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도심 내 극심한 주택 부족 문제를 해결하고 비아파트 공급을 빠르게 늘리기 위해 공실 상가, 업무시설, 생활숙박시설 등의 '주거 용도 전환' 카드를 꺼내 들었다. 오피스텔 설계변경 요건 완화와 주차장 기준 면제 등 과감한 규제 완화가 추진 중이지만, 부작용을 최소화하기 위한 제도적 장치 마련이 우선돼야 한다는 제언이 나왔다.
이윤상 국토연구원 부연구위원이 제시한 '상업·업무시설의 주거시설 전환 해외사례와 정책적 시사점' 워킹페이퍼를 살펴보면 정부는 2020년 초반부터 상업·업무시설의 주거 시설 전환을 장려하기 위해 규제 완화 정책을 펼치고 있다. 도심 내 공실 상가를 주거시설로 전환해 장기 공공임대주택이나 공공지원민간임대주택으로 공급하는 방식이다.
앞서 지난 5월 22일 국토교통부는 비아파트 '무제한 주택매입' 정책을 발표했다. 단기간에 신속한 공급이 가능한 비아파트 신규 공급 모델 도입과 신축 관련 비아파트 금융 지원 확대 등을 통해 수도권에 향후 2년간 4만1천가구, 2030년까지 11만가구를 공급한다고 밝혔다.
이 같은 시도는 도심 공동화와 주택 부족 현상이 극심한 해외 주요 대도시들에서도 일어나고 있다. 미국 뉴욕시는 1990년대 초 구도심 오피스 공실 위기에 대응해 공동주택 전환 시 건물 가치 상승분에 대한 재산세 공제 및 감면을 과감하게 제공하는 'Section 421-g' 프로그램을 도입했다. 이를 통해 1만2천가구가 넘는 주택을 확보해 도심의 활력을 불어넣었다.
잉글랜드(런던 등)에서도 2013년 오피스를 주택으로 전환할 때 지자체의 복잡한 계획허가 절차를 면제하고 간소화된 사전 승인만을 거치도록 하는 '허용개발권'(PDR)을 도입했다. 이 제도를 통해 10년동안 10만가구의 주택이 늘었다. 다만, 지자체 심사 재량권이 사라지면서 각종 부작용이 발생했다. 자연 채광이 들지 않거나, 지나치게 협소한 주택, 발코니 등 공간이 부족한 닭장형 주거 시설이 크게 늘었기 때문이다. 뿐만 아니라 지자체가 개발 부담금을 징수할 기회를 잃어 학교·도로 등 기반시설 부족 문제도 발생했다.
이 부연구위원은 워킹페이퍼를 통해 규제 완화에 앞서 각종 부작용을 최소화하기 위한 제도적 장치 마련이 필수적이라고 주문했다.
그는 "도심 내 주택 공급 확대의 중요성을 고려할 때 우리나라에서도 주거 시설 전환 촉진정책을 추진할 필요가 있으나, 잉글랜드 사례에서 지적된 문제가 발생하지 않도록 면밀한 정책 설계가 필요하다"며 "특히 무분별한 양적 확대를 위한 정책보다는 높은 품질, 부담가능한 공급 및 기반 시설 확충, 고용 창출 공간 마련 등을 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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