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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년 반 만에 긴축 사이클 진입 "물가·집값 잡아야" …저소득·저신용층 대책 시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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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도 연내 인상 전망…8월 연속 인상 가능성도

16일 서울 한 금융기관 앞에 예금 및 대출 관련 안내문이 붙어 있다. 이날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물가안정을 위해 기준금리를 연 2.50%에서 2.75%로 0.25%포인트 인상했다. 연합뉴스
16일 서울 한 금융기관 앞에 예금 및 대출 관련 안내문이 붙어 있다. 이날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물가안정을 위해 기준금리를 연 2.50%에서 2.75%로 0.25%포인트 인상했다. 연합뉴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3년 6개월 만에 기준금리 인상을 결정한 것은 물가 오름세가 가팔라진 반면 경기 회복세는 뚜렷해졌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중동 전쟁 여파로 유가가 치솟아 물가를 밀어 올렸고, 가계부채와 수도권 집값 상승세도 강해지며 금융 불안 우려가 커졌다. 다만 기준금리 인상으로 저소득·저신용자 등 취약 금융계층이 가장 큰 타격을 받을 수밖에 없다는 점에서 이들을 위한 대책 마련이 시급한 과제로 떠올랐다.

◆금리 인상 왜?

이번 금리 인상은 지난 5월부터 신현송 총재를 비롯한 금통위원들의 잇단 공개 발언으로 예고된 수순이었다.

신 총재는 지난 9일 국회 업무보고에서도 "목표 수준을 상회하는 물가 오름세, 성장세 개선, 금융안정 리스크 증대 등을 고려해야 한다"면서 "적절한 시기에 기준금리를 인상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당시 신 총재는 중동 전쟁 여파로 치솟은 물가를 우선 언급했다.

전쟁으로 오른 유가가 물가에 반영되면서 소비자물가지수는 지난 5∼6월 두 달 연속으로 전년 대비 3%대 상승률을 기록했다. 이는 목표 수준(2.0%)을 크게 웃도는 수치다.

가계부채 증가세와 집값 상승세도 한은 기준금리 인상 결정에 힘을 실었다. '빚투'(빚내서 투자) 열풍에 올해 들어 금융권 가계대출은 지난 달까지 6개월 연속 증가세를 이어갔다. 증가폭도 1월 1조4천억원, 2월 2조9천억원, 4월 3조5천억원, 5월 9조3천억원 등으로 확대됐으며, 6월에 한 달새 8조3천억원 불었다.

수도권을 중심으로 집값 상승세도 좀처럼 꺾이지 않고 있다. 한국부동산원이 발표한 6월 전국 주택가격 동향조사에 따르면 서울의 주택종합 평균 매매가격은 전월 대비 1.03% 상승해 올해 들어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美 인상 전망…8월 '연속 인상'도
인플레이션 우려에 주요국 통화정책도 잇따라 긴축으로 돌아섰다. 유럽중앙은행은 지난달 11일 주요국 중 처음 정책금리를 올렸고, 일본은행도 지난달 정책금리를 1% 수준으로 인상해 1995년 9월 이후 31년 만에 1%대에 진입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는 지난달 금리를 동결했지만 연내 인상 전망이 고개를 들고 있다.

장민 한국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8월 동결 뒤 10월 인상 가능성이 있다"며 "인상 사이클은 내년 상반기까지 지속 가능해 최종 금리가 연 3.25∼3.50%까지 높아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8월까지 두 달 연속 인상 가능성도 제기된다. 안재균 한국투자증권 연구위원은 "글로벌 반도체 사이클이 통화 긴축 영향을 받지 않고 있어 경기 충격이 과거보다 낮을 전망"이라며 한은이 "8월이나 10월에 0.25%p 인상하고, 내년 1분기 중 0.25%p 더 올릴 것"이라고 내다봤다.

신 총재는 16일 기자간담회에서 8월 인상설 관련 질문에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정책을 펴겠다"고 답해 연속 인상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았다. 다만 0.50%p 인상 소수의견이 없었던 만큼 두 달 연속 인상은 섣부른 관측이라는 시각도 있다.

◆저소득·저신용층 부담 급증

문제는 기준금리 인상에 따라 가계와 자영업 등 취약계층의 이자 부담이 불가피하다는 점이다.

한은이 국민의힘 박성훈·이종욱 의원에게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대출 금리가 0.25%p 오를 경우 자영업자 이자 부담이 1조8천억원 늘어날 것으로 추산됐다. 차주 1인당 연간 이자 부담은 평균 56만원 증가한다.

취약 자영업자는 대출 금리 인상에 더 큰 충격을 받을 것으로 예상됐다. 대출 금리가 0.25%p 오를 경우 자영업 다중채무자 이자 부담은 1조1천억원(1인당 연간 65만원) 늘어난다.

다중채무자는 대출 기관 수와 대출 상품 수의 합이 3개 이상인 차주로, 사실상 더는 금융기관에서 돈을 빌리기 어려운 한계 상태로 추정된다.

이와 별도로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0.25%p 상승할 경우 전체 차주의 이자 부담은 연간 1조8천억원 증가하는 것으로 추산됐다. 차주 1인당 이자 부담은 평균 584만3천원에서 613만9천원으로 29만6천원 뛴다.

주택담보대출과 별도로 일반 신용대출과 마이너스통장, 예적금담보대출 등을 포함한 기타대출 금리도 더 높아질 수 있다.

대출 금리가 0.25%p 상승할 경우 기타대출 이자 부담은 연간 1조5천억원, 차주 1인당 평균 7만6천원 증가하는 것으로 한은은 추산했다.

신 총재는 기자간담회에서 "채무 조정 등 취약차주의 어려움을 덜 수 있는 정책이 가장 필요하다"며 "여기서는 통화정책보다는 선별적 효과를 낼 수 있는 재정정책이나 금융정책이 가장 적합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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