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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ES KIDS ZONE] "하나는 외롭다?" 외동이 보통이 된 대한민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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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제자매가 있는 가족을 내세운 광고. 한때 당연했던 다자녀 가족의 모습과 달리, 오늘날 대한민국에서는 외동이 더 이상 특별하지 않은 가족 형태가 되고 있다.
형제자매가 있는 가족을 내세운 광고. 한때 당연했던 다자녀 가족의 모습과 달리, 오늘날 대한민국에서는 외동이 더 이상 특별하지 않은 가족 형태가 되고 있다.

아이를 데리고 외출하면 어르신들은 꼭 한마디를 건넨다. "첫째예요?" "얼른 동생 하나 만들어야지." "하나는 외로워." 아이를 예뻐해서 하는 덕담이지만, 그 말에는 형제자매가 있는 것이 당연했던 시대의 가족관이 담겨 있다.

그런데 정작 놀이터로 발걸음을 옮기면 풍경은 조금 다르다. 뛰노는 아이들 가운데 외동은 더 이상 낯선 존재가 아니다. 부모들 사이에서는 "한 명만 낳아 잘 키우자"는 말도 어렵지 않게 들린다. 어른들의 상식은 여전히 다자녀 시대에 머물러 있지만, 아이들이 살아가는 현실은 이미 '외동 사회'로 바뀌고 있다.

◆ 외동이 보통이 된 대한민국

대한민국에서 자녀를 한 명만 낳아 기르는 가정은 더 이상 특별하지 않다. 통계청에 따르면 전체 출생아 가운데 첫째아가 차지하는 비율은 2022년 처음으로 60%를 넘어선 62.7%를 기록했고, 2024년에도 61.3%를 유지했다. 태어나는 아이 10명 가운데 6명 이상이 첫째인 셈이다.

교육 현장도 달라지고 있다. 사교육비 조사 기준 전국 초·중·고등학생 가운데 외동 비율이 2017년 13.9%에서 2024년 18.2%까지 꾸준히 증가했다. 이제 학교에서도 학생 다섯 명 가운데 한 명은 외동이다. 통계청 인구주택총조사에서도 18세 이하 자녀를 둔 가구 가운데 1자녀 가구 비중은 2017년 39.4%에서 2022년 42.4%로 늘어난 반면, 2자녀 이상 가구 비중은 감소세를 보였다.

불과 한 세대 전만 해도 형제자매가 있는 것이 '보통'이었다면, 이제는 외동이 자연스러운 가족 형태로 자리 잡고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부모들은 왜 둘째를 포기하게 됐을까. 처음부터 외동을 계획한 경우도 있지만, 상당수는 첫째를 키우는 과정에서 현실의 벽을 마주하며 가족계획을 바꾸게 됐다.

◆ 둘째를 포기한 부모

한승원(42) 씨도 그 중 한명이다. 한 씨는 "예전 어른들은 '애는 낳아 놓으면 알아서 큰다'고 쉽게 말씀하시는데 직접 키워보니 전혀 그렇지 않았다"며 "아내도 노산이다보니 육체적으로 너무 힘들었고, 아이 한 명에게 들어가는 교육비와 생활비도 예전과는 비교가 안 될 정도"라고 말했다.

이어 "지금은 우리 가계 자체가 한 아이를 기준으로 맞춰져 있는 것 같다. 둘째를 생각하지 않는 것이 아니라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고 털어놨다.

실제로 최근 초혼과 출산 연령이 높아지면서 첫째 출산 자체가 늦어지고, 체력적 부담과 고위험 임신 가능성 등을 고려해 외동으로 가족계획을 마무리하는 사례도 적지 않다. 여기에 양육 부담과 교육비, 돌봄 공백 등이 겹치면서 '둘째 포기'는 개인의 선택이라기보다 현실적인 결정이 되고 있다.

한국부모교육학회 역시 외동 선택을 미리 정해 둔 계획이 아니라 첫째를 키우는 과정에서 누적된 경험 속에서 이루어지는 '맥락적·과정적 결정'으로 분석했다. 부모가 직접 겪는 신체적 피로와 정서적 소진, 경제적 부담은 물론 독박육아, 가족의 정서적 지지 부족, 신뢰할 만한 돌봄서비스와 일·가정 양립이 어려운 직장환경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다는 것이다.

