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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론새평-오정일] N% 성과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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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정일 경북대 행정학부 교수

오정일 경북대 행정학부 교수
오정일 경북대 행정학부 교수

삼성전자 노사가 '특별경영성과급' 도입에 합의했다. 그동안 삼성전자는 '부가가치'를 바탕으로 '목표성과급'을 지급해 왔다. 이번 합의에서 목표성과급 외에 '경영 성과'의 일정 비율을 특별경영성과급으로 지급하기로 했다. 성과급 지급 기준이 부가가치 중심에서 경영 성과도 반영하는 방식으로 바뀌었다. 대체로 언론은 경영 성과를 '영업이익'으로 해석한다.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 직원이 목표성과급과 영업이익의 10.5%를 특별경영성과급으로 받으면 수령액은 약 6억 원이 된다.

영업이익의 일정 비율을 성과급으로 지급하는 방안에 대해 대통령은 다음과 같이 말했다. "주주도 법인세를 납부한 뒤 남은 '당기순이익'에서 배당을 받는데, 근로자가 세금도 내기 전의 영업이익을 기준으로 성과급을 받는 것은 이해하기 어렵다." 고용노동부 장관도 세금을 납부한 뒤 남는 '초과이윤'을 재분배하자고 했다.

기업의 경영 성과는 여러 단계에서 측정된다. 시작점은 부가가치다. 부가가치에서 노동과 자본의 몫인 임금과 이자 등을 뺀 금액이 영업이익이다. 영업이익에서 정부 몫인 법인세 등을 차감한 결과가 당기순이익이다. 당기순이익은 주주의 몫인 배당과 사내 유보로 처분된다. 계산 순서상 뒤로 갈수록 파이(pie)는 작아진다.

경제학에서 사용하는 이윤은 이익과 다른 개념이다. 이윤은 기업이 벌어들인 수입에서 '모든' 비용을 차감하고 남은 이익이다. '모든' 비용에는 자본의 기회비용도 포함된다. 자본의 기회비용은 다른 말로 '정상이윤'이다. 어떤 사업을 하든 평균적으로 벌 수 있는 이익이 정상이윤이다. 따라서 경제학적 이윤은 정상이윤을 초과하는 이익이다.

말 그대로 성과급은 경영 성과에 연동돼야 한다. 여러 이익 가운데 영업이익이 경영 성과를 가장 잘 나타낸다. 이번 노사 합의에서 특별경영성과급 지급 기준을 영업이익으로 정한 것은 진일보(進一步)한 결과다. 결과적으로 정부는 당기순이익과 초과이윤을 지급 기준으로 제시해 노조에 더 큰 양보를 요구했다.

2025년 삼성전자 연결재무제표를 바탕으로 1인당 특별성과급을 산출해보자. 영업외손익이 없고 전 세계 모든 임직원에게 같은 금액을 지급한다고 가정한다. 산출 결과, 1인당 특별성과급은 부가가치 기준 5,500만 원, 영업이익 기준 1,800만 원, 당기순이익 기준 1,600만 원이다. 지급 기준이 부가가치에서 영업이익으로 바뀌면 1인당 특별성과급은 약 67% 감소한다.

성과급 지급 기준에 따라 경영 성과 배분과 위험 분담이 달라진다. 이해관계가 첨예할 수밖에 없다. 부가가치를 지급 기준으로 삼으면 노동자는 경영 성과의 변동에 따른 위험을 거의 부담하지 않는다. 거의 모든 위험을 주주가 부담한다. 성과급을 영업이익에 연동하면 노동자는 주주보다 먼저 자신의 몫을 가져가는 대신, 위험을 일부 부담한다. 반면 당기순이익에 연동하면 주주와 이익을 공유(共有)한다. 이 경우 노동자는 실질적으로 공동경영자의 위치에 서게 된다.

주류 경제학은 각 경제주체의 몫이 시장에서 결정된다고 본다. 임금은 노동시장에서, 이자는 자본시장에서 결정된다. 기업은 시장에서 결정된 임금과 이자를 받아들이고 이윤을 극대화한다. 그 결과, 노동과 자본은 각자의 생산성에 상응(相應)하는 임금과 이자를 받는다. 그러나 현실은 이론과 다르다. 조앤 로빈슨이 지적했듯이, 분배는 시장이 자동으로 결정하는 자연법칙이 아니다. 제도와 계약, 협상과 권력관계의 산물이다. 현실에서는 누가 먼저 가져가느냐에 따라 각 경제주체의 몫이 달라진다. 이 때문에 분배의 우선순위가 중요하다.

삼성전자의 천문학적인 영업이익은 AI 거품이 만들어낸 횡재(橫財)다. 횡재는 일시적이다. 노동자들이 그 횡재의 10.5%를 가져갔다. 일부 주주는 자기 몫을 노동자들에게 빼앗겼다고 불평한다. 돈 벌기가 어렵지만 번 돈을 나누는 것은 더 어렵다. 시대가 변했다. 회사 발전이 곧 나의 발전이라는 말은 이제 통하지 않는다. 회사가 어려워지면 해고될 수 있으니, 잘될 때 협조하라는 말이 있다. 하지만 반대 논리도 가능하다. 그러니까 회사가 잘될 때 많이 받아야 한다는 것이다. 누가 무엇을 얼마나 가져가야 하나. 어려운 숙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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