국 기업 차별 문제를 제기하는 서한을 전달한 바 있다.

같은 달 미국무역대표부는 한국을 포함한 16개국을 대상으로 과잉 생산과 무역 불균형 등을 이유로 무역법 301조 조사에 착수했다.

재계에서는 이러한 움직임이 통상 압박으로 이어질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는 시각도 나온다.

한 산업계 관계자는 "미국은 이미 강제 노동 제품 수입금지 조치 이행이 미흡하다는 이유를 들어 한국산 일부 제품에 12.5%의 추가 관세 부과 방침을 밝힌 상황"이라며 "이번 보고서가 자동차와 반도체, 농산물 등 주요 수출산업에도 영향을 미칠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재계에서는 정부가 규제 체계의 예측 가능성을 높이고 해외 기업과의 소통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도 제기된다.

한 재계 관계자는 "미 하원 보고서가 통상 마찰로 이어지기 전에 한국의 규제 수준이 유럽은 물론 미국 등 주요 국가와 비교해 글로벌 스탠더드에 부합하는지 점검해 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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