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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 매일시니어문학상] 시 부문 심사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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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가능 믿는 아이들, 사회의 가르침

문정희 시인(왼쪽부터), 장옥관 시인, 마경덕 시인
문정희 시인(왼쪽부터), 장옥관 시인, 마경덕 시인

작품은 전반적으로 완성도가 높은 수준을 보여줬으나, 자신의 감정에 침몰한 허약한 언어들, 인식의 범주에서 벗어나지 못하거나 독자를 설득하지 못한 작품은 배제됐다. 수상작은 삶이 묻어나는 소박한 진정성, 자신만의 표현력, 문학성을 갖춘 작품들로 선정됐다.

대상은 시 부문 김제이의 '수학 문제와 종아리가 붉은 여자애' 가 차지했다. 현실에서는 불가능한 꿈으로 첫 행을 시작한다. 물질이 우상인 이 시대는 신분 상승을 꿈꾸며 아버지를 필아서라도 북극에 아파트를 사야 한다. 과학적인 수학보다는 책임지지 않는 거짓말의 위력이 더 큰 세상이 돼간다. 불가능을 믿고 살아야 하는 아이들에게 이 사회가 무엇을 가르치고 있는가를 묻는 수작이다.

강기영의 '엉거주춤을 생각하며'는 사물을 바라보는 시각이 돋보인다. 앉지도 서지도 못하는 '엉거주춤'한 자세를 노년의 몸과 삶에 겹쳐 놓으며, 피할 수 없는 노후의 건강 문제를 성찰한다.

방소영의 '어름사니처럼 나비처럼'은 외줄을 타는 어름사니를 통해 삶과 죽음의 경계를 형상화했다. 노년에 마주하는 질병과 죽음을 줄타기에 비유하면서도, 살아 있음의 소중함을 놓치지 않는다.

장예은의 '일과'는 휘감고 기어오르는 식물의 생명력에서 희망을 발견한다. 삶에 대한 애착과 의지를 덩굴손의 움직임에 빗대어 설득력 있게 풀어냈다.

최수일의 '도마의 노래'는 어머니의 도마 소리에서 따뜻한 유년의 기억과 고단한 삶의 흔적을 함께 길어 올린다. 아이의 시선과 어른의 현실이 교차하며 깊은 울림을 남긴다.

강명숙의 '물수제비의 자세'는 세상을 살아가는 태도를 물수제비에 빗대어 보여준다. 더 멀리 가기 위해 몸을 낮추는 자세를 통해 삶의 의미를 스스로 만들어가는 힘을 담아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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