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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지러운 국내 증시…변동성에 지친 개미들, 결국 이곳으로 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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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 순매수·대기성 자금 위축…레버리지 ETF發 변동성에 투심 위축
미국 주식 순매수는 두 달째 지속…대형 반도체·기술주 중심 사들여
증권가 "증시 변동성 안정 전까지 개인 자금 해외 쏠림 지속 전망"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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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증시가 미국과 이란 간 무력 충돌 여파와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상장지수펀드)를 둘러싼 변동성 확대로 흔들리면서 개인투자자들의 발길이 다시 미국 증시로 향하고 있다. 국내 증시를 떠받치던 개인 순매수세와 대기성 자금은 빠르게 위축되는 반면 미국 주식 순매수는 두 달 연속 증가세를 이어가면서 국내 증시의 높은 변동성이 이어지는 한 '서학개미'의 귀환을 기대하기는 쉽지 않다는 전망이 나온다.

1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 지수는 이달 들어 14일까지 19.11% 하락했다. 이는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0.36%)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0.59%) ▲나스닥 종합지수(-0.41%) 등 뉴욕증시 3대 지수와 ▲중국 상하이종합지수(-3.11%) ▲홍콩 항셍지수(6.38%) ▲일본 닛케이225지수(-3.31%) 등 주변국 증시 수익률을 크게 밑도는 수치다.

올해 국내 증시를 견인한 개인투자자들의 순매수세가 눈에 띄게 줄었다. 이달 개인들의 코스피 일평균 순매수액은 1조5026억원으로 지난달(2조6921억원) 대비 44.18%나 쪼그라들었다. 7월 1일부터 7일까지는 16조22520억원어치를 사들이며 견조한 순매수세를 이어갔지만, 8일 3068억원으로 감소한 데 이어 ▲9일 –1조8087억원 ▲10일 –7755억원 ▲14일 –4조5652억원어치를 팔아치웠다.

증시 대기성 자금들도 줄어드는 추세다. 금융투자협회 종합통계포털에 따르면 지난 13일 기준 투자자예탁금은 109조원으로 약 한 달 전인 6월 12일(121조원) 대비 9.92% 감소했다. 같은 기간 증권사 종합자산관리계좌(CMA) 잔고는 111조원에서 107조원으로 3.60% 줄었고 국내 증권사의 대고객 RP(환매조건부채권) 매도 잔고와 MMF(머니마켓펀드) 잔액도 각각 4.01%, 3.39%씩 축소됐다.

빚투에 대한 관심도 사그라드는 모습이다. 13일 위탁매매 미수금은 1조1317억원으로 1개월 전(1조3764억원)보다 17.78% 감소했으며 지난달 25일 2조688억원 대비로는 약 반토막 수준으로 쪼그라들었다. 코스피·코스닥 시장의 신용거래융자 잔고도 6월 12일 36조8793억원에서 34조7886억원으로 5.67% 줄었다.

투자자들의 발길은 미국 증시로 향했다. 한국예탁결제원 증권정보포털 세이브로(SEIBro)에 따르면 이달 1~14일 국내 투자자들의 미국 주식 순매수액은 4억6553만달러(한화 약 6922억원)로 집계됐다. 이 기간 일평균 순매수액은 4656만달러(약 694억원)로 지난 6월(3014만달러·약 449억원)을 넘어섰다.

앞서 투자자들은 지난 4(-4억6893만달러·약 6984억원), 5월(-9억3977만달러·약 1조4000억원)에는 미국 시장에 대한 순매도세를 유지해 왔지만, 국내 증시 변동성이 높아지자 6월(6억3296만달러·약 9431억원)부터 순매수세로 전환해 2개월 동안 이어오고 있다.

