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월 11일 농협사료는 전 축종 사료 가격을 ㎏당 39원(약 7.9%) 인상했다. 포대당으로 환산하면 975원, 약 1천원이다. 얼핏 보면 큰돈이 아닌 듯하지만 축산농가에는 결코 가벼운 금액이 아니다.
한우 비육우 한 마리가 출하될 때까지 소비하는 사료는 약 200포에 이른다. 이번 인상으로 마리당 사료비는 약 20만원이 늘어난다. 100마리를 출하하는 농가는 2천만원, 200마리를 사육하는 농가는 4천만원을 추가로 부담해야 한다. 포대당 1천원은 농가 경영에서는 수천만원의 비용 증가로 이어진다. 문제는 지금의 한우농가가 그 부담을 감당할 여력이 없다는 데 있다.
통계청의 '2025년 축산물생산비조사'에 따르면 비육우는 마리당 99만9천원, 번식우는 86만1천원의 순손실을 기록했다. 두 축종 모두 4년 연속 적자다. 이런 상황에서 농협사료 가격 인상은 단순한 원가 조정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농가들이 분노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물론 국제 곡물가격과 환율, 해상운임 상승으로 원가 부담이 커진 만큼 가격 인상이 불가피한 측면이 있다는 점은 인정해야 한다. 그러나 농민들은 묻는다. 어려울 때 농민의 부담을 함께 나누기 위해 존재하는 조직이 바로 농협이 아니냐는 것이다.
농협은 일반 기업이 아니다. 협동조합으로서 농업인의 권익 보호와 농업 발전을 존재 이유로 삼는다. 그렇기에 농민들은 위기일수록 농협이 시장 논리보다 협동조합 정신을 앞세워 완충 역할을 해주길 기대한다.
더욱이 농협사료는 국내 비육우 사료시장에서 가장 높은 점유율을 차지하는 사실상의 기준 가격 역할을 한다. 농협사료의 가격 인상은 민간업체의 가격에도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크다. 그만큼 농협의 책임이 무겁다.
농가들의 허탈감은 또 다른 현실에서 비롯된다. 한우농가는 농협사료를 구매하고 공판장을 이용하며 농협 축산경제를 떠받치는 핵심 고객이다. 그런데 정작 가장 어려운 시기에 돌아온 것은 부담 완화가 아니라 가격 인상이었다.
결국 문제는 구조다. 현재의 농협 체계에서는 경제사업에서 발생한 수익이 농가 지원보다 지주사 운영과 조직 유지에 더 많이 쓰인다는 비판이 끊이지 않는다. 농민들은 자신들이 만든 수익이 정작 자신들에게 돌아오지 못한다고 느낀다.
이 같은 구조는 2012년 신용사업과 경제사업을 분리한 이른바 '신경분리' 이후 더욱 고착됐다는 지적도 나온다. 농협금융이 큰 수익을 내더라도 그 성과가 농자재 가격 안정이나 농가 지원으로 직접 연결되기 어려운 구조가 만들어졌기 때문이다.
이제는 농협 개혁의 방향도 달라져야 한다. 중앙회장 선출 방식이나 감사제도 같은 권력 구조보다 농민들이 체감하는 개혁이 우선돼야 한다. 조직을 슬림화하고 중복 기능을 줄여 절감한 비용을 사료와 비료 등 농자재 가격 안정에 투입하는 것이 협동조합다운 개혁이다. 장기적으로는 금융 부문의 성과가 농업인 지원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제도 개선도 검토해야 한다.
농협의 존재 이유는 분명하다. 농민의 권익을 지키고 우리 농업의 지속가능성을 높이는 것이다. 포대당 1천원의 사룟값 인상은 누군가에게는 작은 숫자일지 모르지만 한우농가에는 생존을 좌우하는 무게다. 지금 필요한 것은 권력을 둘러싼 논쟁이 아니라 농민의 삶을 지키는 실질적인 개혁이다. 그것이 농협이 존재하는 이유이며, 지금 가장 먼저 실천해야 할 책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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