문화센터에서 또래들과 함께 활동하는 영유아들. 어린이집과 유치원은 물론 문화센터, 공동육아 모임 등 또래를 만나는 공간이 다양해지면서 형제자매가 사회성 형성의 중요한 통로였던 과거와는 양육 환경도 달라지고 있다.
문화센터에서 또래들과 함께 활동하는 영유아들. 어린이집과 유치원은 물론 문화센터, 공동육아 모임 등 또래를 만나는 공간이 다양해지면서 형제자매가 사회성 형성의 중요한 통로였던 과거와는 양육 환경도 달라지고 있다.

◆ 외동은 정말 외로울까

이처럼 현실적인 이유로 외동을 선택한 부모들이지만, 막상 아이를 키우면서 외동에 대한 인식도 조금씩 달라지고 있다. 과거에는 형제가 없다는 사실 자체를 걱정했다면, 이제는 외동이 흔해진 사회 환경 속에서 아이의 성장 방식도 달라졌다는 것이다.

외동으로 자란 김다정(35) 씨도 과거에는 형제자매가 있는 친구들을 부러워했다. 그는 "나도 남편도 외동이라 어릴 때는 형제가 있는 집이 부럽기도 했고, 부모님을 모시는 일도 언젠가는 혼자 감당해야 한다는 부담이 있었다"며 "결혼 전에는 둘째까지는 꼭 낳자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첫째를 키우면서 생각이 바뀌었다. 김 씨는 "요즘은 주변을 보면 한 명만 낳아 키우는 집이 정말 많다"며 "우리가 자랄 때와는 분위기 자체가 다르다. 어린이집이나 문화센터, 키즈카페 등에서 또래를 쉽게 만나 함께 어울릴 기회도 많아 아이가 예전처럼 외롭지만은 않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실제로 아이들이 또래와 관계를 맺는 방식도 변화하고 있다. 어린이집과 유치원은 물론 문화센터, 키즈카페, 공동육아 모임 등 또래를 만날 수 있는 공간이 다양해지면서 형제자매가 사회성 형성의 중요한 통로였던 과거와는 환경 자체가 달라졌다는 평가다.

학계에서도 외동을 결핍의 결과로 바라보는 시각에서 벗어나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한국부모교육학회는 외동 가정을 단순한 '출산 기피'가 아니라 부모가 자신의 삶의 조건과 양육 환경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내린 주체적인 가족 선택으로 이해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하나만 낳아 잘 기르자'와 같은 과거 인구제한 정책 구호가 무색할 정도로 저출산시대인 요즘 출산 장려 구호가 유행이다. 매일신문DB

◆ "첫째부터 키우기 쉬워야 둘째도 낳는다"

전문가들은 저출산 정책도 달라진 가족 현실을 반영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현재 주거와 공공요금, 세제 등 대부분의 지원은 2~3자녀 이상 다자녀 가구에 집중돼 있다. 반면 출생아의 대다수를 차지하는 1자녀 가구는 첫째를 키우는 과정에서 돌봄과 일·가정 양립, 경제적 부담을 고스란히 떠안고 있음에도 정책의 사각지대에 놓여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 외동 부모는 "우리도 똑같이 세금을 내는데, 하나를 낳아 키우는 과정에서 겪는 어려움은 국가가 전혀 들여다보지 않는 것 같다"며 "첫째를 키우는 것도 벅찬데 둘째를 낳으라는 말만 들으면 허탈하다"고 털어놨다.

전문가들은 "출산 결정은 개인의 의지만으로 이뤄지는 것이 아니라 다양한 환경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라며 "다자녀 우대 중심의 획일적인 지원에서 벗어나 첫째를 키우는 부모들의 실제 어려움을 반영한 정책으로 전환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결국 첫째를 안심하고 키울 수 있는 돌봄 환경과 안정적인 일·가정 양립 여건을 마련하는 것이 둘째 출산으로 이어질 수 있는 가장 현실적인 저출생 해법이라는 데 의견이 모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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