서학개미들은 주로 대형 반도체·기술주를 사들였다. 지난 6월 1일부터 7월 14일까지 순매수 상위 1위 종목은 스페이스X(SPACE EXPLORATION TECHN-CL A)로 19억71349만달러(약 2조9354억원)어치나 사들였고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를 3배로 추종하는 SOXL(DIREXION DAILY SEMICONDUCTORS BULL 3X SHS ETF)과 마이크론(MICRON TECHNOLOGY INC)도 각각 6억4675만달러(약 9637억원), 5억276만달러(약 7491억원)씩 순매수하며 2, 3위에 이름을 올렸다.

시장에서는 서학개미 자금을 국내 자본시장으로 유인하기 위해 도입된 정부 정책들이 기대만큼의 성과를 내지 못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정부는 고환율 완화를 위해 지난 3월 RIA(국내시장 복귀 계좌)를 도입했지만, 양도소득세 100% 공제 혜택이 종료된 5월 말 이후 잔고 증가세가 둔화했다. 국내 자금의 해외 유출을 막고 자본시장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상장된 삼성전자·SK하이닉스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 역시 시장 변동성을 키운다는 지적이 제기되며 부작용이 부각되는 모습이다.

이재원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최근 국내 증시는 삼성전자 실적 발표 이후 투매·변동성 장세 속 대형주가 급락하는 모습을 보였다"며 "개인투자자 순매수 여력이 둔화된 가운데, 연기금의 저가 매수도 어려워진 상황에서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발 변동성이 투매를 야기했다"고 꼬집었다.

이에 금융당국은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 제도 개선에 나섰다. 이찬진 금융감독원장은 지난 13일 20개 자산운용사 CEO(최고경영자)들과 만나 개인투자자의 레버리지 상품 투자가 빠르게 늘어나는 현상은 업계가 더욱 세심하게 살펴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청와대에서도 전날 언론 공지를 통해 "레버리지 관련 사항은 F4(재정경제부·한국은행·금융위원회·금융감독원)에서 살펴보고 있으며 이에 대한 대책도 함께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설명했다.

금융투자협회도 14일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 관련 시장 상황을 점검하고 투자자 보호를 위한 업계의 자율적인 대응 방안을 논의하기 위해 긴급회의를 개최했다. 참석자들은 투자자의 연령과 투자 성향 등을 고려한 맞춤형 위험경고를 강화하고 투자자 교육을 내실화하는 한편, 기본 예탁금 상향 등 투자자 보호 장치를 보완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또한 리밸런싱 거래가 시장 변동성을 키울 수 있다는 우려를 고려해 거래 시기 분산과 유동성공급자(LP)의 시장 안정 기능 강화 등 기초자산 시장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하는 방안도 추진하기로 했다. 금투협회와 증권업계는 향후 거래 동향을 지속적으로 점검하고 정부의 추가 조치에도 적극 협조하기로 했다.

다만, 시장에서는 국내 증시가 당분간 변동성 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투자자들의 자금이 미국 시장에 지속적으로 빠져나갈 수 있다고 우려했다.

조준기 SK증권 연구원은 "VKOSPI(코스피 200 변동성지수)가 지난주 종가 기준 78.15포인트까지 하락하며 지난달 29일 장중 고점(97.99포인트) 대비 상당 부분 낮아졌지만, 여전히 하루 ±5% 안팎의 변동성을 반영하는 수준이어서 증시 안정을 위해서는 추가 하락이 필요하다"며 "실제 투자자들이 체감하는 변동성도 높은 편으로 하루 고가와 저가의 차이를 나타내는 ATR(평균진폭) 기준 코스피와 코스닥은 각각 7.55%, 6.13%인 반면 나스닥과 S&P500은 1.75%, 1.11%에 그쳐 국내 증시의 변동성이 여전히 해외 주요 시장보다 큰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김재승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서학개미이자 동학 개미인 개인투자자의 특성상 국내 증시에서 개인의 순매수는 글로벌 AI 테마에 부합되는 업종으로만 지속될 것"이라며 "개인 투자자는 국내외를 넘나들수 있어 국내로 들어온 개인 자금의 순환매는 중소형주와 코스닥이 아닌 미국 주식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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